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유명한 음식점들도 서울로 진출합니다. 그런데 보따리 짐 매고 힘들게 상경하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대우를 받으며, 힘들게 모셔 오기도 한답니다. 전국적 맛집으로 세를 넓히기도 하지만, 고집 있게 딱 두 세 개 정도만 직접 운영하는 집들도 있지요. 더러는 지방에서 먹는 것보다 비싸다고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시간 절약, 교통비 절약할 수 있는 먹방 투어를 가능하게 해주니, 저는 지방 맛집들의 서울 상경이 반갑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점심은 익산에서, 저녁은 부산에서…. 어떠세요?

유부보따리 니 아나, 국제시장 깡통골목 

‘유부보따리’는 부산 국제시장 깡통골목의 명물 먹거리 이름이다. 맛있게 양념이 밴 속과 당면을 보따리 안에 듬뿍 넣어 실파로 묶은 큼지막한 유부보따리 두 개에, 두툼한 오뎅을 투박하게 썰어 넣고 국물 한 국자 부어 먹는 유부보따리 한 그릇은 부산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한다. 만약 부산에 가지 않고 원조집 부산할매가 만든 그 ‘유부보따리’를 즐기고 싶다면 이제 신사동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된다.

할매에게 유부보따리를 직접 공수 받아 만드는 원조 메뉴 외에도 유부보따리 전골, 유부 우동정식, 유부돈가스 정식 등 여러 가지 응용 메뉴들을 개발해 선택도 다양하다. 가게 이름도 ‘유부보따리’다. 2014년 6월에 오픈, 아직 6개월이 안된 따끈따끈한 이 집은 한식 다이닝과 막걸리바를 지향하고 있다. 먹거리는 건강하고 창의적인 것, 마실거리는 전국을 돌며 선택해 온 우리 막걸리로 전체 메뉴 구성을 했다. 유부보따리를 곁들여 먹는 정식과 안주거리들 외에도 돈가스, 생선가스 등은 벌써 근처 직장인들의 점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집에서 납품 받는 것은 오직 하나, 부산의 유부보따리 밖에 없고 나머지 재료는 소스, 국물, 밑반찬까지 모두 직접 만들어 낸다. 23종류의 막걸리는 전국 막걸리들을 모두 시식하고 엄선한 것인데 그 중 유자막걸리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오리지널 유부보따리는 5900원, 점심으로 인기인 유부전골정식은 6900원 등 요즘 물가와 음식의 퀄리티를 고려하면 가격도 참한 편이다. 저녁에는 술상과 곁들인 안주요리로 전과 오뎅탕이 인기다. 오뎅탕에는 유부보따리와 오뎅이 들어있고 양도 선택 주문 가능하다.

가격은 미디움 1만원, 라지 1만6000원. 유부보따리를 서울에 진출시킨 본점은 가산 디지털단지내에 위치하며, 가로수길에 생긴 유부보따리는 2호점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12-13 2층

문의 02-516-3321

영업시간 11:30~01:00(15:00~17:00 브레이크타임 ) 일요일 휴무

바로화덕치킨  화덕카믄 대구라예

“문어치킨 먹어봤니?” 치맥 마니아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문어치킨이 서울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바싹 튀긴 치킨 위에 올려져 있는 쫄깃한 문어의 최강 비주얼, 이 문어 치킨은 대구의 바로화덕치킨에서 시작된 화제의 메뉴다. 강남역 부근에 있는 바로화덕치킨은 서울 진출 1호점으로 홍대, 삼성에도 바로화덕치킨이 생겼다. 바로화덕치킨의 치킨 레시피는 한 번 튀긴 것을 화덕에 굽는 것이 포인트다.

문어도 치킨처럼 튀겨서 다시 굽는다. 문어치킨은 3만2000원. 일반 치킨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만 먹어볼 만 하다. 소라치킨, 새우치킨, 낙지치킨 등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운 메뉴들도 있다. 감자튀김, 파채, 오꼬노미야끼, 옥수수콘, 떡 등 곁들여 나오는 사이드도 푸짐하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08-26

문의 02-532-9541 영업시간 14:00~04:00 365일 오픈

대보명가  제천서 왔슈

한방도시 충북 제천에서 온 약초밥 전문점 대보명가는 북한산과 도봉산을 병풍처럼 두른 수유동 산자락에 위치한다. 이 집의 메인인 약초밥상은 원기를 북돋아 주는 약재를 달여서 지은 남자밥, 혈행을 도와주는 약재를 달인 물로 지은 여자밥으로 구분했다. 갖가지 산야초와 한방 약재료들, 돌미나리,칡, 민들레, 곤드레 등의 효소를 천연조미료로 사용하는 건강밥상인데 제천에서 시작하여 서울진출은 4년이 되었다.

