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설악산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서 무작정 시작된 강원도 히치하이킹 여행. 네덜란드에서 온 히치하이커 발트(Bart)와 히치하이킹 경험이 전무한 나는 각자의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로 위에 섰다. 영동고속도로를 잡아 타기 좋은 군포IC에서 출발한 우리의 히치하이킹은 예상보다 순조로웠고 생각보다 따뜻했다.

 

▶군포IC에서 시작된 히치하이킹

 

네덜란드에서 온 청년 히치하이커 발트(Bart)를 만난 것은 ‘카우치서핑’(couchs urfing.com 무료숙박 공유 사이트)에서였다. 그는 한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카우치서핑을 기웃거렸고, 나의 작업실을 발견한 것이다. 어디로 떠날 것인지 여기 저기 알아보던 발트를 확 당긴 곳은 설악산. 포털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설악산 여행 정보는 발트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총천연색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걷기 좋게 길이 잘 닦여져 있는데다 늦가을 정취가 한창인 지금 설악산은 발트에게 당연히 가야 할 곳으로 받아들여졌다. 나도 동행하기로 했다. 히치하이커의 생존법이 궁금했고, 나 또한 일생에 그런 체험을 한번은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을 단풍이 지기 전 어서 설악산에 올라야 했다. 히치하이커 웹사이트를 통해 서울에서 속초까지, 그리고 설악산까지 이동하기로 결정한 우리는 속초행 히치하이킹을 할 수 있는 지점으로 ‘군포IC’를 찾아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속초까지 혹은 그 인근으로 가는 차량을 운 좋게 잡아탄다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

 

지하철을 타고 4호선 대야미역에 내려 20분 정도 걸어 군포IC 톨게이트에 닿았다. 차량만 지나다니는 톨게이트에 두 명의 백팩커가 나타났고, 반대차선으로 길을 건너려는 찰나 아니나 다를까 한 관계자가 우리를 막아 섰다. 그러나 ‘저 아래 계단을 이용해 길을 건너야 한다’는 그의 짜증 섞인 말에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의 히치하이킹을 가로 막고 선 것은 아니었으므로. 속초행 차선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발트는 히치하이킹 전문가답게 톨게이트를 막 지난 차가 정차하기 좋은 지점을 단박에 파악하고 자리를 잡았다. 오는 길에 주워온 박스 상자 한 면을 찢어 그 위에 우리의 행선지인 ‘속초’를 운전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크게 굵게 써서 알림판까지 완성했다. 진짜 히치하이킹이 시작되는 순간, 쏜살같이 지나치는 차들을 보며 발트는 선배로서 쿨하게 한 마디 조언을 건넸다. “Time to be Patience Game.” 인내하고 또 인내하라, 그리하면 반가운 이가 우리 앞에 나타날 지어다.

 

발트는 10대 시절부터 네덜란드의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그 이후 그는 국내 또는 해외 여행 교통수단의 하나로 히치하이킹을 택한다. 19살 무렵 네덜란드를 벗어난 바깥 나라의 히치하이킹이 궁금했던 발트는 덴마크로 홀로 여행을 떠났다. 길 위에서 만난 낯선 이와의 유쾌한 소통, 생각지도 못하게 현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는 등의 특별한 경험들이 현재까지도 그를 길 위에 서 있게 하는 이유다. “오래된 기억이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게 있어. 덴마크에서 네덜란드 집으로 돌아올 때 말야. ‘Going Home(집으로 돌아간다)’이란 뜻의 네덜란드 말을 알림판에 적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어. 외국이니까 도시의 이름을 영어로 적는 게 당연한 거였는데도 왠지 그냥 네덜란드 말을 쓰고 싶었어. 굳이 네덜란드 사람을 만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알림판을 들고 서 있는데 차가 내 앞에 서는 거야. 운전자는 네덜란드 사람이었고 내 알림판의 의미를 단박에 이해했던 거지. 그때 느꼈어. 히치하이킹을 통해 새로운 길이 열리고,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고, 새로운 사람이 찾아올 거라고. 언제 어디서나 동일하게.”

