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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에게 “노르웨이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연상되느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수려한 ‘피오르’를 떠올릴 것이다.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먹음직스런 ‘연어’를,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뭉크의 명작 ‘절규’가 머릿속을 스쳐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여의도 증권가애서 이 질문을 던진다면 ‘노르웨이 연기금’을 꼽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노르웨이 거대자금이 우리나라 자본시장, 특히 채권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투자자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덕분이다. 노르웨이가 갑작스레 주목 대상이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노르웨이에서 흘러들어온 돈은 지난해 한국 채권시장에 순투자된 5조4460억원(11월 말 기준) 가운데 약 65%인 3조5330억원을 차지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노르웨이는 왜 머나먼 한국 자본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나선 것일까?

711조원 중 60% 주식에 투자

기자는 노르웨이 자금의 실체를 찾아 최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를 방문했다. 노르웨이 연기금의 심장부는 센트럴오슬로 방크플라센 거리에 위치한 노르웨이 중앙은행이다. 우리로 치면 한국은행 본관에 해당하는 고즈넉한 건물 4층에 오르면 30여명의 펀드매니저와 직원들이 블룸버그 단말기를 주시하며 부지런히 무언가를 매매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 조그마한 트레이딩 룸을 통해 전 세계 자본시장에 흘러가는 돈은 무려 3조7230억크로네(711조원)에 달한다. 이 중 60%가 넘는 2조2470억크로네(429조원)는 주식시장에 투자된다. 이곳이 바로 글로벌 자본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바이킹 머니의 컨트롤 타워다.

NBIM(Norway Bank Investment Management)의 윙베 슬륑스타드 최고경영자(CEO)는 “오슬로 본사는 뉴욕 런던 싱가포르 상하이 4곳의 거점사무소를 통해 전 세계 주식의 1%를 보유 중”이라며 “우리 관심사는 세계의 부를 일정부문 소유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노르웨이 연기금을 이해하려면 독특한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한다. 노르웨이 연기금은 우리나라 국민연금이나 싱가포르 GIC 등 여타 큰손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연기금의 종잣돈은 노르웨이 해안에는 엄청난 양의 원유(세계 5위)와 천연가스(세계 3위)를 수출한 돈이다. 1998년 이전만 해도 노르웨이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한 돈을 채권에 묻어뒀다. 안전한 선진국 채권에 맡겨놓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는 투자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시도했다.

“원유 가격 급등락에 비하면 주식은 오히려 안전한 편이다. 후대에 땅 속의 원유를 물려주는 것보다 금융자산으로 부를 키워 놓는 게 현명한 게 아니겠는가.”

이때부터 노르웨이는 천연자원을 금융자산으로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국회는 관련법을 만들었다. 천연자원 수출대금의 소유권을 가진 재무부는 GPFG(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이라 이름 붙은 막대한 자금 관리를 노르웨이 중앙은행에 맡겼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다시 독립적인 운용사 NBIM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GPFG와 외환보유고를 합쳐 운용하도록 했다. NBIM은 CEO부터 직원까지 철저하게 민간 운용사처럼 움직인다. 재무부, 노르웨이 중앙은행, NBIM 등 3개 조직이 역할을 분명히 해 투명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거대 자금을 운용할 토대를 세워 놨다.

NBIM이 운용하는 자금은 미래 노르웨이 국민의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에 활용된다. GPFG가 사실상 국부펀드지만 연기금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바이킹의 부활? 공격적 투자로 유명

NBIM의 투자 성향은 대단히 공격적이다. 자본시장에선 그 옛날 바이킹이 부활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돈의 사용시기가 특정되지 않은 국부펀드 성격이 강한 탓도 있지만 30년 이상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정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설립 초기엔 주식 투자비중이 40%였지만 2007년엔 이 비율이 60%(주식 순시장가치 50~70% 사이 유지)까지 상향됐다. 자금의 거의 전부는 해외에 투자된다. “국내에 투자될 경우 노르웨이 경제를 과열(Overheating)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NBIM의 설명이다. NBIM의 주식투자 비중은 전 세계 국부펀드와 연기금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한 해 -23% 투자수익률로 노르웨이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손실을 입었지만 ‘주식비중 60%’라는 투자 전략은 바뀌지 않았다.슬링스타드 대표는 “국내에서 큰 잡음이 있긴 했지만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NBIM은 오히려 국채비중을 더 줄이고 부동산에 5%까지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식투자 범위도 모든 이머징 마켓과 스몰캡(중소형주)까지 확대했다.

 

황형규자료제공 LUXMEN
발행일 2013.02.15기사입력 20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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