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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키는 일본어로 ‘たたき’니 한국말로 ‘타타키’라고 읽는 것이 맞다.
요즘 일본식 요리를 내는 식당에 가면 ‘타타키’라는 메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흔히 참치 등을 겉만 살짝 구워 상큼한 소스와 함께 내는데 간단한 술안주로 인기가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타다키인지 다타키인지 그 발음부터 잘 모른다. 일본어로 ‘たたき’니, 한국말로 ‘타타키’라고 읽는 것이 맞다. 단 읽는 소리로는 타다키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다.
일본의 어느 지방에서 전염병이 돌자 그 지방에서 생선을 날것으로 먹지 못하게 금하게 한 것이 타타키의 시작이다. 사람들이 워낙 생선회를 좋아하다 보니 관리들 눈을 피해 겉면만 살짝 익혀 먹으면서부터 탄생했다.
타타키의 뜻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재료를 덩어리로 잘라 꼬치로 꿰어 표면만 불로 살짝 굽고 속은 익히지 않은 상태로 조리한 뒤 파, 생강, 시소, 마늘 등 향초 등과 함께 소스를 곁들여 먹는 요리를 말한다. 둘째는 생선을 사방 1~2㎝ 크기로 잘라 향초나 미소 등을 넣고 칼로 두드려 다져 만든 요리다.
타타키 종류 중에 ‘나메로우(なめろう)’라는 게 있다. 그 기원은 뱃사람들이 배가 고파 주변에 있는 생선살을 잘라 초생강, 다진 파, 미소 등을 넣어서 먹었는데 그 요리가 너무 맛이 있어 접시까지 핥아 먹었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나메로우는 ‘핥다’라는 뜻이다. 일본에서 요리를 공부하던 시절,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면 생선회 뜨고 난 뼈에 남은 살을 숟가락으로 잘 긁어 대파를 다져넣고 양념해 고슬고슬한 밥 위에 얹어 맛있게 먹곤 했다. 일본 고급 식당에서도 값비싼 참치나 연어 등을 숟가락으로 발라서 다지는 요리가 있는데 이것을 주방에서는 ‘시바키’라고 부른다. 다른 말로 ‘타타쿠’라고도 하는데 다진다는 의미다.
타타키로 요리하는 생선은 참치, 가다랑어, 전갱이, 날치, 잿방어, 삼치 등 주로 등 푸른 생선이다. 개인적으로 타타키로 제일 으뜸인 생선은 가다랑어가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도 타타키를 만들 때 가다랑어를 가장 기본적인 생선으로 쓰고 선호도도 최고다. 이유는 가다랑어 자체의 향이 불에 그을렸을 때 가장 어울리기 때문이다.
생선의 맛 성분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감칠맛, 두 번째는 수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린내다. 특히 등 푸른 생선은 비린 맛이 흰 살 생선보다 더 많이 난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짚이나 숯불 등으로 생선 겉면을 구우면 수분은 날아가고 풍미와 맛이 한층 좋아진다.
생선을 가스레인지 불에 구워도 되지만 짚 태운 불이나 솔잎을 태운 불, 숯불 등에 구우면 가스 냄새 대신 특유의 향기와 고소함이 더해진다. 이렇게 불로 그을리는 것을 일본말로 ‘아부리’라고 한다. 아부리를 하면 살균 효과는 물론 생선의 수분이 줄고 식감이 개선돼 맛이 농후하게 되면서 풍미도 좋아진다. 아부리를 할 때는 되도록 지방이 많은 생선 배 쪽 살을 추천한다. 가정에서 토치를 이용해 아부리를 하면 간편하게 맛있는 타타키를 즐길 수 있다.
생선을 구울 때 너무 익혀버리면 생선회의 맛보다 구워서 생기는 화학반응으로 일어나는 맛이 더해져 풍미는 좋으나 생선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게 돼버리므로 구울 때 너무 익히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준비된 생선을 결 반대 방향으로 잘라 접시에 담아내는데, 여기에 시원한 맛의 무를 갈아 생선 위에 얹고 폰즈 소스를 뿌려 먹으면 상큼하면서도 깔끔하고 시원한 맛의 생선 타타키 요리가 완성된다.
