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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힘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회색빛 대형 강의실에서 다소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풍경에 아쉬움이 있었다면 18세기 프랑스 살롱을 연상시키는 미술사 강의는 어떤가.
정갈하게 차려진 카나페와 와인을 음미하는 사이 색다른 미술 수업이 시작된다.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진행되는 미술학 레슨은 18세기 프랑스 살롱에서 주고받던 지적인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마련한 공감 토크Ⅱ ‘그랑투르(Grand Tour)’라는 끌림 있는 미술 강의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해 ‘블룸(Bloom)-나를 꽃피우다’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강의는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 기획한 것으로 서양 미술사와 세계적인 미술관의 그림을 인문학적 해설로 마주하는 시간을 전한다. 세심하고 친근한 해석으로 잘 알려진 미술평론가 이주헌이 진행하는 강의로 그리스 미술을 뿌리로 하는 고대 미술의 특징부터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파, 후기 인상파, 표현주의, 입체파 등 근현대에 이르는 서양 미술사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유럽의 런던 내셔널 갤러리, 파리 루브르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미국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현대미술관(MoMA),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등 해외 미술관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4월 27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에 진행된다.
공연장에서 인문학 강의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은 공연장이다. 하지만 때때로 이곳에선 한국현대미술사나 철학 강의도 만날 수 있다. 인문학적 가치는 알겠지만 지루하게 하품 나는 강연은 사양하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이 강의들은 두산인문극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두산인문극장은 ‘빅 히스토리’ ‘불신시대’처럼 현재의 한국을 상징하는 한 가지 키워드를 선택해 연극 상연, 인문학 강연, 영화 감상, 미술 전시를 결합한 문화 기획으로 이해하면 쉽다.
올해는 ‘예외(例外)’를 주제로 삼았다. 예외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예외적으로 보이는 많은 상황들은 정말 예외적인지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입체적인 해석을 전한다. 3월 28일에 시작해 6월까지 진행되는 ‘두산인문극장 2015: 예외’에선 홍성욱, 강상중 등 사회학과 인문학의 석학들의 강연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예외를 다양한 시선에서 해석한 공연, 전시, 영화를 전한다. 지루하지 않은 석학들의 강의는 놀랍게도 무료다. 그렇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하고 무심히 불참하는 우는 범하지 말자.
[사진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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