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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BMW와 벤츠의 수입차 판매 1위 경쟁이 뜨겁다.

사진은 BMW 대표 모델 520d(위)와 9월 베스트셀링 모델 벤츠 E220d(아래).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올해 판매량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하는 게 목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 ‘1+1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는 만큼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BMW코리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시장의 전통적인 맞수로 꼽힌다.
BMW가 수년째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온 사이 벤츠는 ‘만년 2위’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최근 ‘디젤게이트’로 폭스바겐이 주춤한 틈을 타 벤츠가 치고 올라오면서 수입차 1위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올 1~9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을 보면 벤츠가 3만8594대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BMW(3만1870대)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두 회사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벤츠 23.36%, BMW 19.2%다. 벤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0.6% 늘었지만 BMW는 오히려 9.7% 줄었다. 

그동안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는 늘 BMW 몫이었다.
폭스바겐이 급성장한 가운데서도 1위 자리는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판매량을 보면 BMW가 4만7877대를 팔아 1위를 굳건히 지켰고, 벤츠는 4만6994대로 아쉽게 2위에 그쳤다.
하지만 디젤게이트 이후 폭스바겐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올해 수입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벤츠가 폭스바겐 공백을 메우면서 판매량 증대 효과를 본 것. 벤츠는 내심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까지 노리는 모습이다.
2003년 한국법인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1위에 오르지 못한 만큼 올해가 절호의 기회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중단으로 생긴 공백을 벤츠가 어느 정도 메웠다는 평가다.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벤츠가 수입차 1위를 차지하는 동시에 업계 최초로 연간 5만대 판매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벤츠 판매량이 급증한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벤츠는 7년 만에 신형 E클래스를 내놓으면서 베스트셀링 모델 상위권을 휩쓸었다.
9월 판매량만 놓고 보면 벤츠 신형 E클래스 디젤 모델 E220d가 1244대로 수입차 전체 1위를 차지했다. E클래스 가솔린 모델 E300은 818대로 뒤를 이었다.
3위도 렉서스 ES300h(730대) 몫으로 돌아갔다. BMW는 1~3위까지 단 하나의 모델도 올리지 못했다. 

벤츠가 1위 자리를 넘보면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수입차 1위 자리를 지켜온 BMW는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제값 받기’ 전략 때문에 판매량이 주춤한 데다 신차의 부재, 다양하지 못한 라인업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벤츠가 신형 E클래스 효과를 톡톡히 누린 사이 BMW는 이에 맞대응할 만한 신차를 내놓지 못했다.
4분기에도 신차 출시 계획이 없고 주력 모델인 5시리즈는 내년 완전변경(풀체인지) 차량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신차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BMW가 도입한 ‘견적서 실명제’ 역시 판매 부진에 영향을 줬다.
올해 하반기 도입한 견적서 실명제는 고객이 딜러사에 차량 가격을 문의하면 영업사원의 소속, 사진이 들어간 견적서를 발행하는 것.
딜러사들 간 불필요한 할인 경쟁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다. 취지는 좋지만 이게 오히려 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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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독주’ 깨질 가능성 

벤츠는 신차 효과 적중해 

양측 CEO 경쟁도 볼만해 

BMW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력 차종인 520d를 700만~1000만원가량 할인 판매해왔다.
하지만 견적서 실명제를 도입한 지난 7월부터 520d 할인 폭이 300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는 게 수입차 업계가 전하는 분위기다.
 
주력 모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대거 벤츠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품질 논란도 불거졌다.
BMW 320d는 연료 호스 결함으로 화재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주행 중인 BMW의 10여차례 화재 사고를 조사한 결과, 연료 호스 결함으로 화재가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저런 악재가 겹치면서 BMW 측이 내세운 ‘올해 5만대 판매 목표’는 이미 물 건너갔다는 우려다. 