한국에서는 일본식 타타키를 우리 입맛에 맞도록 변화를 준다. 예를 들어 시원한 야채나 양파 등을 곁들이고 폰즈 소스에 청양고추나 고춧가루, 설탕 등을 넣어 매콤달콤하면서도 상큼하게 조리한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 사람들에게도 한국 스타일의 타타키를 만들어주면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럴 때 요리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간혹 생선 타타키를 두고 신선도가 떨어진 생선을 불로 구워 내는 것 아니냐는 손님도 있다. 물론 등 푸른 생선일 경우 색이 빨리 변하므로 색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볍게 굽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요리사가 물이 간 생선을 타타키로 둔갑시키지는 않는다. 이렇게 대개는 타타키 하면 생선을 생각한다. 요리사인 나도 타타키는 참치나 가다랑어를 살짝 구워 먹는 요리라고 알고 있었다. 일본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처음으로 쇠고기 타타키를 맛보고 깜짝 놀랐다. 쇠고기 타타키의 맛은 정말 놀라웠다. 숯불에 구운 고기처럼 불 맛이 나는 겉면과 신선한 날고기의 풍미가 나는 속이 잘 어우러졌다. 여기에 폰즈 소스의 새콤깔끔한 맛이 어우러져 계속 손이 갔다.
쇠고기 타타키를 맛본 뒤 쇠고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싶어졌다. 생선 공부를 많이 했으니 쇠고기쯤은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쇠고기를 다뤄 보니 생각보다 어려웠다. 조각조각 분리해야 하는데 도저히 그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직접 배워보자 마음먹고 일본에 있는 도축장에 가서 무보수로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청소만 시키고 일을 주지 않다 어느 날 고기 한 덩어리를 던져주며 해체해보라고 했다. 그 고깃덩이가 바로 보섭살이었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워낙 근막이 많아 조금 실수해도 용납이 되는 부위였다. 칼을 좀 쓸 줄 알았기에 가르쳐준 대로 잘 따라 하자 그 뒤로 일 년 반 동안 부위별로 고기 다루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줬다.
필자는 2007년도에 처음으로 분자요리를 한국에 알렸다. 따라서 내 레스토랑을 연다고 했을 때 다들 분자요리에 대한 기대를 했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쇠고기를 스테이크가 아닌 일본 요리로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일식을 기본으로 하는 타타키 전문점을 시작하게 됐다.
쇠고기 타타키를 할 때는 기름기가 많은 투플러스 등급보다는 일등급 정도로 기름기가 적은 고기가 좋고 부위 중에서는 담백하면서도 맛이 좋은 채끝등심을 권한다. 고기를 구운 뒤 얼음물에 담가 온도를 바로 떨어뜨려 고기가 더 이상 익지 않게 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손님들이 로스트비프와 타타키의 차이점이 뭐냐고 묻기도 하는데 이렇게 설명한다. 로스트비프는 고기 중앙까지 열이 들어가 붉은색보다는 핑크빛이 돌고 타타키는 겉면만 익힌 후 빨리 식혀 고기 중앙이 날것인 상태로, 고기 속이 붉은색이다. 쇠고기 타타키의 겉면만 구운 후 손님 취향에 따라 더 익혀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 중앙에 불판을 따로 배치하니 반응이 아주 좋았다.
타타키 요리를 잘하는 곳으로는 도곡동 비스트로칸과 이촌동의 모로미쿠시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모로미쿠시는 볏짚을 이용해 구워낸 생선과 고기류 타타키 맛이 일품이다.
▶쇠고기 타타키
1.무를 강판에 갈아 체에 밭쳐 수분을 가볍게 빼내고 시판하는 유자 폰즈 소스를 적당량 섞어 둔다.
2.쇠고기는 1.5~2㎝ 정도 두께의 덩어리로 잘라 실온에 30분 정도 둬 고기 온도가 실온이 되게 한 다음 굽기 직전에 후추를 넉넉히 뿌린다.
3.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궈 기름을 살짝 두르고 1분 20초 정도 뒤집어 가면서 양면을 굽는다. 고기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준비해놓은 얼음물에 고기를 담가 여분의 기름기와 고기의 열을 식힌다.
4.종이 타월로 고기 겉면의 수분을 제거한 후 먹기 좋게 잘라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1의 폰즈 소스를 뿌려 낸다.
*구운 고기를 보관할 때는 종이 타월로 감싼 뒤 비닐 랩으로 잘 싸서 비닐 지퍼백에 넣고 공기를 뺀 다음 냉장고에 보관하면 맛이 더 잘 유지된다.
*구운 고기를 썰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뿌리고 치즈를 곁들여 ‘쇠고기 카르파초’를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연어 타르타르 타타키
1.횟감용 연어에 초생강, 대파를 넣고 함께 곱게 다져준다.
2.접시에 둥근 원형 틀을 올리고 그 안에 곱게 다진 1의 연어살을 살짝 눌러 담는다.
3.틀을 제거한 후 연어살을 토치로 그을린다.
4.채 썬 시소잎을 올린 다음 시판용 회간장에 와사비를 섞어서 살짝 뿌린다. 기호에 따라 날치알이나 마요네즈 소스를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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