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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오지랖으로 타인을 불편하게 한 적은 없는가. 혹은 남의 일에 작은 훈수를 두지 않으면 병이 될 것만 같았던 때는? 의학적으로 보고된 바는 없다. 하지만 ‘오지랖도 병’이라는 말에 100% 동의하는 바이다. 내 ‘작은’ 관심이 상대방에겐 원치 않은 호의였을 수도 있다. 결국 고약한 불치병인 오지랖도 ‘적절한 순간’과 ‘전하는 방법’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오지랖 검사(OZR-Scale)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심리측정 수업을 위해 만든 오지랖 테스트다. 나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일에 자신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고 개입하는’ 오지랖이 어느 정도일까. 각종 논문을 배경으로 ‘대화’ ‘행동’ ‘친화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행동을 측정해 주도성, 시혜성, 관계추구성 등 자신의 오지랖 성향에 대한 설득력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http://ozr.cu.cc/ 나는 ‘오지라퍼’다 오지라퍼 오지랖+~er(접미사, 행위자) [명사]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
▶육하원칙은 절대적인 주문
오지랖도 상황, 장소, 대상, 주체 등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예의와 태도를 기본으로 한 오지랖은 사람들로 하여금 ‘호의’와 ‘호감’으로 생각되기 마련이다. 평소보다 힘이 없어 보이는 직장 동료에게 꼬치꼬치 캐묻기보단 ‘무슨 일 있어?’ ‘피곤해 보인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등 에둘러 표현하는 방식이 예가 될 수 있다. 상대가 직장상사라면, 조언을 듣길 원치 않은 상황에서의 오지랖은 접는 편이 좋다(낄 데 끼라는 반응이 돌아오지 않도록 말이다). 그만큼 오지랖에는 2%의 센스와 상황 판단력, 그리고 타인을 관찰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 묵묵히 들어주는 대나무 숲이 되어라
대화에서 ‘듣기’가 중요하단 건 직장생활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상대방과 시선을 맞추고 ‘너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어필하자.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금물. 이야기를 듣는 순간만큼은 당신은 ‘대나무 숲’이 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상대방과 자신을 너무 동일시해 선을 넘는 행위는 주의해야 한다. 묵묵히 한 귀로 흘려 들을 자신이 없다면, 센스 있는 오지라퍼, 직장동료가 되는 것은 다음 생에 기대하는 것이 좋다.
나는 ‘오지라피’다 오지라피 오지랖+~ee(접미어, 당하는 사람) [명사] 장·단기적으로 오지라퍼들의 관심을 받는 대상.
▶지나친 관심은 사양입니다
관심도 관심 나름이다. 오지라퍼 특유의 ‘내가 정이 많아서’라는 구구절절한 자기변명도 ‘내 아들, 딸 같아서’ ‘내 동생 같아서’라는 말처럼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그땐 상대가 나를 지지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오지랖 당하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상사라면 예의를 기반으로 한 글로 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친인척 사이에도 땅, 정치 얘기는 피하라
너무나도 다른 성향을 보이는 주제의 이야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족끼리도 싸우는 정치 얘기에 직장 선후배들이 얼굴을 붉힐 일은 애초에 근절하자는 것이다. 간혹 상대방이 나에게 ‘세뇌’에 가까운 의도가 보인다면, 차라리 이야기 주제에 관해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도록 하자. 간혹 ‘제가 관심이 없어서요’ 라는 단편적인 이유라도 밝히는 것이 상대와 대화 주제를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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