하지만 BMW 측은 이대로 주저앉진 않겠다며 주먹을 불끈 쥔다. 대표 모델인 5시리즈 판매량을 회복해 과거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파격적인 ‘1+1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차량 대금의 15%를 선납금으로 낸 뒤 기존 5시리즈 차량을 월 67만원 할부로 구입하면 내년 초 출시될 신형 5시리즈도 선납금 없이 월 60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5시리즈를 구매하면 추후 신형 차량으로 교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도입한 ‘어드밴티지’ 프로그램과 유사한 형태다. 

지난 10월 초 선보인 이 프로그램은 인기몰이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계약된 차량은 2주간 2400여대에 달한다. 올 1~9월 5시리즈 월평균 판매량이 1151대인 점을 감안하면 2주 만에 두 달치 이상 물량이 팔린 셈이다.
 
BMW 관계자는 “내년 풀체인지를 앞두고 기존 모델과 신형 모델을 고민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전했다. 

이에 질세라 벤츠도 1위 달성에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연내 신차를 대거 선보이면서 잠재고객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S클래스 기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더 뉴 GLS 350d와 날렵한 이미지가 강조된 SUV 더 뉴 GLE 350d 쿠페(뒷좌석 천장이 낮고 짧은 차량)를 출시했다.
벤츠 관계자는 “올 들어 9월까지 벤츠 SUV는 6735대 판매돼 1년 새 150% 이상 성장했다. 이번 SUV 신차 출시로 SUV 풀라인업이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판매량 경쟁보다 더 재미있는 건 베스트셀링 모델 경쟁이다.
하반기 들어 전체 판매량이 벤츠에 밀리는 모양새지만 BMW 측은 ‘베스트셀링카’ 1위만큼은 절대 빼앗길 수 없다며 각오를 다진다. 

올 들어 9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BMW 520d(4481대)다.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했던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4301대)이 2위로 밀려난 사이 1위로 치고 올라왔다. 3위는 렉서스 ES300h(4000대)가 이름을 올렸다. 

티구안 판매가 중단된 만큼 520d가 연간 기준으로 무난히 1위 자리에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벤츠 시각은 다르다.
아직까진 4위에 그친 E300(3851대)의 ‘대역전극’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초부터 판매해온 BMW 520d와 달리 벤츠 E300은 지난 6월 출시된 신차다.
벤츠 측은 불과 4달(6~9월)간 판매량으로 4위 자리에 오른 만큼 내심 520d를 제치는 것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벤츠 E300은 지난 7~9월 석 달 동안 월평균 1051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월평균 498대 판매에 그친 BMW 520d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만약 E300이 뒷심을 발휘해 베스트셀링카 타이틀을 차지하면 2011년(7019대 판매) 이후 무려 5년 만의 1위다. 반대로 520d가 E300 열풍을 잠재운다면 3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는다. 

CEO 경쟁도 눈길을 끈다. 

BMW가 ‘장수 CEO’ 김효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반면 벤츠는 지난해 브라질 출신 영업통을 새 대표로 선임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지난해 9월 벤츠코리아 수장에 오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는 벤츠 브라질법인 승용부문 대표 출신이다. 당시 브라질 내 판매 실적을 두 배로 늘린 공을 인정받았다.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 1위 등극을 눈앞에 둔 만큼 벤츠 본사로부터 더욱 신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부터 무려 15년 넘게 BMW코리아를 이끌어온 김효준 대표 역시 BMW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오픈하는 등 본사로부터 ‘통 큰’ 투자를 이끌어낸 것도 그만큼 입지가 탄탄한 덕분이다.
BMW 영종도 드라이빙센터는 2014년 8월 22일 오픈 이후 2년여 만에 누적 방문객 3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수입차 판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장수 CEO(김효준 대표)와 신참 CEO(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의 자존심 싸움도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BMW와 벤츠 모두 올해 판매목표를 나란히 5만대 이상으로 잡았는데 지금 추세라면 BMW가 좀 더 불리하다. BMW에 뚜렷한 반전 카드가 없는 만큼 당분간 벤츠의 독주를 지켜봐야 하는 형편이다. 물론 1+1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고 있는 데다 BMW 수요층이 탄탄해 진정한 승자가 누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싶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김경민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11.14기사입력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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