라이프

남다른 생각과 작업물을 내보이는 이들의 책상은 어떤 모습일까. <책상 엿보기>의 저자 윤태진은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꿈이 현실이 되고, 사람이 더욱 커진다고 말한다. 그가 만난 그림을 그리는 가수, 카페를 연 변호사, 인공위성을 만드는 예술가, 커피찌꺼기로 버섯을 기르는 농부들은 모두 약속 한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뿐’이란 담백한 답을 내놓았다.

그림 그리는 송라이터

가수 나얼의 책상

송라이터의 책상이 궁금하다.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로 활동하는 가수이자 화가, DJ다. 1999년 앤썸 1집 <변심>으로 데뷔했고 2001년부터는 브라운아이즈로 활동했다. 이후 멤버가 교체되며 브라운아이드소울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0년부터 나사렛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좀처럼 얼굴 보기 쉽지 않은 가수 나얼의 책상을 공개한다.

원래 꿈이 가수였나요?

사실 처음에 가수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어릴 때부터 계속 해왔던 거고 또 잘하는 게 미술밖에 없어서 그저 자연스럽게 나는 화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가수를 하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나요?

어디 나가서 노래하는 건 잘 못해요. 그런데 음악 듣는 건 굉장히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 음악에 너무 빠져 있었는데 그 시기에 노래방이 많이 생겼어요. 노래방에서 혼자 부르기도 하고 또 친구들과 화음도 맞춰보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길이 생긴 것 같아요. 그 즈음엔 화음 맞추는 데 푹 빠져 있었어요. 1990년대에는 아카펠라가 유행했거든요. 보이스투맨이나 샤이 같은 중창들이 부활했었고, 많은 영향을 받은 거죠. 흑인음악에 매료되어서 친구들과 팀을 만들었고 그 친구들과 가요제에 나가고 하다 보니 지금 이렇게 가수가 된 것 같아요.

전공한 미술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저는 여전히 미술 작가 생활을 하고, 전시도 계속 하고 있어요. 미술을 포기했다는 생각은 안 해요. 두 가지 다 하고 있어요. 그래서 큰 아쉬움은 없어요.”

나얼 씨의 일상을 궁금해합니다.

“저는 뭘 하는 게 없어요. 취미도 전혀 없고. 남들은 겨울에는 보드 타러 가고 여름에는 바닷가로 놀러 다니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 해요. 술도 안 마셔요. 술 끊은 지가 10년 정도 되었어요. 사실 이 세상에서 즐거운 일은 별로 없어요.”

독서나 여행은 좋아하나요?

여행은 좋아하는데 일이 항상 있어서 거의 못 가고, 독서는 신앙서적 말고는 잘 안 읽어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나얼의 음악세계>를 진행하면서 음반 구입 때문에 직접 일본까지 갔다 온다고 들었습니다.

음반 수집이 제 취미이기도 해요.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음반들이 있으면 해외까지 가요. 흑인음악은 우리나라에서 관심이 별로 없어요. 마니아들은 있지만 다른 음악 장르에 비해서는 많이 약하거든요.

청취자들을 위해서 또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 가는 거네요.

제가 좋으니까 하는 거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음악들을 제가 직접 골라서 소개하는 재미가 있죠. 청취자들이 워낙 마니아들이라 반응이 무척 좋아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하려고 해요.

책상에는 악보나 음악 관련 소품들 대신 악보와 악기 대신 피규어들이 가득하네요.

장난감을 좋아해서 가져다 놨어요. 녹음실에 이런 게 있으면 분위기도 좋고, 또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해요. 마니아는 아니지만 나름 조금씩 모으고 있습니다. 그냥 보면 좋잖아요. 휑한 것보단. 남자들은 아마 다 좋아할 거예요.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책상에선 그림 그리는 것이 다입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법조인

변호사 이미연의 책상

의정부의 시장 한복판에 변호사 사무실을 차린 1년 차 신입 이미연 변호사의 책상을 찾아갔다. 그녀는 2012년 2월 사법연수원(41기)을 수료하고 바로 창업에 나섰다. 그런데 변호사 사무실의 위치가 심상치 않다. 사무실이 시장통에 있다. 지역사회와 교감하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겠다는 포부로 의정부 제일시장 한복판에 변호사 사무실을 연 것. 더구나 사무실 아래층에서 변호사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뻔한 질문이지만 어떤 일을 하시는지 말씀해주세요.

변호사가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법률조력인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성폭력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2012년 3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아동 및 청소년이 성폭력 피해자인 경우 법률조력인이 국선변호인처럼 피해자에게 법률적으로 도움을 주는 제도입니다.

그럼 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게 변호사님의 주 업무인가요?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재판 과정이 오래 걸리기도 해요. 수사나 재판을 할 때 피해자에게 법률조력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제도가 생겼어요. 제가 연수원 수료하고 바로 개업한 이유 중 하나가 그 제도 때문이에요. 어디에 소속되어 있으면 이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없잖아요. 하지만 제가 법률조력인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지방 검찰청에 있는 리스트대로 지정되는 거라서 지정을 기다려야 합니다.

