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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동남아 휴양지와 비교했을때 나트랑은 절대 밀리지 않을 만큼의 천혜의 자연과 해변을 가졌다. 게다가 관광지로서의 매력까지 가진 여행지다. 현지인들에게는 ‘나짱’으로 불린다. 호치민 시티에서 북동쪽으로 450km 떨어져 있고 베트남 전체지도에서 보면 남동부쪽에 위치한다. 인천발 전세기가 뜨는 시즌을 이용하면 5시간 밖에 안 걸리지만, 직항이 없는 시즌에는 호치민시나 하노이시를 거쳐서 들어가야 한다. 이번 여행에선 호치민 시티에서 베트남 항공 국내선을 갈아타고 나트랑으로 향했다. 약 50여 분 가니 나트랑의 깜락공항에 도착한다. 휴양을 목적으로 갔지만 이번엔 내심 도시를 돌아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두 개의 리조트. 하나는 희한한 곳에 숨어있어 ‘꼼짝마 휴양’만이 있는 곳, 또 하나는 도심에 위치해 관광을 겸할 수 있는 리조트! 내심 이런 선택에 스스로 만족하며 그 첫 번째 여행지로 이동한다. 
고급 리조트들이 해안가를 따라 길게 늘어선 나트랑의 이국적인 풍경을 차 안에서 감상하며 항구로 이동한다. 차로 1시간, 그리고 항구에서 보트로 갈아타고 20분을 가야 닌반베이에 갈 수 있다. 도시에서 지친 심신을 쉬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첫 리조트는 일부러 시내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으로 골랐다. 식스센스 닌반베이! 개인적으로 식스센스 리조트들을 애정한다. 그 탄생 스토리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이다. ‘에바’라는 여인에게 ‘소누’라는 남자가 프러포즈하기 위해 몰디브에 섬을 구입하고 집을 만들었다. 이곳이 식스센스 리조트의 모태가 된 ‘소네바’ 그룹이다. 소누와 에바의 이름을 딴 첫 번째 리조트 브랜드 ‘소네바’, 이후 둘의 이름을 거꾸로 한 ‘에바손’ 그리고 ‘식스센스’ 등의 리조트 브랜드들이 생겼다. 지금은 소네바와 식스센스가 분리되긴 했지만 식스센스 리조트의 역사에 이런 아름다운 낭만이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그리고, 힐링과 웰빙을 중시하는 리조트의 철학도 마음에 들어 휴양을 꿈꾸는 지친 영혼들에게 언제나 이곳을 추천하는 편이다. 닌반베이를 가는 길은 다소 지루할 수 있다. 천국이 그리 만만히 허락될 리가 없다. 보트를 타고 들어간다 하니 이곳을 섬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섬은 아니다. 하지만 육로가 없고 희한하게 생긴 지형 덕분에 배로만 들어갈 수 있는 ‘섬 같기도 하지만 섬이 아닌 섬’이다. 59개의 단독 풀빌라는 비치빌라, 록빌라, 힐탑빌라, 워터빌라, 프레지덴셜 빌라 5개 등급으로 나뉜다.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위에 집을 지어놓은 록빌라,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비치빌라나 물이 가까운 워터빌라다. 전망이 끝내주는 힐탑빌라에 머물면 도시에서 부족했던 운동량을 채우는 데는 최고다. 단 많이 걸어야 하니 다리 아픈 어르신만 없다면 힐탑빌라에 머물러도 좋겠다. 이런 풀빌라 리조트에 오려면 혼자보다는 연인과 오는 것이 좋고, 연인보다는 가족과 오는 것이 더 최고다. 빌라의 프라이빗 풀은 꽤 큰 편에 속해 빌라 수영장에서 가족들끼리 오순도순 밀린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은 소음 걱정 안하고 뛰어 놀고, 수영하고 먹고 마시고, 편안하고 단란하게 쉴 수 있다. ‘비치빌라’는 복층구조다. 아래층엔 침실과 욕실, 수영장이 있고 2층에는 방과 거실이 있다. 가족들이 온다 하면 꽤 많은 인원이 묵을 수 있겠다. 요즘의 풀빌라는 연인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투베드룸 풀빌라, 쓰리베드룸 풀빌라가 있기 때문이다. 풀빌라가 그저 연인들을 위한 호사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닌반베이에는 가족 여행객을 위한 키즈클럽 프로그램도 잘 운영되고 있다. 아이들은 자라면 아마도 기억 저편에 어렴풋이 천국에서의 휴양 학교, 자연과 친구들, 도마뱀, 풀냄새·바다 냄새를 기억할 것이다. 휴양의 완성은 먹고 자고 뒹굴거리는 것이다. 식사 시간마다 환호성을 지르게 되는 미식의 천국, 베트남이라 맛있는 건지 식스센스가 훌륭한 건지 모르겠지만 식사 시간이 너무나 즐거워 일단 다이어트는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시작했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직접 키워낸 채소들로 요리된 음식들은 맛있고 건강하니 그렇게 살찔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위로하며…. 