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밥맛 좋을 일이 없는 계절입니다. 미세먼지로 입맛은 텁텁하고 나른한 날씨는 식욕도 빼앗아갑니다. 이럴 땐 그냥 굶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요? 그게 직장인에게 할 말은 아니지요. 시무룩한 오감을 화들짝 깨워줄 음식점이 여기 있습니다.

 

 

이런 조합은 대체 누가? 인천 <학운정>

 

‘전문간장게장정식’(2만3000원), ‘갈치조림정식’(1만5000원), ‘산채비빔밥’(8000원), ‘꽃게탕’, ‘섞어찜’(각각 5~6만원) 등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그 중 간장게장, 갈치조림, 산채비빔밥 등 세 가지 메뉴는 메인 식단이 다를 뿐 반찬의 조합에 공통점이 많다. 간장게장정식을 시키면 간장게장 물론, 갈치와 나물, 보리밥이 푸짐하게 함께 등장한다. 갈치조림, 산채비빔밥을 주문해도 간장게장이 반찬으로 등장하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이집은 놀랍다. 딸려나온 반찬답지 않게 실하고 푸짐하다. 빵 터질 것 같은 계란찜, 배춧잎과 함께 끓여 내오는 된장국도 이 집만의 특별한 반찬이다. 학운정이 잠자는 입맛을 살려주는 최고의 식당으로 꼽히는 중요한 점은 간장게장 맛이 격하지 않다는 점이다. 간장게장을 놓고 ‘밥도둑’이라 흔히 말하지만, 그것이 맛이 좋아 밥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인지 음식이 짜서 그런 건지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짜지 않은데 맛있는 경우는 밥을 많이 먹지 않아도 된다. 반찬의 조합이 화려하고 양도 푸짐하니 밥을 두 공기 먹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학운정이 그런 집이다. 혼자 가기는 진짜 어렵고, 여럿이 가더라도 예약은 하고 가야 안전하다.

 

위치 인천시 연수구 연수2동 626-10

 

영업시간 11:00~21:00(마지막 주문 20:20)

 

문의 032-812-8584

 

 

든든하게 맛있게 여의도 <단물곤물>

 

단물은 순하고 좋은 물, 곤물은 푹 고은 물을 뜻한다. 여의도 단물곤물은 닭요리 전문점이다. 이 집은 3인1조로 가는 게 좋다. 백숙, 찜닭, 묵은지닭매운탕(각각 2만5000원)의 양이 셋이 먹기 딱 좋기 때문이다.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메뉴의 특징은 색은 진하고 맛은 엷다고 할 수 있다. 백숙은 그야말로 살코기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스르륵 녹아버리는 것 처럼 부드럽게 익혀 나오고, 찜닭, 닭매운탕 또한 고기가 부드러워 식감이 높아진다. 닭볶음탕(2만5000원), 옻오름이 전혀 없는 옻닭(3만5000원), 상황버섯백숙(3만5000원)도 입맛 살리기에 더 없이 좋은 메뉴다.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조리를 시작, 2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전화 예약 후 찾아가 즉시 먹는 게 직장인의 지혜. 조리 완료된 메뉴를 퀵서비스로 주문해 먹을 수도 있다.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8 홍우빌딩2층 영업시간 11:00~21:30 문의 02-782-1508

 

 

삼시세끼 고마운 엄마표 식당 영등포경찰서 사거리 <실비식당>

 

KnK디지털타워 앞 오래된 골목 안에 있는 작은 식당이다. 홀에 들어가면 언제나 새로 밥 짓는 소리가 치익치익 들린다. 그 소리만 들어도 벌써 추가 공깃밥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 6000원에서 7000원 짜리 백반을 맛 볼 수 있어서 주변 직장인들이 즐겨찾는다. 김치전골, 순두부, 된장찌개, 육개장, 오징어볶음, 제육볶음, 청국장 등이 골고루 잘 팔리고 있다. 비교적 인기 있는 메뉴로 청국장과 제육볶음을 들 수 있다. 제육볶음은 매콤한 맛이 살아있고 청국장은 특유의 향기가 강하면서도 뒷끝이 오래가지 않아 직장인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단골들은 청국장+제육볶음, 또는 오징어볶음+청국장 조합을 즐겨 먹는다. 조금은 허름하지만 따뜻한 밥과 함게 한끼 맛있게 뚝딱 해치우기에는 부족함 없는 어머니 손맛집이다. 게다가 새벽에 문을 열어준다니!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54길 2 영업시간 새벽 05:50~21:00 문의 02-2634-6578

 

 

동네 사람만 알아요 청계천 어시장 <전주식당>

 

본명은 전주식당이지만 ‘청계천 어시장’으로도 유명한 집이다. 원래 횟집으로 우럭회(1만5000원)를 실하게 팔고 점심 또는 반주 메뉴로 생우럭탕(1만3000원), 생태탕(9000원), 갈치조림, 아구탕, 물메기탕, 연포탕(각각 8000원) 등을 판다. 낡은 골목 안에 있는 허름한 집이지만 음식이 깔끔하고 맛도 수준급이라 주변 세운상가, 풍전상가, 청계천 주교동 공구골목 사람들이 즐겨찾는 맛집이다. 청계천이 관광지가 된 뒤에는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여행자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도 헛갈려 하는 골목 안에 있다. 지하철5호선 3번 출구에서 배다리 방향으로 65m 걸으면 왼쪽에 청계천 한우마을이 나온다. 그 집을 끼고 좌회전, 골목 안으로 다시 65m 들어가면 간판이 보인다.

 

위치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7-13(중구 주교동 153-2)

 

영업시간 12:00~21:00(입장 시간 20:00시까지) 문의 02-2265-2468

 

글 이영근│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5.04.23│기사입력 201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