 

차를 얻어 타는데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기본,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수확 없이 낭패를 보고 도로 근처에서 야영을 하며 1박2일을 보낸 끝에 차를 얻어 탄 적도 있었다는 발트의 고진감래 이야기는 이후 계속됐다. 그의 말마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찾아올 새로운 길과 기회에 더 큰 기대와 설렘을 갖게 되는 건 히치하이킹만이 줄 수 있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알림판을 들고 제대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한 지 20분쯤 지났을까. 유경험자 발트에게는 아주 짧은 시간 만에, 무경험자인 내게는 꽤 길게 느껴진 시간 끝에 드디어 차 한 대가 우리 앞에 섰다.

 

 

▶자동차에서 마주한 뜻밖의 인생

 

50대 중반의 차 주인은 보조석에 건축 자재를 싣고 강릉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강릉에서 펜트하우스를 짓고 있다는 그는 급히 필요한 자재 몇 가지를 전달하러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장비와 짐들로 어지럽혀진 차 내부 때문인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음에도 그의 얼굴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뒷좌석에 우리 두 사람을 위해 빈 공간이 만들어졌고 앉자마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건넸다. ‘왜 우리를 태워주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알림판이 멀리서도 잘 보였는지’에 대해. 알림판은 눈에 잘 띄었다고 했다. 우리를 태워준 이유는 청년 시절의 그도 우리와 같은 여행자의 신분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단 한번도 히치하이킹을 시도해본 적 없는 여행자였고, 우리를 보는 순간 히치하이커와의 동행이 제법 흥미로울 것 같았다고 했다. 속초와 강릉 중간 지점까지 3시간 동안 우리 세 명은 호기심이 이끈, 함께 하는 사이가 됐다.

 

여행뿐 아니라 카레이싱, 쿵후 등 활동적인 것을 주로 즐겼다는 차 주인의 청년 시절 이야기에서 대화는 시작되었다. 박사과정에 있는 큰 딸, 대기업에 취직한 둘째 딸, 실버타운에 있는 자신의 노모까지 가족에 관한 얘기도 그의 입을 타고 술술 흘러 나왔다. 먼 나라에서 온 발트에게 여행은 왜 하는지, 한국은 왜 오게 되었는지, 결혼은 했는지 등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후 쉼 없이 꼬불대는 도로 위에서 대화는 잠시 끊긴 채 그는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몇 년 전 뇌경색을 앓고 쓰러져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반년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그의 이야기는 곧은 도로가 펼쳐지자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왔다. 건강했던 때로 돌아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일상적으로 걷고 이따금씩 운전할 수 있는 현재가 더없이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인생사 다 부질 없어요. 아프고 나니까 주변에 사람 하나도 없더군요. 진짜 사람 말이에요. 가족이 있다 해도 어느 누구도 내 아픔을 대신해줄 수 없는 법이잖아요. 산다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내 인생 내가 살아나가야지요.” 동해고속도로 현남IC로 빠져 나온 우리는 아름다운 남애 해변을 마주보며 서로의 건강과 인생을 응원했다.

 

2km에 이르는 남애 해변 백사장에는 나직한 파도 소리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한 여인의 뒷모습 외에는 인적 하나 없는 한가로운 평일 오후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바다 앞에서 그 무엇을 한들 행복하지 않을 수 있으랴. 서울에서 사온 김밥을 가방에서 꺼내든 발트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생애 처음 맛보는 낯선 김밥의 맛은 어떤 형용사로도 표현하기 어려웠다. 해안도로를 따라 동해고속도로에서 속초 방향으로 빠져 나온 차들이 지나치는 도로에서 또다시 히치하이킹을 시작했다. 도로는 꽤 한산했고 쌩쌩 달리는 차의 운전 속도는 강력했다. 군포IC에서부터 사용했던 속초행 알림판을 들고 서 있기를 10여분, 발트를 본 차가 저만치 멈춰 섰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는 차 주인과 그의 동료는 줄담배를 마구 피우던 중 우리를 발견해 태워줬는데, 자동차 내부에서 팍팍한 그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과묵한 차 주인과는 좀처럼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고, 말 대신 침묵 속에 펼쳐지는 바깥 해안도로의 풍경과 일몰의 황홀경에 나직이 빠져들기를 택했다. 애초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히치하이킹만으로 날이 저물기 전 우리는 속초에 발을 디뎠고, 버스나 기차처럼 히치하이킹도 하나의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발트의 주장이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사진설명 : 남애 해변, 설악산

