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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모른다. 술 많이 마신 다음날 아침, 술이 덜 깨서일까? 어떤 때는 피부가 술 마시지 않은 날 보다 더 뽀시시하기도 하다. 물론 엉망일 때가 더 많다. 결정적으로 전체적으로 부스스 한게 얼굴도 더 커 보이기가 일쑤다. 생각해 보니 20-30대 때 V라인이었던 얼굴이 40대 이후가 큰바위얼굴이 되었는데, 그게 그럼 다 술 때문?

차마 얼굴을 공개할 수는 없다. 방송 작가로 활동 중인 절친 후배녀에게 예쁜 사진 하나 보내라고 했다. 이유를 묻길래 ‘술 좋아하는 당신의 10년 뒤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얼굴이 커지겠지 뭐’ 그녀의 즉각적인 대답은 담담했다. 뜨끔했다. ‘그래도 한 번 해 보라’고 하자 ‘방법을 알려주고 당신 사진을 보내오면 자기도 보내겠다’고 했다. 잠시 후 그녀는 초절정 미녀로 ‘변장’한 얼굴 사진을 보내왔다. 5분 후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늙으면 다 이렇게 되는 거지, 굳이 이걸 왜 해보자고 해서 사람 비참하게 만드냐’고 항의했다. 서글퍼진 건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 않아도 흰머리가 늘어서 서럽던 참에, 얼굴이 쭈구리한 풍선이 되어버렸으니…인생 막장으로 가는 것 같았다.

‘드링킹미러 Drinking Mirro’는 사람 기 죽이는 몸쓸 앱이다. 누구나 늙는다. ‘그러나 늙은 모습이 꼭 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가 중년 이후의 연배들이다. 주름진 얼굴이 멋있을지는 몰라도 예쁜 건 아니다. 백발이 중후함을 상징하긴 하지만 어디 흑발만 할까. 얼굴도 그렇다. V라인이 있고 갸름한 얼굴이 보기 좋다. 얼굴 살이 많은 20대 보고는 ‘통통하다’, ‘복스럽다’라고 표현하지만, 40대 이후가 되면 ‘떡판이다’, ‘대갈공명이다’, ‘괴물같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드링킹미러는 스코틀랜드 정부에서 만들었다. 스코틀랜드 국민들도 우리나라 사람들 이상으로 엄청난 대주가들이다. 한국인이 세계 어디에 가도 주량 하나는 뒤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스코틀랜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바이킹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 가면 게임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그들의 주량은 범우주적이다. 술을 많이 마시니 그만큼 사고도 잦고, 결국 그것은 사회적 비용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스코틀랜드 정부가 ‘드링킹 미러’를 개발한 이유는 국민들이 술 좀 덜 마셨으면, 술 마시고 깽판 좀 부리지 않았으면, 적당히 마시고 일찍들 집에 들어감으로써 가정의 안정을 이뤄 이혼율을 낮춰봤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드링킹미러는 여러가지 정책 가운데 하나다.

안티에이징을 ‘촉발’하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예쁘고 잘생긴 증명사진을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그리고 ‘드링킹미러’를 켜고 스타트 버튼을 탭 한다. 사진을 가져오든지 찍든지 하라는 화면이 뜨고 스타트 버을 누른 뒤 사진을 불러온다. 얼굴을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프레임에 넣는다. 젠장, 얼굴 전체가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어서 ‘일주일에 몇 번이나 마시냐’는 질문이 뜬다. 제로, 1-5, 6-10, 10 이상 등 네가지 등급이 이다. 테스트 삼아 10회 이상을 탭 한다. 잠시 후 괴물 하나가 화면을 꽉 채운다. 얼굴은 두배로 커졌고 축축 늘어졌다. 볼이 불그죽죽해졌으며 뺨에도 서 너 개의 주름이 생겼다. 이마도 내려앉아 눈썹이 눈꺼풀 바로 위까지 접근했다. 6-10회 음주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한다. 주 1-5회 정도는 평상적인 노화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이것은 필자가 이미 노화가 시작된 단계에 살고 있기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절친 후배는 본격적인 노화 과정에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글퍼진 것일테. 중요한 것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대답했을 때의 결과다. 비음주자의 노화가 더디다는 것은 이미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이 앱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나 나왔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젊은이의 10년 뒤 모습은 여전히 예쁘고 아름답다. 단주, 또는 절주를 생각해 볼만한 동기를 주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이 재밌고도 못된 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영국의 데일리메일이 영국 황세손비 케이트 미들턴, 모델 킴 카다시안, 가수 비욘세,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등 유명 스타들의 사진으로 실험해 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비욘세가 주 175cc 이상의 와인을 마셨다고 가정했을 경우 10년 뒤 그녀의 얼굴은 군살이 많아지고 안색이 검붉게 변했고 급격한 피부 노화가 진행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주량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로 보인다. 스코트랜드 정부는 실효성 없는 앱 개발을 위해 세금만 낭비한 꼴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의회로부터 질책을 받을 게 확실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닥치지 않은 미래를 위해 오랜 세월 해오던 습성을 버리지 않는다는 본성이 있기 때문이다. 암에 걸릴 확률이 거의 100퍼센트라고 경고해도, 썩어 문드러진 폐 사진이 프린트 된 담배갑을 뜯어 담배를 피우는 게 인간이다.

이 앱은 아마도 술집에서 삼삼오오 달리던 친구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 히히덕 거리는 놀이감으로 사용될 공산도 크다. 재미있는데다 공짜가 아닌가. 하지만 뒷맛이 씁쓸한 건 사실이다. iSO와 안드로이드에서 받을 수 있다.

 

이영근 프리랜서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3.01.25기사입력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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