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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스마트 안경인 `구글 안경`(Google Glass)이 최근 언론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세상을 실시간으로 저장하고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놀라운 스마트 기기의 출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은 남보다 먼저 안경을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신청을 받는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 구글 안경를 어떻게 사용할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2월27일까지 보내오면 1500달러에 구글 안경을 팔겠다고 밝혔다. 얼리 어답터의 사용 경험을 수집해 구글 안경의 단점을 보완한 뒤에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금이라도 구글 안경 웹사이트(http://www.google.com/glass/start/how-it-feels/)에 접속하면 이 제품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눈으로 체험할 수 있다. 구글 안경은 인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필자를 더욱 놀라게 한 점은 구글 안경의 개발 과정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구글 안경의 프로토타입(원형, prototype)은 겨우 하루 만에 만들어졌다. 그것도 종이와 옷걸이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재료로 만들었다는 점이 놀랍다. 구글 안경 개발팀의 톰 치(Tom Chi)는 `신속하게 구글 안경의 프로토타입을 만들다`(Rapid prototyping Google Glass)라는 강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참고로 그의 강연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구글 안경의 헤드피스(headpiece)를 예로 들어보자. 개발팀은 진흙을 이용해 실제 제품에 사용될 헤드피스와 비슷한 무게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손쉬운 방식으로 단 하루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덕분에 개발팀은 구글 안경 사용자들이 미래에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톰 치의 동영상을 보면 흥미로운 장면이 하나 더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관객들을 놀라게 한 기술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톰 치가 청중들에게 묻는 장면이다. 이 기술은 영화에서 주인공인 톰 크루즈가 화면에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손짓으로 화면을 컨트롤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데 한 관객은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고, 한 관객은 하루라고 답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톰 치는 "45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화이트 보드와 옷걸이, 헤어밴드, 바인더 클립, 펜, 젓가락 등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 프토로타입 만으로도 손으로 화면을 컨트롤하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게 톰 치의 얘기다.

물론 진흙이나 헤어밴드, 젓가락 등으로 만든 프로토타입이 구글 안경 등 최첨단 스마트 기기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 같은 프로토타입을 통해 실제 제품을 만들었을 때 사용자가 어떤 체험을 하게 될지 미리 느껴볼 수는 있다. 이를 통해 실제 제품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 어떤 기능은 빼야 할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구글 안경의 사례는 아이디어를 얻고 실천에 옮기는 매우 중요한 한가지 방법을 보여준다. 최대한 빨리 아이디어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실험하라는 것이다. 구글 안경 개발팀은 최첨단 기기라도 젓가락과 같은 간단한 도구로 손쉽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실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세상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제품도 하루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이 고민하는 신제품 아이디어는 반나절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아이디어를 머리 속에만 두지 말고 당장 프로토타입을 만들라. 그러면 당신은 이미 목표의 절반에 도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