▶반대편에서 유턴을 감행한 사람들

 

우리 여행의 목적지 설악산에 가는 날이다. 속초 시내에서 설악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이번엔 ‘설악산’이라고 쓴 알림판을 들고 섰다. 2차선 도로에는 차가 드물게 나타났고 버스를 타던지 걸어서 가던지 여러 가지 옵션을 놓고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씨를 바라봐주는 이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몇 분 전 반대편 차선에서 차 한 대가 지나가는 걸 분명히 봤는데 그 차가 우리 쪽 차선으로 와서 멈춰 섰다. 우리를 부르는 깜빡이 신호가 켜지자 발트는 차를 향해 냅다 뛰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은 환갑을 훌쩍 넘긴 어르신이었다. 집에 가던 도중 반대편에 서 있는 우리를 본 뒤 유턴해서 한걸음에 달려와 준 것이었다. ‘자신이 아니면 그 누가 태워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어르신은 먼 길도 아니고 설악산 정도야 후다닥 마실 가는 기분으로 간다고 했다. 속초에서 태어나 평생 속초 땅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어르신에게 설악산은 동네 뒷산만큼 친숙한 곳이리라. 매년 단풍을 가까이서 보게 되니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는 점은 속초 사람에게 숙명과도 같은 것. 그러나 가뭄과 기후 변화로 인해 올해 단풍이 예쁘게 물들지 않았다는 데에는 격양된 목소리로 한차례 한탄이 이어지기도 했다.

 

설악산 입구에 도착하자 관광지처럼 잘 꾸며 놓은 외관에 발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입구에서부터 식당과 상점, 카페가 즐비했고 안내 표지판이 곳곳에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 발트에겐 꽤 인상적인 요소였다. 우리는 걷기 좋은 비선대 코스를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11월의 첫 주, 가을 단풍의 끝자락이라곤 해도 아직은 붉게 남아 있는 곱디 고운 단풍 빛은 도시에서 온 우리에게 참 고마운 풍경이었다. 비선대까지 가는 동안 마주친 화장실과 잘 닦여진 트레일을 향해 발트의 감탄사는 계속되었다. 비선대를 지나 설악산 중턱 해발 600m 지점 암벽 한가운데 위치한 금강굴까지 산행은 이어졌다. 가파른 계단을 쉼 없이 올라간 끝에 당도한 설악산의 절경은 방금 지나쳐온 아찔한 순간을 쉽사리 잊게 만들었다. 약 7평 남짓한 좁은 면적의 금강굴은 고승 대덕의 수행처로 사용되었는데, 특히 이곳에 서면 천불동 계곡이 파노라마처럼 장관을 연출한다고 하여 더욱 유명하다.

 

설악산 입구로 돌아와 속초 시내로 가는 히치하이킹은 발트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보이기를 단 몇 차례 만에 쉽게 성사됐다. 설악산에 오는 길에 어르신이 우리에게 베푼 친절은 단란한 세 가족이 타고 있던 이 차 주인과 동일한 것이었다. 반대편 차선에서 우리를 본 이 가족은 방향을 틀어 낯선 히치하이커를 환영해 마지않았다.

 

 

사진설명 : 대관령 양떼 목장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시간

 

여행하는 동안 발트가 경험한 한국에서의 히치하이킹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와 같았다. 인내심 게임이라고 해봤자 최장 20분이었다. 알림판을 들거나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뒤 웬만해선 10분 이내에 차가 멈춰 섰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었다. 발트에게 한국은 히치하이킹하기 좋은 나라로 인식될 만했다. 다만 한 가지 그가 외국인이기에 쉽게 운전자들의 주목을 끌고 흥미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은 형평성에서 살짝 벗어나는 이야기일 수 있다. 특히 셋째 날 운전자들에게 외국인 발트의 인기는 대단했다.