특히 오가닉 가든에서의 다이닝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몸이 좀 풀리면 아침마다 트래킹에 도전해도 된다. 리조트 GM이 직접 가이드하는 특별한 트레킹이 일주일에 몇 번 있는데 실로 유쾌한 시간이었다. 유머러스한 그는 체중 조절을 위해 트래킹을 열심히 한다고. 원숭이들의 흔적을 좇으며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트레킹을 한 후 바로 이어지는 해변에서의 피크닉은 실로 감동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했던 수박 쥬스와 현장에서 직접 제조하여 과정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던 달달하고 시원한 베트남 커피의 맛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보트로 그곳까지 과일과 음식을 날라온 식스센스의 직원들을 보며 이런 잔잔하지만 세심한 서비스에 손님은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스마트한 리조트구나, 생각되었다. 
두 번째 여행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의 공항에서 만약 에바손 아나만다라까지 바로 간다면 자동차로 40분이 걸린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올해는 특히 나트랑이 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인 유명 체인 호텔들이 많이 들어섰고 앞으로의 계획도 짱짱하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개장은 올해 나트랑의 이슈였다. 그러나 쉐라톤, 인터컨티넨탈이 아니라 패리스 힐튼이 개인 별장을 짓는대도 나트랑의 해변만큼은 절대 허락되지 않는다. 나트랑의 해변은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해 ‘베트남의 지중해’란 별명이 있을 정도다. 약 6km에 걸쳐 길게 펼쳐진 고운 모래밭은 이 곳 시민들의 휴식처이며 관광객들에겐 그리운 엄마 품과 같은 곳이다. 베트남에선 그 어떤 호텔이나 리조트도 이 해변가엔 건축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두었다. 에바손 아나만다라의 최고 프리미엄은 바로 ‘이 해변에 위치한 유일한 리조트’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과거 이런 법이 없었을 때 만들어진 까닭이다.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해변을 바로 내 방 앞에 둘 수 있는 혜택을 가진 곳, 에바손이 나트랑 최고의 리조트라고 자부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택시를 타고 도시의 밤거리로 나갔다. 야시장도 누비고,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세일링 클럽’에서 사람 구경을 하면서 맥주도 마셨다. 어디를 가도 한국인들을 만날 일은 많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그립기까지 했다.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나트랑의 가로수길 같은 분위기의 동네에 가서 그 유명다는 베트남 커피도 제대로 마셔보았다. 세련된 듯 하면서도 촌스럽기도 한 묘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그 곳만의 정취에 흠뻑 젖어 들었다. 그 달달한 연유맛, 진한 커피맛, 그리고 그 커피가 내려지는 알루미늄 드립 도구에 홀딱 반해 베트남 시장에서 두 손 가득 커피와 도구를 봉지에 담아 왔음을 고백한다. 시티투어를 신청해 반나절 시내를 돌아보았다. 롱손사는 1896년에 건립된 사찰로 24m에 달하는 좌불과 나트랑의 멋진 해안선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1300년 동안 베트남을 지배한 참파 왕국의 가장 오래된 유적인 포나가르 사원도 볼만한 곳이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온천에도 가보고 싶었다. ‘탑바’라는 온천인데 야외 온천수 풀까지 갖춘 대형 스파로 수온이 39℃나 된다고 한다. 이 더운 곳에 웬 온천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다녀온 이들은 모두 엄지를 들어 추천하는 곳이다. 머드스파가 유명하다 해 온천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서두르기보단 다음 기회로 남겨 두는 쪽을 택했다. 여행을 하면서 다음 기회로 무언가를 남겨 두는 것도 기술이다. 다시 오지 않을 곳이라면 분명 후회가 되겠지만 다시 오게 될 곳임을 알고 있으므로 한두 개 아쉬운 것을 슬쩍 흘리고 온다. 나트랑엔 이런 마음을 남겨두어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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