서울, 제천 두 곳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계획은 없다. 그저 정직하고 고집 있게 몸에 좋은 것만 먹자는 철학을 실천하는 집이다. 눈에도 아름답고 몸에도 좋은 약초쟁반은 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 귀한 분 모시기에 좋다. 16가지 약초를 달인 물에 산야초와 견과류 등을 넣어 음양오행의 균형을 맞췄고 양지,사태,우설 수육과 함께 끓여 먹는다. 5만5000원으로 4인이 넉넉히 먹을 양이다. 약초쟁반은 추천리스트. 매일 갈 수 있다면 선택은 약초밥상이다.

주소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563-14

문의 02-907-6998

영업시간 11:00~22:00 (명절휴무)

고봉민김밥인  내가 부산인입니더

요즘은 프리미엄 김밥 천하다. 그 중 ‘고봉민김밥인’은 부산에서 온 전문 브랜드로 주문 즉시 만들기 시작하는 즉석 김밥으로 유명해졌다. 김밥 메뉴에 토핑을 추가, 자신의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며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이용한다는 것이 강점. 바싹 튀긴 돈가스가 입안에서 씹히는 돈가스 김밥이 최고 인기 메뉴다. 돈가스와 당근, 단무지, 양념우엉 등 재료만 일곱 가지가 들어간다.

고추장볶음 소고기와 아삭한 청량고추를 넣은 매운 김밥도 마니아 층이 넓다. 서울 전역에 30여 개가 있다. 서초점은 테이블 5개에 12명 정도 앉을 작은 공간이지만 사람들이 쉴새 없이 드나드는 모습이다. 야채를 넣은 기본김밥인 고봉민김밥은 2500원, 돈까스김밥, 매운김밥, 참치김밥 3000원으로 다른 프리미엄 김밥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542-1

문의 02-521-4575

영업시간 07:00~22:00 (평일) 06:30~22:00(주말), 공휴일 휴무

다사랑치킨 치킨도 전라도지라

익산에서 시작해 전국에 1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파워지방맛집이다. 20년 전에 배달 위주의 치킨집이 아닌 비스트로를 꿈꾸며 시작했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공간에서 즐겨야 한다는 철학이다. 지금도 변함없이 다사랑치킨의 매장은 크고 활기차다. 맛의 포인트는 10가지 천연재료로 만든 소스에 닭을 24시간 이상 저온 숙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소스 맛이 살에 배어있어 맛 파우더 없이 전분만 묻혀 튀겨도 맛있다. 프라이드치킨은 속살이 부드럽고 깊은 맛이 있고 화살치킨은 베트남산 고추기름을 넣어 매운맛을 내는데 반응이 좋다. 국내산 순살만 쓰는 것도 강조한다. 그만큼 원재료비가 높지만 맛과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하다.

올해 4월에 오픈한 서울 1호점은 원목분위기에서 경쾌한 음악과 기분 좋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치킨 외 다른 먹거리들도 전라도 맛집답게 푸짐하고 맛있다. 신촌점도 곧 개봉박두!

주소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9-23

문의 02-462-9244

영업시간 15:00~03:00 (평일), 12:00~03:00(주말). 365일 연중무휴

베테랑 칼국수 치킨도 전라도지라

1977년 전주에서 시작한 베테랑 칼국수가 서울에 분점을 냈다. 한옥마을에 들렀다가 줄을 길게 서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서울 진출이 반가울 터. 이 집의 칼국수는 들깨가루, 김가루를 듬뿍 넣고 계란을 넉넉하게 풀어낸 걸쭉한 국물이 일품이다. 특별한 재료는 없지만 국물이 짙고 맛이 편안하다. 칼국수 면이 납작하지 않고 우동처럼 오동통한데 부들부들한 맛이 들깨가루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 센트럴시티 호남선에 위치한다. 칼국수 외에도 쫄면, 만두 등도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9-3 센트럴시티 1F 111-1호

문의 02-6282-1977

영업시간 09:00~22:00

예지원 빛고을 빛나는 식단

맛의 고장 광주에서 올라온 한정식집이다. 본점은 2003년 오픈했고 서울엔 2011년에 진출했다. 주인은 금요일마다 광주에 내려가 해물보쌈김치를 담궈 오고 생고기, 해산물 등의 주요 식재료는 매일 광주에서 올라온다. 식사장소는 모두 프라이빗한 룸이라 접대하기 좋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도 고풍스러운 한옥 스타일이다.