왜 하필 시장 쪽에 사무실을 열었나요?

저는 연수원을 수료 하자마자 개업하기로 결정했어요. 전국 어느 법원 앞에 가더라도 법원이나 주변 건물에 변호사 사무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잖아요. 내가 출근하고 싶은 공간,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들로 만들어진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의뢰인이라면 저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들어가고 싶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서울은 변호사들이 넘쳐나거든요. 지역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담당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고, 그러려면 장소도 사람들이 오가면서 들를 수 있는 장소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장 앞으로 잡았죠.

2층 카페를 보니 만화책이랑 소설이 많던데요.

저랑 동생이랑 다 읽었어요. 돈을 주고 책을 사야 하기 때문에 엄선해서 고른 책들입니다. 동생과 저는 취향이 비슷해요. 여기 오시는 분들이 같이 공유했으면 해서 가져다 두었어요. 종종 인터뷰를 하고 나면 책을 많이 보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읽지는 못했어요.

초보 변호사라서 오시는 분들이 얕잡아보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요.

흔하죠. 여성 변호사들이 겪는 거의 공통적인 부분일 거예요. 반말을 한다거나 깔보죠. 처음에는 욱했어요. 왜 선배 여자변호사들이 까칠한지 몰랐는데 제가 해보니깐 그렇게 되더라고요. 상대방이 나를 변호사로 대하지 않고 젊은 여성으로 대하니까요. 반말하지 말라고 했다가 싸운 적도 있어요. 지금은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정도가 된 것 같아요. 같이 반말 섞어서 하기도 하고.

나에게 책상이란?

‘본격’이라고 해야겠네요. 책상 앞에 앉으면 자세가 본격적으로 변하거든요. 이제 일을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고 긴장감도 생기고요. ‘본격적으로 일에 달려들어 보자’ 이런 생각이 들어요. 책상 앞에 앉으면요.

어떤 변호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여기서 할머니 변호사가 되는 것, 이 자리에 있어서 의정부의 랜드마크처럼 되는 게 제 꿈이에요. 일을 구하고 성공하기 위해 다들 서울로 몰려가고 있잖아요. 저는 오히려 지역사회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무조건 서울이 최고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고, 또 뭔가 바꾸려면 큰 서울보다는 작은 지역을 바꾸는 게 쉽고요. 그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것뿐입니다.

지구를 구하는 버섯

농부 이현수의 책상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버섯을 키우는 ‘꼬마농부’의 대표. ‘아름다운 가게’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희망제작소’, 사회적 기업 투자 회사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에서 근무하다가 꼬마농부를 창업했다. 순수한 호기심에 이끌려 시작해서 이제는 환경을 위해,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지구를 구하는 버섯을 만드는 이현수의 책상을 공개한다.

혹시 과학자인가요?

저는 꼬마농부라고 합니다. 사실 꼬마농부는 회사 이름이고요 저희 회사는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서 버섯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구를 오염시키는 쓰레기를 지구에 이로운 물질로 만드는 것을 농업의 아이템으로 잡았어요. 그래서 버섯 이름이 ‘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입니다.

왜 커피 찌꺼기인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실 때 커피 찌꺼기가 얼마나 많이 남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요.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원래 커피콩의 내용물 중 0.2퍼센트고 나머지 99.8퍼센트는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어요. 커피 인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커피 쓰레기도 계속 늘어나는 거죠. 많은 분들이 커피 찌꺼기는 식물성이라 그냥 흙에 버리면 되지 않느냐고 하세요. 그런데 커피 찌꺼기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땅속에 들어갔을 때 지렁이 같은 동물이나 식물들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줘요. 또 썩으면서 지구온난화를 만드는 가스가 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버섯은 카페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버섯을 기른 커피 찌꺼기는 퇴비가 되어 흙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농부가 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요?

첫 직장이 ‘아름다운 가게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상점’였어요. 거기서 일하다 보니 생태, 환경, 재활용 쪽에 관심을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가 없었어요. 재활용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나 오래된 물건에 담긴 메시지, 환경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죠.

직업을 전환했는데 당시 걱정스럽지는 않았나요?

뭔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두려움은 없었지만, ‘내가 이걸 좋아하는 걸까’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이게 내게 맞을까 확신이 없었죠. 그런데 하면서 재미를 느꼈어요. 뭔가를 기르고 성장시키는 것에 매력도 느꼈고요.”

어떻게 커피 찌꺼기 버섯을 성공시켰는지 궁금합니다.

