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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보다 더 편안한 여행이 있을까 싶다. 관광과 여행은 조금 다르다. 그저 먹고 놀고 구경하고 자고, 하는 것이 관광이다. 여행에는 다소의 불편함과 도전의 개념이 포함된다. 괌 관광은 비치의 리조트호텔에 머물며 리조트 내 워터파크를 즐기고 설렁설렁 관광지를 방문하고 돌아와 맘껏 먹을 수 있는 뷔페를 즐기는 일의 연속이다. 괌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 포인트를 여덟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PIC GUAM
한국 사람들이 가장 친근하게 생각하는 리조트호텔이다. 괌에서 가장 많은 리조트가 몰려있는 곳이 투몬베이다. 이곳을 리조트 휴양지로 만든 곳이 PIC(퍼시픽아일랜드클럽). 한국인 매니저가 많이 있어서 영어가 되지 않아도 섬세한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손님들은 주로 한국인, 일본인 등 아시아 사람들과 영미권 여행자들이다. 리조트 내 워터파크는 자녀들과 함께 온 젊은 부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규모는 아담한테 아이들이 꺄르르 하며 놀만한 수상 놀이기구들이 꽤 많이 운영되고 있다. <무한도전>이나 <출발드림팀> 등에서나 볼 수 있는 기구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안전관리가 철저해서 부모들이 좋아한다. 성인을 위한 규격 풀도 있다. 인공 수족관에 가면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의 ‘맛’도 볼 수 있다. 워터파크에 들어가려면 객실 전자키가 있어야 한다. 입구에서 호텔 직원이 일일이 확인하며 깜빡 했을 경우 입장에 제한을 받는다. PIC의 객실 전자키는 매우 중요하다. 그걸 보여줘야 어디든 출입이 가능하고 식사도 할 수 있으며 워터파크에서 수건도 빌릴 수 있다. PIC 여행자들 가운데는 아예 ID 카드용 목걸이를 가져와 키를 걸고 다니기도 한다. 모든 풀에 안전요원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안전에 관한 한 그들은 엄격하고 잽싸다. 비치에 나가면 산책, 선탠은 물론 바다 카약, 윈드서핑 등도 배우거나 즐길 수 있다.
PIC는 또한 괌 음식의 천국이라 할 만 하다. 비스트로 레스토랑에서는 미국식과 아시안 음식, 그리고 지중해식 메뉴를 맛 볼 수 있다. 일본과 아시아의 국수를 먹을 수 있는 ‘록앤롤 누들’, 일본식 레스토랑 ‘하나기’,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대형 뷔페 ‘스카이라이트 레스토랑’ 등에서 세계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해변에 있는 ‘선셋 바&바비큐’는 꼭 한번 앉아봐야 할 야외 식당이다. 이곳은 석양과 밤바다를 배경으로 미국 정통 스타일의 바비큐, 스테이크, 립, 신선한 채소, 해산물 등을 구워 먹을 수 있는 낭만스러운 분위기로 인기다. 음식은 별도 지불을 해야 먹을 수 있다. 또한 PIC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끼 식사’는 인공폭포 옆에서 매일 밤 열리는 디너쇼 ‘퍼시픽 판타지스 디너쇼(PACIFIC FANTASIES DINNER SHOW)’다. 이곳은 문을 여는 오후 6시만 되면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만들어진다. 식사는 6시 30분부터 뷔페로 가능하고 공연은 7시30분부터 시작된다. 괌의 원주민인 차모로인들의 문화는 물론, 하와이, 타이티, 뉴질랜드 등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의 민속과 전통을 힘차게 보여주는 공연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배우들이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며 연기를 하다 ‘잘 노는 손님들을 모시고’ 무대로 올라가 함께 즐기는 시간도 있다. 디너쇼는 예약된 손님만 입장 가능하다. www.pic.co.kr
사랑의 절벽 TWO LOVERS POINT
괌 여행 포인트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다. 투몬베이 끄트머리에 있는 절벽으로 PIC 등이 있는 이파오비치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다. 사랑의 절벽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세 가지의 볼 거리가 있다. 첫째는 입장료 3달러를 내야하는 전망대다. 투몬베이 일대가 한 눈에 잡히는 이곳에 해질녘에 오르면 괌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만날 수 있다. 둘째는 사랑의 종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종을 흔들어 소리가 나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상술 냄새가 다분히 나는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그들은 말하지만 과연? 세 번째는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의 자물쇠다. 사랑의 절벽에는 전설적인 이야기도 있다. 스페인이 괌을 지배하던 시절, 차모로 부족의 추장에게는 절세 미인인 딸이 있었다. 그녀는 같은 차모로 청년과 사랑에 빠져있었다. 이때 스페인에서 한 젊은 장교가 괌으로 파견을 나온다. 추장 집을 방문한 그는 그녀의 미모에 한 눈에 반했고, 추장에게 ‘딸을 주면 원하는 모든 것을 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비정한 아버지는 딸에게 ‘만나는 남자와 헤어지고 스페인 장교에게 시집가거라’고 명령을 내린다. 슬픔에 빠진 딸은 차모로 청년과 탈출을 하고 스페인 장교는 추장의 허락 하에 병사들을 이끌고 추격에 나서 절벽 위까지 쫓아간다. 막다른 길에 몰린 남녀는 머리카락을 묶고 절벽에서 함께 뛰어내려 자신들의 사랑을 영원 속으로 가져갔다. 이 애틋하고도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담긴 ‘사랑의 절벽’ 홈페이지(www.twoloverspoint.com)에 가면 ‘결혼식 정보’가 등장한다. 영원한 사랑을 주제로 하는 결혼식이겠으나 어쩐지 찝찝해지는 마음 감출 수 없다.