 

속초에서 서울로 돌아가기 전 대관령 양떼 목장에 들르기로 했다. 속초 시내에서 고속도로로 향하는 지점에 서서 ‘대관령’ 알림판을 도로 쪽으로 내밀었다. 강릉을 향하던 차가 우리를, 아니 발트를 반겼다. 차 주인은 여기서 바로 대관령으로 가는 차는 없을 거라며 강릉으로 먼저 갈 것을 권유했다. 강릉에서 횡계로, 그 다음 대관령 양떼 목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히치하이킹으로 과연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탰다. 강릉에서 횡계까지는 버스를 타고 횡계에서 목장까지는 택시를 타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우리는 히치하이킹으로 간다.

 

이번엔 ‘횡계’ 알림판을 들고 섰다. 우리를 유심히 지켜보던 한 어르신은 자신의 의견을 건넸는데 역시나 차를 잡을 수 없을 거라는 부정적인 말뿐이었다. 그럴수록 발트는 더 열심히 달리는 차를 향해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저만치 차가 끽 소리를 내며 멈췄고, 발트의 존재감이 다시금 빛나는 찰나였다. 갓 뽑은 듯 새 차를 타고 있는 주인공은 20대 초반의 앳되보이는 청년. 렌터카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그는 고객이 사고를 당해 차를 인도해주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하루에 다섯 번 이상 강릉과 횡계를 왕래한다는 그의 오늘 세 번째 횡계행에 우리가 동승하게 되었다. 강릉에서 나고 자란 청년은 강원도에 있는 웬만한 산은 이미 정복을 끝냈다고 했다. 그가 강력 추천한 시크릿 정보는 태백산 천재단과 대관령 동쪽 낙맥에 위치한 제왕산, 설악산의 삼형제봉 세 곳이다. 로컬이 주는 여행 정보는 언제 어디서나 굳은 믿음을 준다.

 

횡계IC에서 대관령 양떼 목장 사인이 붙은 간판을 지나 또 다시 어렵지 않게 차에 올라탔고 속초 시내를 떠난 지 3시간 만에 양떼 목장에 도착했다. 바람이 불고 추운 날씨일 거라는 사람들의 말과 달리 목장 전역을 감싼 가을볕 햇살은 유난히 따뜻했고 맑았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양 목장은 규모가 아담했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한 바퀴 산책하기에 좋았다. 한국에 오기 직전 2개월간 말을 타고 몽골 전역을 여행한 발트는 푸르른 초원이 펼쳐진 이곳이 양떼 목장이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에겐 푸르른 이미지의 산책길일 뿐이었다.

 

이제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다. 양떼 목장에서 빠져 나오는 차 중에 한 대를 얻어 타 횡계IC까지는 쉽사리 닿았다. 여기에서 서울로 가는 차를 만나는 행운이 필요했다. ‘서울’이 적힌 마지막 알림판을 만들고 우리는 번갈아 도로 위에 서서 알림판을 선전했다. 마지막까지도 인내심 게임은 20여 분을 넘기지 못한 채 심심하게 끝이나 버렸고, 우리를 서울까지 태워줄 멋들어진 외제차가 저만치 홀로 서 있었다. ‘외국인에게 친절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멈춰 섰다’는 차 주인은 평창 인근 골프장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는 길이었다. 그는 40대 후반의 사업가로 대기업 월급쟁이로 15년 이상 근무한 뒤 현재 호텔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대 초반 이른 나이에 결혼한 그는 대학생 때 이루지 못한 배낭여행의 꿈을 자신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히치하이커와의 만남을 통해 끄집어내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천천히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며 우리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표하는 그에게서 히치하이킹이 이야기하는 ‘소통의 힘’이 느껴졌다. 여행 첫날 발트가 말한 ‘새로운 길이 열리고,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고, 새로운 사람이 찾아올 거라는 것’. 이 말은 여행의 끝자락에서야 신입 히치하이커의 마음 깊숙한 곳에 닿았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은 비로소 하나로 통했다.

 

글 추효정 프리랜서│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5.11.19│기사입력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