고추장 통이나 반찬 통 같은 곳에 커피 찌꺼기를 담아서 키워봤는데, 그런 걸 수백 개 만들었어요. 수분 함량이 많은 것과 적은 것, 커피 입자가 굵은 것과 작은 것. 거기다 종이도 석고 필터도 섞는 등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쳤죠. 버섯균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탄소와 질소예요. 질소는 버섯균이 먹는 영양분이죠. 버섯균이 자랄 수 있는 배지배양하는 땅에 균이 잘 자라는 온도와 습도, 입자의 간격, 환기, 빛의 양, 산성도, 이런 것들을 적당히 조절해서 균을 넣는 거죠. 그리고 여기에 스트레스를 가하면 버섯이 자라게 됩니다. 물이나 온도 등을 바꿔주면 균이 스트레스를 받고 버섯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커피 찌꺼기로 만든 버섯은 맛도 다른가요

저도 맛의 테스트를 전문적으로 해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해외의 연구자료를 보면 기존의 버섯 재배와는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버섯의 육질이나 맛이 조금 다르다고 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큰 차이를 못 느끼겠어요. 제가 느끼는 차이는 자기가 직접 기르고, 바로 먹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버섯은 90퍼센트 정도가 수분이에요. 바로 따서 먹을 때가 수분 함량도 가장 좋고 식감도 좋은 거죠.

책상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전문적으로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험한 게 아니라 책상에서 실험했어요. 과학자의 자세로 사례와 방법, 매뉴얼을 가지고요. 그런 면에서 책상은 실험과 도전의 장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인공위성은 누구라도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의 책상

국내 최초의 개인 인공위성 제작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다.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를 나와 2006년부터 1년간 국내최초의 민간 인공위성 제작업체 쎄트렉아이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이를 계기로 개인 인공위성을 제작해 발사한 인공위성 프로젝트(http://opensat.cc)를 진행했다. 인공위성 외에도 방사능 목걸이 등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작품을 내놓았다. 그래서 찾아갔다. 송호준의 책상으로.

인공위성을 만들었는데, 그렇다면 인공위성 제작자가 직업인가요?

작가예요. 글 쓰는 작가가 아니라 미술작가, 예술가입니다.

다른 작업은요?

우라늄으로 만든 방사능 목걸이라든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라든지, 망치로 세게 치면 ‘사랑해’라고 말하는 쇳덩어리도 있어요. 그런 작업들을 해왔습니다.

인공위성 만드는 법은 어떻게 배웠나요?

학교에서는 전혀 배우지 않죠. 인터넷과 사람들한테 물어서 배웠어요. 사실 대학 시절에 제 학점은 거의 F였어요.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도 습득할 수 있는 기술들은 아니에요. 인공위성 제작을 위해서는 또 다른 교육이 필요하죠.

혼자서 인공위성 제작이라니, 관련된 정보도 전혀 없을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많이 있어요. 정보를 하나씩 찾다 보면 다른 정보와 연결된 것이 보이고 또 다른 연결들이 보이고, 그렇게 원하는 정보를 어떻게든 찾게 돼요. 시간을 많이 쏟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간만 주어지면 할 수 있죠. 덩크슛은 못하겠지만, 지식을 쌓는 건 시간의 문제지 지능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대학 시절 놀았던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여행 다니고 사람들 만난 거요.

그런데 인공위성이 실패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죠. 빛이 깜박이는 단순한 동작보다 인공위성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혹시 고장 났다면 왜 고장 났는지를 알아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 자체가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이에요. 저는 누구든지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여기에 쓰이는 부품이나 모든 것이 우주에서 돌아가는지 여부를 지상에 알려줘야 해요.

누구든지 만들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죠.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 ‘없다’의 기준은 ‘쉽게’를 빼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이전에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만들 수 없었어요. 부품을 구하려고 해도 수출 제한품목들이 많았거든요. 왜냐하면 방사능에 견뎌야 하고 온도 변화에 견뎌야 하는 것들이니까. 그런데 제가 인공위성을 만듦으로써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져요. 누구든지 시간과 노력만 투자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되는 거죠. ‘저건 아예 못 만드는 거야’라는 생각과 ‘나도 만들 수 있지만 나는 다른 걸 하기 때문에 저건 안 만드는 거야’ 하는 생각은 차이가 엄청나죠.”

책상이 이렇게나 많은 걸 보면, 뭔가 큰 의미가 있나 봐요. 작가님에게 책상이란 뭔가요?

작업은 어디서든 할 수 있는데 오래 앉아서 작업할 수 있도록 허리 아프지 않게 높이를 72센티미터로 맞춘 작업 공간이죠. 제가 바라는 작업대는 햇빛이 환하게 들어오면 좋겠어요. 인공적인 바람이 아닌 자연 바람이 흐르는 곳이면 좋겠고요. 지금 상황에서는 전투밖에 안 일어나요. 생존에 대한 전투.

앞으로의 계획은?

음악이나 비주얼 작업 같은 것을 더 열심히 해보고 싶고요. 이렇게 큰 프로젝트는 당분간 안 하려고 해요. 이 작업은 진짜 학생처럼 공부만 해야 하거든요. 앞으로는 연구하거나 공부하는 작업이 아니라, 좀 더 단순 명확하고, 더 찌질한, 스케일 크지 않은 작업을 하고 싶어요. 찌질함을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