사랑의 절벽 개방 시간은 아침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문의 (671) 647-4107
아가나 대성당
성모마리아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1699년 산 비토레스 신부에 의해 건축된 괌 최초의 성당이다. 태평양 전쟁 당시 괌은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 그때 미군의 포격으로 성당은 완파되고 말았으며 지금의 성당은 1959년에 새로 지은 건물이다. 스페인 광장 안에 있는 아가나 대성당은 야자수 사이로 올라온 하얀색 건축물로 아가나 지역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정면(파사드)의 회랑 구조에서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의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데,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단정한 분위기어서 괌을 찾는 관광객들의 단골 코스가 되었다. 괌에는 적지않은 성당이 있는데 대부분 여행자들에게는 개방하지 않는다. 단지 아가나 대성당만이 성당이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해 미사를 제외한 시간에 개방하고 있다. 입장료는 아니지만 ‘기부금조’로 한 사람 당 1달러를 내야 입장할 수 있다. 실내에 들어가면 스테인글라스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의 눈길과 마음을 압도하는 형형색색의 디자인과 오후의 햇살과 어우러져 실내를 물들이는 장면 앞에서 신비로운 마음이 들지 않을 여행자는 없을 것이다.
아가나 대성당 미사 시간 일요일 07:30, 09:30, 11:30, 19:00 관광객 개방 시간 미사 시간을 제외한 평일 08:00~12:00, 13:00~16:00(목요일, 토요일 휴무) 위치 207 Archbishop Felixbert 문의 (671) 472-6201
산타 아규에다 요새 FORT SANTA AGUEDA 괌의 리조트와 쇼핑 중심지가 투몬베이라면 또 다른 쇼핑, 다운타운의 중심지는 ‘하갓냐(아가나)’ 지역이다. 산타 아규에다 요새는 아가나 지역 뒷쪽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 꼭대기에 있다. 19세기에 건립된 이곳은 당시 침략자였던 스페인에 저항하던 차모로족이 끝내 섬멸당했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곳에 오르는 이유는 두 가지. 첫째, 아가나 지역과 검푸른 태평양을 향한 아름다운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산타 아규에다 언덕에 올라가 먼 바다에서 항구로 들어오는 배를 바라보니 마음이 한없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둘째, 나무가 거의 없는 이곳은 사진 찍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요새 정상에서 요새의 대포를 구경하고 있을 때 잔디가 깔린 구릉지역에서는 한 무리의 여인들이 투어가이드의 ‘명령’에 따라 하나, 둘, 셋! 점프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투어 가이드이 주장에 따르면 ‘괌에서 점프샷 찍기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이곳 산타 아규에다 요새다. 푸른 잔디와 탁 트인 공간 뒤로 보이는 하늘과 바다가 ‘점프샷’ 주인공을 실물 이상으로 멋지게 만들어 준다는 게 그 이유다. 하얀색 계열의 옷이 ‘사진빨’을 높여준다는 것도 투어가이드의 꿀팁.
위치 Fort Santa Agueda, Agana, GU 96932
스페인 광장
스페인은 1565년부터 1898년까지 무려 333년 동안 괌의 원주민인 차모로족을 지배한다. 탐험가 ‘레가스피’가 괌을 발견하고 국왕의 명을 받들어 ‘괌은 스페인 땅’임을 선포한 일방적 식민지 정책이었다. 탐험가가 다녀간 괌에는 선교사를 앞세운 군대가 들어왔고, 이 땅의 주인인 차모로인과 스페인 선교사 간의 갈등은 전쟁으로 귀결되어 선교사가 처음 들어왔을 때 1만2000여 명이었던 차모로인은 전쟁 후 5000명으로 줄어드는 비극의 시간도 기록되어 있다. 스페인 광장은 그들이 333년 동안 괌을 지배하던 총독의 궁전이었다.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스페인은 괌을 포기했고, 그 광장은 일본 군대로 채워졌다. 또한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고 미국이 상륙하자 이곳은 다시 미군으로 채워진다. 모든 군대가 떠난 지금 이곳은 아가나 역사 탐방로의 일부로 이용되고 있지만 스페인 광장은 이렇듯 차모로인들의 회한이 묻어있는 현장이다. 스페인 총독 부인이 손님들을 맞기 위해 만들었다는 ‘초콜릿하우스’ 등 스페인 스타일의 건축물들이 복원 된 채 관광객들의 사진 배경으로 애용되고 있다.
