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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SF영화의 ‘인듀어런스호’ 中
인터스텔라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과학책들
“<인터스텔라> 개봉 이후 관련 과학 책이 서너 종류 넘게 출시됐고,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어요. 현재도 개봉 직후보단 덜하지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나 <우주의 발견>은 꾸준히 나가는 편이죠.”(교보문고 북마스터)
‘살다 살다 SF영화 보고 울기는 처음’이라는 지인의 평을 뒤로 한 채 <인터스텔라>를 보고 나오며 ‘블랙홀 안에서 어떻게 밖으로 교신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무중력에 의한 우주 사고가 생생하게 그려진 영화 <그래피티>(2013, 322만명 동원)를 시작으로 불 붙은 ‘우주에 대한 관심’은 1026만(2월 3일 Kobis 기준)명이 본 영화 <인터스텔라>로 옮겨갔다. 배트맨 시리즈, <메멘토>, <인셉션>을 감독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이름값,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킵 손 교수의 과학적 고증, 시공간여행이 주는 경이로움과 부성애, 철학적 질문까지 영화 흥행에 한몫 했다.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의 저자 이종필 교수는 “대중들이 상대성 이론에 의한 시간차, 블랙홀, 웜홀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우주론과 물리학에 관한 수많은 이론을 다루면서도 웜홀로 시간여행이 가능한가, 7세기 신라시대 사람들이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이유, 실패한 우주탐사 이야기 등을 양념으로 쳐놨다. 물론 ‘허블의 법칙’이나 양성자 질량에서 ‘10의 19승’이 등장하는 힉스 입자 등의 경우 잠시 머리를 쥐어뜯을 수는 있지만 마치 손으로 그린 듯한 책 속 웜홀의 원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Interview 동아시아 출판사 한성봉 대표
그는 왜 과학전문 책을 계속 내나?
동아시아는 과학전문 서적 출판사인가요? 약 50%가 과학 관련 책이므로, 온전한 과학전문 출판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지난해 장하석 교수의 <온도계의 철학>, 요즘 가장 잘 팔리는 <김대식의 빅퀘스천> 등의 빅타이틀을 펴낸 탓인지, 독자들은 과학 전문 출판사로 인식하기도 합니다(웃음).
과학책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이유는? 넓은 의미에서 인문학과 교양으로 과학 담론을 대하기 때문입니다. 불과 200년의 환원주의 탓으로 언제부턴가 학문의 갈래가 복잡하게 나뉘고 있습니다만, 고대 그리스나 르네상스의 철학자는 수학자이기도, 화가이기도, 과학자이기도 했죠. 궁극적으로 인간 정신의 본질적 교양의 깊이에는 과학이 자리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학제간의 소통과 통섭이 요구되는 요즘에는 과학적 지식과 시각으로 생각하는 인문학이 그 교양의 근본이죠.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철학과 만난 과학책
흑마술을 연상시키는 표지, 교수라기엔 그냥 홍대에서 좀 노는 문화 룸펜 같은 얼굴의 저자가 펴낸 <김대식의 빅 퀘스천>은 카이스트 출신의 뇌 과학자가 펴낸 책이다. 저자는 ‘우리는 누구인가’ ‘인간은 왜 필요한가’ 등 굵직한 31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과학적인 시대에 왜 보이지 않는 신을 믿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가졌다면 목차만 읽고도, 구매 욕구가 생겨날 것이다. 저자는 과학과 철학, 윤리학, 미래학 등이 사실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끊임 없는 교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신 과학 분야의 팁과 함께 100장의 그림, 사진, 연극, 영화의 이미지가 있어 술술 잘 읽힌다. 신간 <과학하고 앉아있네>는 조회수 500만개의 인기 과학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를 책으로 묶은 것으로 딴지일보에서 ‘파토’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한종우(과학과 사람들) 대표가 펴냈다. ‘과학 같은 소리하네 사랑에 빠진 뇌’ ‘영화 속의 과학적 구라’ 등 팟캐스트에서 푼 썰을 소개한다. ‘공룡과 관절염의 상관관계’ ‘크면 잡아 먹힌다’ 등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과 나눈 1편 ‘공룡의 멸종’과, 한국 세티(SETI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이명현 위원장과 함께한 2편 ‘외계인과 UFO’에 이어 3권 ‘김상욱의 양자역학 찔러보기’ 4권 ‘정애리의 여성과학자가 본 우주’가 출간 예정이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당신 할머니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못한다면 진정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가벼워진 과학 책을 통해 점심시간 10∼15분 내외로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3대 오프라인 서점의 과학 관련 신간 10선
앤드루 호지스 저/ 김희주·한지원 역/ 고양우 감수/ 동아시아 ‘지금까지 쓰인 어떤 과학전기보다 뛰어나다’(뉴요커)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으로 개봉하는 동명의 영화 원작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 ‘이니그마’를 해독해낸 천재수학자 앨런 튜링을 다루고 있다.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최성웅 역/김찬현 감수/ 반니 독일 2014 올해의 과학도서상 수상작으로, 귀금속에 담긴 소행성 충돌의 역사, 항성들의 빛이 담긴 벌의 눈동자 등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주의 흔적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이강환 저/현암사 알라딘 선정 2월의 과학책으로 튀는 표지 덕에 눈에 쉽게 띈다. 빅뱅 뒤 급팽창, 우주배경복사, 중력파,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 지금 천문학계의 가장 ‘핫한’ 이론을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마크 롤랜즈 저/신상규·석기용 역/책세상 ‘SF영화로 보는 철학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에 맞게 〈매트릭스〉에서 앎과 확신의 문제를, 〈터미네이터〉에서 마음과 육체의 문제를,〈스타워즈〉에서 선과 악의 문제를 분석한다.
조너선 페터봄 저/이상국 역/서해문집 ‘신의 불을 훔친 인류 최초의 핵실험’을 부제로 한 그래픽 노블.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역사 이야기인 동시에 원자폭탄의 생성원리를 알려주는 과학 이야기다.
짐 오타비아니 저/릴런드 마이릭 그림/이상국 역/서해문집 위대한 천재 물리학자 파인만의 생애를 그래픽 노블로 소개했다. 인상적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양자 전자기학에 대해서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소개를 곁들이고 있다.
애덤 하트데이비스 외 /박유진, 최윤희 역/ 지식갤러리 전문용어 대신 짧고 간결한 설명, 얽히고설킨 이론을 풀어서 차근차근 알려주는 다이어그램을 사용했다. 과학적 발견을 기억에 남게 해주는 고전적인 인용문, 재치 있는 삽화들로 가득하다.
다다 쇼 저/조민정 역/정완상 감수/ 그린북 소립자에 질량을 주는 입자인 힉스 입자에 대해서 인기 있는 사람과 인기 없는 사람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등 쉽고 재기 넘치는 과학 강의를 모은 책이다.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
원종우 저/생각비행 ‘우리가 매트릭스 속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임사체험이란 어쩌면 뇌 활동의 결과는 아닐까’. 저자는 이런 질문을 과학적 시각에서 흥미로운 그래픽 삽화들과 함께 풀어낸다.
크리스 해드필드 저/노태복 역/더퀘스트 ‘나는 우주정거장에서 인생을 배웠다‘는 부제 대로 캐나다 출신 우주비행사가 ‘발사, 우주유영의 감동, 긴박감 넘치는 위기 대처 사례’ 등을 인생과 비교해 소개한다.
[사진 동아시아, 알라딘, 교보문고,알라딘, 매경DB 일러스트 포토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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