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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상상력에 현실적인 실재감을 부여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고사하고 표현조차 못했던 것이라면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아왔던 영화 속 우주는 매우 공포스럽거나, 혹은 아름답거나 일종의 판타지의 세계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 영화, 철저한 과학적 검증으로 완벽한 우주를 화면에 펼쳤다. 게다가 그 속에 따뜻한 인간이 있었다.
그곳에서 옛날의 상사였던 브랜드 박사(마이클 케인)를 만난 쿠퍼는 이들이 지구를 떠나 인류가 살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쿠퍼는 브랜드 박사의 딸인 아멜라(앤 해서웨이) 등과 함께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우주탐험에 나서게 된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무한한 상상력 
캐릭터의 탁월한 심리 묘사에 능란한 놀란 감독은 우주라는 공간과 현재와 미래의 시간에 캐릭터를 부여했다. 그가 등장시킨 우주는 인간의 렌즈를 벗어던진 태생의 날 것 자체다. 킨 손 박사의 과학적 이론을 근거로 두려울 만큼의 아름다움과 잔인할 정도의 고요한 공포를 동반한다. 그래서일까. 수없이 등장하는 과학적 용어나 가설은 그저 덧없이 흘러가는 차창의 풍경처럼 무시해 버려도 좋다.
영화는 우주로 떠나려는 인간의 선택과 험한 우주 탐험의 두 단락으로 구분된다. 짐작컨대 전반부는 어린 딸을 두고 떠나는 애틋한 부정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상실한 인류의 모습이 투영된다. 후반부는 12개의 행성을 구석구석 뒤져가는 탐험대의 거친 행로가 펼쳐지지만 놀란 감독은 이 두 개의 단락을 관통하는 완벽한 연출로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인간에게 우주는 최소한의 동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그 광활한 그래서 영원성이 부여되는 우주 한 가운데에 감독은 냉정하게 인간을 내던져버린다. 그리고 지켜본다. 그 안에서 오히려 더 강인하게, 더 끈질기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말이다. 기막힌 연출이다.
그것은 사랑, 신뢰 등 아름다운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지만 감독이 놓치지 않은 단 하나는 바로 인간이란 종의 무한한 생명력일 것이다. 영화는 완벽한 연출, 탐나는 화면, 적당한 대중적 코드 등을 한데 버무린 수작이다.
언제 끝났는가. 세 시간의 투자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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