위치 Plaza de Espana, Agana, GU 96910
괌 여행 중 ‘투어가이드’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ATV 클럽이다. 간판 그대로 ATV를 탈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ATV가 법률적 제한을 받지 않지만 괌은 허가를 받은 업체만 운영할 수 있다. 안전, 루트 등과 관련된 기준이 있다는 말이다. 사랑의 절벽 근처에 있는 이곳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 매력적이다. 바다 전망을 배경으로 출발하는 ATV는 야생 숲길과 임도 등을 약 20분 정도 운행하는데, 루트가 쉬운 편이라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 직접 운전하기 무서운 사람은 직원이 운전하는 대형 ATV을 이용할 수도 있다. 팀별로 운행하며 맨 앞과 뒤에는 직원이 이끌고 따라붙어 안전과 간격 유지를 조정한다. ATV 체험이 끝나면 차모로인으로 구성된 현지 3인조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을 감상하며 가벼운 맥주 한 잔을 마실 수도 있다. 이곳을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 황홀한 낙조 풍경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호텔이나 전망대가 아닌, 야생의 기운이 강한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의 낙조는 오랜 시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될 것이다. 이곳은 아직까지는 여행 가이드 안내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Pity Bay (피티베이) 해양보호구역 해중전망대
산호섬 괌에서는 방파제를 많이 볼 수 없다. 산호가 파도를 잔잔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피티베이는 아름다운 산호가 있는 산호군이다. 피티 베이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산호 방파제는 이 피티베이의 물살을 잔잔하고 고요하게 해준다. 해중전망대는 이곳에 있다. 해중전망대의 가치는 고기를 가둬버리는 수족관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피티베이의 물이 얕은 곳에는 바다 조류가 깔려있어 어린 열대어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부드러운 산호들과 말미잘들도 관찰된다. 이곳의 ‘밤-홀’이라는 구덩이는 바다 동굴이 무너지면서 생긴 해저 지형인데 산호, 물고기 등 해양 생물로 가득 차 있다. ‘피시 아이 해중전망대’는 바로 이곳 피티베이에 위치한다. 약 300m에 이르는 다리를 걸어 바다로 들어가면 전망대 건물이 등장한다. 다리 위에서는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피티베이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전망대 지상층에서는 푸른 태평양과 눈에 잡힐 듯 보이는 산호 암초들과 괌의 산들을 감상할 수있다. 해중전망대는 당연히 계단 아랫쪽에 해저 9m지점에 위치한다. 전망대에서는 24개의 넓은 창 밖으로 보이는 해양 생물, 산호 정원, 버터플라이, 니모 등 각종 어류들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위치 Fish Eye Marine Park, 818 North Marine Corps Drive, Piti, GU 96915 개방 시간 09:00~17:00 입장료 어른 12달러 / 어린이 (6세~11세) 6달러 문의 (671) 475 – 7777 / www.fisheyeguam.com
쇼핑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쇼핑센터를 세 곳이나 방문하게 되었다. 괌은 전체가 면세 지역으로 물가는 싼 편이다. 또한 미국령으로 미국의 상품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만 판매하고 있어서 안심하고 살만 하다. 주요 쇼핑센터들로는 마이크로네시아몰, 투몬 샌드 플라자, 더 플라자, JP스토어, 괌프리미어아웃렛, DFS갤러리아괌, 롯데면세점 등이 있다. 생필품 전문 대형마트인 ’케이마트 Kmart’를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요즘 일본을 찾는 한국 여행자들이 슈퍼마켓 투어에서 싸고 기능적인 상품을 건져오는 것 처럼 케이마트 역시 한국 시장에서 보기 힘든 아이디어 상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험해 본 쇼핑 센터 가운데 여행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곳은 ‘마이크로네시아몰’이다. 괌 현지인들에게 인기있어 보이는 이곳은 상품이 다양하고 괌 청소년들이 교내 취미 활동을 통해 연습한 합창, 퍼포먼스 등의 공연도 열리고 있어 괌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수요일과 금요일 밤에 열리는 차모로 빌리지의 야시장도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쇼핑센터가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만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면 차모로 빌리지의 야시장이야말로 진정 괌스러운 공예품과 액세서리, 의류, 장난감 등을 쇼핑하고 차모로식 바비큐 도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삶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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