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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거국적 사정활동을 지휘하고 있는 권력서열 6위의 정치국 상무위원 왕치산(王岐山·1948년생)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이 2015년 3월 중순 이후 알려지면서 방미 성과를 기대하는 네티즌들의 성원이 뜨겁다.
특히 왕치산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사이트에 해외도피 사범 중, 사상 최대 금액을 미국으로 빼돌리고 도피했다 자수한 한 관료의 옥중 자술서가 공개되어, 그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 왕치산 방미 및 중국 네티즌들의 성원
2014년 8월 시진핑 총서기-왕치산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라인의 해외도피사범 검거를 위한 ‘여우사냥’작전 지시가 내린 지 연말까지 5개월 동안, 관계 당국은 각국의 협조 내지는 자수 시 경한 죄로 처벌한다는 자수 권고 조치 등으로 약 680명을 검거, 송환(약 절반이 자수)하고, 50억 달러(5조 5790억 원)의 재산을 국고에 환수했다.
2015년 3월 1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왕(財經網)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 왕치산 서기가 ‘여우사냥’ 강화의 일환으로, 아직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고 있는 미국을 방문, 정부 측과 미국에 도피해 있는 약 150명의 중국인 부패 사범과 부정 재산 추적에 관한 협의를 벌일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현재 중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캐나다·호주 등 3국으로, 해외도피 사범이 잠적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가진 국가로 거명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탐관 1번가’·‘얼나이(二奶, 情婦)촌’ 등의 명예롭지 못한 별명의 일단을 가지고 있다.
왕치산 방미 추진설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크게 흥분하여, “왕가(王家)에서 치산(奇山)이 나왔으니, 사방에 정기가 충만하다. 시진핑·왕치산이 5주(亞洲·非洲·歐洲·大洋洲·美洲)를 달리니, 화샤(華夏·중국의 별칭)에 다시 성당(盛唐)시대가 왔구나!” 등의 글을 올렸다.
◇ 해외 먹튀 관료 왕궈창의 자술서
중국에서는 가족과 부정 축재한 재산을 미리 해외로 빼돌리고 홀로 생활하는 관료들이 많은데, 이들을‘뤄관’(裸官, 裸體官員, 벌거벗은 관리)이라고 부른다.한국의 ‘기러기 아빠’와 비슷한 형태지만, 자녀교육보다는 검은 재산 도피가 주목적이다.
가족을 먼저 미국에 보내놓고 공금 2억 위안(한화 359억 원 상당)이라는 희대의 거액을 들고 2012년 4월 미국으로 도피한 부패사범은 랴오닝(遼寧)성 펑청(鳳城)시의 왕궈창(王國强·1960년생) 당서기였다.
2015년 3월 19일 중앙기율검사위 사이트에는 미국으로 도주한지 2년 8개월 만인 2014년 12월 귀국하여 자수한 왕궈창 전 당서기가 미국에 숨어서 보낸 비참한 생활을 후회하는 옥중 자술서가 공개되었다.
기율검사위 사이트는 이 자술서가 왕궈창이 조사받을 때 쓴 것으로, 이국에서의 도피생활을 묘사한 생생한 ‘교재’라고 했다. 해외 도피를 통해 제재를 피하려는 간부들에게 바로 “해외도피는 돌아올 수 없는 길”임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궈창은 “나와 처는 여권이 있어도 감히 쓸 수가 없었고 병이 나도 치료받을 수 없었으며, 국내 친척은 물론 미국에 있는 동창이나 친구들에게도 연락할 수 없었다. 딸에게 누가 될까 봐, 2년 8개월 동안 부모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리지 못했다”고 자백했다.
부부가 미국으로 온 후, “하루도 외출을 못하고, 토스트로 배를 채웠으며, 대낮에는 범인이 바람을 쐬는 것처럼, 10㎡도 안 되는 작은 방을 계속 맴돌았다”고 밝혔다.
임대한 작은 방의 주변 환경도 너무 열악해서 “옆방에 세든 자는 체구는 말처럼 컸고, 목소리는 종소리 같았으며, 무식하기 이를 데 없어, 내처를 바라보는 눈빛이 음탕함으로 가득하여 정말 두려웠다. 집 사람도 하루 내내 불안에 떨었고 나도 만약 예측하기 싫은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지만을 생각하고 지냈다”고 회고했다.
미국에 숨어 지낼 때의 부부 심정과 관련해서는 “하루 내내 눈물을 머금고 두려움에 떠는 두 사람의 얼굴은 서로 보기에도 너무 가련해,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먹는 것은 가장 싼 것만 골랐고 미국에 있는 동안 옷을 사 입은 적도 없었다. 처는 화장품을 쓴 적이 없었고 내 이발은 처가 도와줬으며, 그녀의 이발은 스스로 해결했다”고 술회했다.
자신의 해외도피 행각을 매우 후회했다. “그 시절, 정상인이라면 도저히 지낼 수 없는 생활을 했다. 내 자신이 처와 나를 이런 궁지에 몬 것을 후회한다. 미국이 천당이라고 했는데, 이제 나는 중국이야 말로 진정한 나의 집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감옥에 들어갈래, 미국에서 숨어 살래 중, 양자택일하라고 한다면, 차라리 감옥에 들어갈 것이다”고 하면서, “나는 운이 좋았다. 당과 국가의 정책은 나로 하여금 조국으로 귀환해서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정확한 길을 걷도록 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 왕궈창의 해외 먹튀 준비 스토리
왕궈창은 미국으로의 도주를 위해, 2010년 7월 미국에 재학 중인 자녀 졸업식에 참석한다며 개인 여권을 만들었고, 2012년 3월에는 선양(瀋陽)소재 미 총영사관에서 복수 비자를 받았다.
그리고 2012년 4월 24일 단둥(丹東)세관 주임과원이던 부인을 데리고 상부 허가가 필요한 공무여권 대신 개인여권을 제출, 선양 공항 출국심사대를 당당히 통과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거액의 뇌물 수수, 불법 영리활동 등으로 성 당 기율검사위원회 조사를 앞둔 상태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왕 서기가 몇 년 전 펑청시 난방공급회사를 민영 하이더(海德)회사에 매각한 후 펑청시 주민들은 매년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특히 지난 2년간 하이더 사는 난방비를 걷고도, 시설 정비를 이유로 난방 공급을 중단해 주민들은 항의시위도 벌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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