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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형 세단은 독일 중형 세단과 함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두 개의 큰 축을 형성했다. 독일 중형세단이 프리미엄급 성능과 브랜드 가치로 승부한다면 일본 중형 세단은 국산 준대형차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3000만원대 가격과 미국·일본 등지에서 입증받은 품질을 앞세웠다.
가장 큰 변화는 앞모습이었다.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 먹이를 노려보는 맹수의 눈을 닮은 LED 헤드램프가 어우려져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역동성과 강렬함을 나타냈다. 파격적인 변신이다.
전장×전폭×전고는 4850×1820×1470㎜로 길이가 45㎜ 길어졌다. 상·하 캐릭터라인도 입체적으로 디자인했다. 후면의 경우 리어 범퍼 라인을 투톤으로 처리하고 뉴 콤비네이션 램프를 날렵하게 디자인해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했다.
눈길을 끈 것은 센터페시아 버튼의 크기였다. 기존 모델보다 두 배 이상 커진 버튼은 처음에는 낯설지만 장갑을 낀 손으로도 오류없이 조작할 수 있을 만큼 기능성을 갖췄다.
시트는 안락했다. 운전석은 8웨이 파워시트를 적용했다. 운전석 높낮이 조절 범위를 늘려 운전자가 자신의 체형에 맞춰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고 슬라이드 조절 속도도 빨라졌다. 시트 열선은 등과 어깨, 엉덩이 옆 부분까지 히팅 영역을 넓혔다. 뒷좌석 무릎 공간은 15㎜ 넓어졌다. 무릎 및 발 공간이 좀 더 여유로워지도록 앞좌석 등받이 뒤쪽의 형상도 바꿨다. 뒷좌석은 6대 4로 나눠 접을 수 있다. 트렁크 안 손잡이로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스키나 스노보드도 수납할 수 있다.
시승코스는 제주 신라호텔~곽지과물해변~제주마방목지~신라호텔로 이어지는 120km 구간이었다. 시승차는 캠리 2.5 XLE. 배기량 2494cc DOHC 16V 듀얼 VVT-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81마력, 최대토크는 23.6kg.m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시동 버튼을 눌렀다. 볼륨감 있는 엔진소리가 들렸다. 핸들은 중형세단 중에서는 큰 편이었고 다소 무겁게 느껴졌다. 직선 구간에서는 시속 150km까지 내달렸다. 바람 많은 제주도답게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불안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코너링은 날카롭지 않았지만 둔하지도 않았다. 브레이크 페달의 응답성은 빨랐다. 깊이 밟지 않아도 적정 제동력을 발휘하는 링크 타입 브레이크 페달은 와인딩 구간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정숙성이 뛰어난 토요타답게 실내는 조용했다. 실내로 유입되는 윈드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윈드실드 글래스에 소음 차단 필름을 삽입하고 소음차단 재질로 만든 카펫을 채용하는 등 정숙성에 공을 들인 결과다. 시승 연비는 10.5km/ℓ로 공인 복합연비 11.5km/ℓ보다는 기름을 더 먹었지만 급가속과 급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었다.
2.5 가솔린 XLE은 2년전 그대로인 3390만원에 판매된다. 디자인 변경, 고장력 강판과 스폿 용접 확대, 서스펜션 개선, 첨단 편의장치 기본 탑재 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부품 가격 인하, 설계 원가 절감 등으로 가격 인상을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기존 캠리는 우유와 시럽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Americano, 미국인이 즐겨 마시는 연한 커피)를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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