12가지 정도의 기본 찬은 철마다 다르게 선보이는데 정성스레 굴살을 발라주는 등의 세심하고 세련된 서비스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간장게장정식(3만3000원), 녹차굴비정식(3만3000원), 갈비찜정식(3만3000원) 등은 점심으로, 맛상, 멋상, 향기상, 예지원상 등으로 이름 붙인 격식 있는 차림은 귀한 분 오실 때 좋을 것 같다. 가격은 5만5000원부터 12만원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55-12

문의 02-565-7991 영업시간 12:00~22:00

이비가짬뽕 짬뽕왕 대전 권혁남이 만들었슈

짬뽕 달인, 탕수육 달인 등 하나도 힘든 맛집 달인 타이틀만 두 개를 거머진 권혁남 대표가 운영하는 이비가짬뽕은 대전에서 시작되어 전국을 휩쓸고 있는 짬뽕전문집이다. 매운맛 이비가짬뽕과 순한짬봉이 대표적인데 한우사골과 토종닭을 비롯해 10여 가지 한약재로 24시간 우려낸 국물에 굴, 바지락 등 해산물과 신선한 야채를 넣는다.

매운맛은 땡초와 태양초 고춧가루를 사용해 깊이 있고 얼큰한 맛이 나는데 이 국물로 특허도 받았다. 순한 짬뽕은 사골국물, 굴과 바지락, 잘 볶은 야채가 어우러져 고소한 맛이 난다. 짬뽕 외에 짜장, 탕수육 맛도 볼 수 있으니 어서 들러보길. 서울엔 역삼동과 중구 두산타워에 지점이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90-17 신성타워1호

문의 02-568-5114

영업시간 10:00~21:00 (명절 휴무)

히노아이  대전에서 홍대앞까지

대전에서 옥수수구이 하나로 대박이 나 홍대까지 진출한 히노아이는 일본식 꼬치 전문점이다.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니고 옥수수구이 때문에 유명해진 이자카야라고 하니 궁금증이 유발된다. 홍대점은 바, 테이블, 그리고 테라스 등 다양한 공간에 50명 정도 들어가는 큰 규모로 자리했다. 옥수수구이의 비밀은 직접 만드는 10여 가지 소스와 버터를 바르며 숯불에 구워 내는 기술이다.

옥수수가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하고 쫄깃하게 굽는 것이 특징. 아이들도 좋아할 정도로 달큰하고 맛나다. 불 맛이 느껴지는 다양한 꼬치와 탕, 요리 등을 즐길 수 있는데 매일 새벽까지 영업을 하는 것도 술꾼들에게는 반가운 정보다. 옥수수버터구이 4500원, 소고기야채구이 3800원, 히노떡갈비구이 38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8-26 1층

문의 02-322-3973

영업시간 일~목 18:00~04:00 / 금~토 18:00~06:00, 연중무휴

미즈컨테이너  대구에서 여기 모르면!

‘떠먹는 피자’와 ‘샐러드 스파게티’로 20대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미즈컨테이너는 대구에서 시작되었다. 강남역에서 한참 유명세를 떨쳤는데 최근 서교동에도 자리를 잡았다. 건설현장을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 메뉴 주문 시 건설 복장 스타일의 의상을 입은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해야 한다는 점, 콘크리트 벽면, 안전모 등을 사용한 실내장식 등이 잔잔한 재미요소지만 쫀득한 질감의 떠먹는 피자는 미즈컨테이너의 완소 아이템이다.

메뉴판에 ‘팬치즈’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이 떠먹는 피자, 종류는 햄치즈, 크림고구마, 베이컨포테이토 등이 있으며 치즈가 많아 다소 느끼하다면 샐러드, 스파게티를 같이 주문하면 좋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0-13

문의 02-332-0219

영업시간 11:00~01:00(평일),11:00~02:00(주말)

명성헌  남도 미식가를 사로잡은 맛

광주음식명가 명성헌은 남도에서도 미식가들이 즐겨찾는 전통 한정식집이다. 무등산 자락에 위치해 있고 품위가 흐르는 멋스런 한옥에 자리해 손님을 대접하거나 집안 주요 행사 때 떠올리는 장소다. 서울 서초동에 온 명성헌은 광주본점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만 맛은 기대해 볼만 하다. 명성헌은 단감보김치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치달인 최인순 궁중요리가가 운영한다.

당연히 최대표가 직접 담근 김치들은 그 맛이 일품이다. 찬 구성이 좀 다르긴 하지만 메인 식재료들과 김치는 광주에서 올라온다. 점심으로 추천할 만한 정식은 보리굴비와 간장게장이다. 지하와 일층 두 개층을 운영하지만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있어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저녁엔 8시 이전에 방문해야 한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44-12 원진빌딩 101호, B1

문의 02-587-2942

영업시간 10:00~22:00(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