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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 필요는 한데 실행하기가 어렵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서울 수도권 근로자 700명의 은퇴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가장 간결하게 정리한 말이다. 연구소는 지난 2007년에 이어 4년만인 2011년에 두 번째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은퇴준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으나 경제상황이 악화되다 보니 은퇴에 대한 두려움이나 막막함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조사 기간동안 경제성장률(실질성장률)은 5.1%에서 3.6%로 떨어졌고 은퇴기간은 기대수명의 증가(79.2세에서 80.8세)로 늘어났다. 은퇴자금 마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교육비는 22만2천원에서 24만원으로 늘어났다.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은퇴 후 필요자금 규모도 늘어났다. 2007년에는 은퇴 후 필요 기초생활자금에 대해 한 달 평균 101만~150만원을 선택한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011년 조사에서는 151만~200만원을 선택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앞으로 4년 후에 똑같은 조사를 또 한 번 실시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2월 25일, 오늘은 이명박 정부가 끝나고 박근혜 정부가 새로 출범한 역사적인 날이다.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러 가지를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여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이라며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은퇴칼럼을 쓰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취임사 중에서 이 대목에서 귀가 쫑긋해졌다. 박 대통령은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될 때 국민행복시대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도 5년 동안 경제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으나 ‘환율 효과’ 등으로 수출주도형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됐다. 이 때문에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대다수 국민들은 자신들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했졌다고 느끼고 있다.

‘가난은 국가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국가가 국민들의 노후를 완전하게 책임질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적지 않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최대 20만원씩 나눠주는 것도 이 제도가 실제 시행된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할 것이다. 정년 기한을 연장하고 건강한 노인들이 계속 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생 현역’만큼 노후를 위해 바람직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제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온 만큼 국민 개개인이 젊어서부터 부지런히 노후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는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노후 준비는 일찌감치 시작한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시간의 힘을 믿으라는 것이다.

20대, 30대에는 커피 한잔만으로도 꽤 쓸 만한 은퇴준비를 할 수 있다. 이른바 ‘카페라떼 효과’를 예로 들어보자. 점심때 구내식당에서 3천 원짜리 점심을 먹더라도 커피전문점에서 4천 원짜리 커피를 빼뜨리지 않는 젊은 직장인이 적지 않다. 커피는 이제 음료가 아니라 문화의 일부분이 된 듯 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한잔에 4천원이 넘은 카페라떼를 하루에 한잔씩 아끼면 한 달(편의상 토, 일요일 포함)에 12만원을 모을 수 있다. 서운하다면 사무실의 막대커피로 아쉬움을 달랠 수도 있다. 만약 이 돈을 매월 적립식 펀드 투자로 개인연금에 가입하면 30년 후에는 얼마가 될까? 적립식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대략 6%로 잡을 경우 30년 후에는 1억3천만 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일 하루 한잔 카페라떼를 아낀다고 했으니 커피 값이 오르면 적립되는 돈은 더 늘어나게 된다. 매년 물가상승률을 3%로 잡아서 계산하면 30년 후에 모을 수 있는 돈은 무려 1억9천만 원이나 된다.

시간의 힘이 대단하지 않는가? 적은 금액으로 장기간 투자하는 자세가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젊은 투자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취직 후 결혼해야지, 집 장만해야지, 차 뽑아야하지. 돈 쓸데가 너무 많아 저축할 여력이 없다고 세월을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지금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 준비 상황은 어떤가? 국민연금을 빼면 허술하기 그지없다. 이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노후 준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효과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매력적이다. 60세 은퇴시점까지 3억 원을 모아보자. 기대수익률은 연평균 4%로 아주 보수적으로 잡는다. 50세에 연금을 불입한다면 매월 203만원을 넣어야 한다. 10년 일찍 40세부터 시작한다면 월 82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30세부터 시작하면 월 43만원으로도 가능하다.

조윤수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갓 직장생활을 시작한 새내기이든, 신혼부부든 돈을 제대로 모으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제시했다.

첫째, 장단기로 구분된 재무목표를 세워야 한다.

인생에서 큰 이벤트를 그려보고 거기에 맞는 재무그림을 그려본다. 여기에 조금 더 잘박함을 갖고 장단기 목표를 세워 돈을 모은다면 충분히 멋진 생애설계를 할 수 있다.

둘째, 재무목표에 맞는 돈의 꼬리표를 달자.

자신의 재무목표를 그려봤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돈의 규모를 따져봐야 한다. 멀리 있는 목표의 경우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여유가 있고 가까이 있는 목표를 위한 자금은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자연스럽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배분돼 투자할 수 있다.

셋째, 세테크에 최대한 관심을 갖고 최대한 돌려받자.

연말정산을 열세 번째 월급이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넷째, 절제된 돈 관리 습관을 유지하자.

돈 모으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규모 있는 소비습관은 첫 단추를 잘 꿰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커피나 담뱃값을 아껴 여유 있는 노후를 꿈꾸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윤형식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3.02.27기사입력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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