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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꼬마자동차 ‘붕붕’이네” 2인승 전기차 ‘르노 트위지’를 지난 3월초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봤을 때 어렸을 적 보았던 만화영화 ‘꼬마자동차 붕붕’이 머리에 떠올랐다. 깜찍했기 때문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자동차라는 점이다. 붕붕은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고, 트위지는 전기를 먹으면 힘이 솟는다.
출장 일정 상 파리 시내에서 트위지를 타볼 기회는 없었다. 아쉬움은 다음날 해소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km 떨어진 이블린의 르노 테크노센터를 방문했을 때 르노 측에서 시승 기회를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찬찬히 살펴본 트위지는 4년전 서울모터쇼에서 봤던 콘셉트카 형태를 거의 그대로 갖췄다. 모터사이클에 카울(외피)를 씌운 모습은 여전히 꼬마자동차 붕붕을 연상시켰다.
전장×전폭×전고는 2340×1240×1461mm에 불과하다. 길이가 3595mm인 기아 모닝보다 1m 이상 작다. 일반 차량 1대가 들어갈 공간에 3대를 주차할 수 있다. 공차중량은 474kg으로 모닝(925~945kg)의 절반 수준이다. 트렁크 공간은 31ℓ이고, 시트를 조절하면 5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문을 여는 방식은 처음엔 불편했다. 차체 외부에 도어 손잡이가 없어서다. 옆 유리가 없어 차 안으로 손을 넣어 문을 열어야 했다. 그러나 문을 여는 순간 불편하다는 생각은 사라졌다. 문이 엔초 페라리, 람보르기니처럼 폼 나는 걸윙도어(양쪽 도어를 갈매기 날개처럼 위로 접어 올려 여닫는 문)를 채택한 것이다.
시트는 모터사이클처럼 앞뒤로 2명이 앉을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동승자가 운전석을 앞으로 밀어 뒷좌석으로 들어가면 운전자가 운전석을 뒤로 민 뒤 앉는 형태다. 뒷좌석에 앉을 때는 다리를 좌우로 벌려야 했다. 불편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편안했다. 무릎을 굽히지 않고 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뒷좌석 시야는 운전자에 가려 답답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넓고 시원했다.
계기판은 기어 단수, 배터리 잔량, 속도를 보여준다. 간단하지만 필요한 건 모두 있었다. 기어는 주행(D), N(중립), R(후진)으로 구성됐다. 오른쪽 어깨에서 허리 부분으로 이어지는 메인 벨트를 착용한 뒤 오른쪽 어깨 쪽에 보조 벨트를 장착했다.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차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현상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핸들 아래쪽에 장착된 브레이크를 손으로 푼 뒤 시동을 걸고 움직이자 전기차답지 않게 소리가 크게 들렸다. 너무 조용해서 일부러 움직일 때는 인공적으로 소리를 내는 전기차와 달랐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는 일반적인 자동차보다 발에 힘을 더 줘야 속도가 올라갔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는 충격이 다소 컸다. 직선 코스에 들어선 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빠른 반응 속도는 아니었지만 무난하게 75km/h까지 올라갔다. 로터리(원형으로 만들어 놓은 교차로)가 나와 속도를 줄여 그 이상까지 속도를 낼 수는 없었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80km/h다. 전기모터 출력은 17마력이다. 한번 충전하면 100km를 달릴 수 있다.
로터리 구간에서 50km/h 정도로 회전할 때는 몸이 살짝 쏠렸지만 불안감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트위지는 장거리 이동수단으론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도심 출퇴근용이나 근거리 나들이용으로는 국내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저렴한 유지비는 20대 구매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 가격도 매우 착하다. 7690유로(920만원)로 모닝(955만~1325만원) 수준이다. 배터리 리스료는 월 50유로(6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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