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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처럼 일했지만 남은 것은 빚과 허리통증뿐...

 

박 모씨는 경기도에서 전기 관련업을 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 생활을 했다. 자녀 두명이 대학에 진학 하면서 평소에 꿈꾸던 전원생활을 위해 고향인 상주로 내려왔다. 자녀 교육부담에서 벗어나 부부는 농촌의 생활을 기대했다. 귀농 후 자녀들의 학자금 마련을 위해 박씨는 농업기술센터 소개로 다양한 작목의 농가들을 만나면서 마침내 시설오이와 한우 30마리를 한꺼번에 시작하는 결단을 내렸다. 영농소득이 가장 높은 작목이 시설오이와 한우라는 이야기를 들은 박씨는 본인의 입장에서는 꼼꼼히 살펴보고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지만 오이와 한우를 동시에 시작한 것은 쉽지 않았다.

 

박씨는 부지런히 시설오이 하우스와 축사를 오가며 매일 이른 아침에 오이를 따서 출하하고 소를 챙기는 생활을 시작한지 2년쯤 되던 해 구제역 파동으로 소값이 폭락했다. 시설오이도 남들처럼 출하량이 많지 않아 하우스 난방유지 비용을 제외하면 초라한 소득만 남게됐다. 자녀의 대학등록금까지 겹치면서 융자를 받아 생활해오다 결국 시설 하우스와 축사를 서둘러 정리하고 경기도에서 전에 하던일을 하면서 융자를 갚고 있다. 무리한 노동으로 인해 부인은 허리통증만 남았고 처음에 꿈꾸었던 전원생활은 물거품이 되었다.(상주시 귀농 귀촌 가이드북에서 발췌) 

 

귀농귀촌 교육과정
<사진제공: 제주=연합뉴스> 
 

#2.어릴적 꿈찾은 공부벌레 사과농사꾼

 

삼성전자에서 13년간 CDMA이동통신 연구원으로 일했던 박성배씨는 도시생활도 아쉬울 것은 없었지만 40세가 넘으면서 어릴적 아련한 꿈을 쫒아 귀농을 준비했다. 그는 본격적인 귀농전에 강원도 홍천에 주말농장을 구해 천마를 재배하기도 했다. 4년간의 준비 끝에 2009년 도시를 떠났다. 귀농전까지는 박씨는 한국농촌관광대학에서 1년간 농촌체험마을을 경험하고 평생교육원에서 도자기 교육도 받고, 개인적으로 천연염색도 공부했다. 2009년에는 3개월동안 합숙하면서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에서 포도 배 복숭아 사과 등 4대 과수에 대한 과수창업교육을 받았다. 그는 “합숙과정에서 다른 귀농인들과 만남은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든든한 힘이 됐고 자연스럽게 과수재배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귀농창업자금을 받아 상주시에 5600제곱미터의 사과밭을 임대받았다. 귀농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는 책 잡지 인터넷을 통해 하루에 4시간 이상 이론공부에 투자해 유용한 정보는 반드시 실험을 통해 터득하고 만다. 농장 곳곳에 그가 개발한 벌레잡이통, 방제기등이 놓여있다. 사과는 100% 직거래 판매를 하는데 처음에는 전직장 동료들이 주고객이었이나 이제는 90%는 모르는 사람들이다. “제 딸들도 껍질째 먹습니다”는 문구가 사과 품질에 대한 그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공부벌레 초보 농사꾼 박씨는 “가족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집도 지어야 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영농법인을 만들어 더 많은 분들에게 맛있고 안전한 사과를 맛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활짝 웃는다. (농림수산식품부, 새싹농부! 희망을 노래하다에서 발췌)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종합재테크 박람회인 머니쇼의 ‘귀농귀촌관’에는 참관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이날 귀농귀촌관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은 40대 이상의 연령대였다. 은퇴를 준비하기 위해 찾았다는 넥타이를 맨 회사원부터 노후 생활을 좀 더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머리가 희끗한 부부, 또 창업에 실패한 후 귀농귀촌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이 등 그 사연도 매우 다양했다. 이들 모두 뉴스나 인터넷, 주위사람들로부터 귀농 귀촌 이야기를 들었을뿐 ‘귀농과 귀촌의 차이를 아느냐’는 질문에 쉽게 답을 하는 이도 드물정도로 막연하게 농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농촌진흥청의 귀농귀촌종합센터 관계자는 “귀농보다는 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고, 정부의 지원정책부터 교육방법, 그리고 지역 등에 대해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농사를 지어 돈을 번다는 목적보다는 자급자족 수준에 만족하고 편안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다소 몽상적인(?) 도시인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대식 고령사회고용진흥원 귀농귀촌센터장은 “신문과 방송에 억대 연봉 직장인 부럽지 않은 귀농 사례가 소개되지만 300만명의 농민중에 억대부농은 전체의 0.56%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시골에서도 억대 수입이 올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단순한 노지재배보다는 축산 과수 시설원예 등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농가 상위 20%의 가구소득은 하위 20%의 가구소득의 12.1배로 도시가구의 7.1배보다 2배 가량 높다. 김 센터장은 정부도 고소득을 장려하는 귀농정책보다는 행복한 농촌을 만들 수 있는 귀촌인 지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귀농이나 귀촌을 지원하는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무척 많다. 이러한 기관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두가지 성공과 실패 사례에서 봤듯이 무엇보다는 철저한 준비와 교육이 있어야만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arm.com)가 만든 자료집에는 귀농 정착까지 과정을 11단계로 소개하고 있다. 귀농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기초사항 정도로 참조할만 하다.

 

1단계는 귀농결심이다. 여러 기관을 통해 정보를 얻고 귀농경험자를 통해서 생생한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2단계는 농가방문. 친척이나 홈스테이 등을 통해 일상의 농촌생활을 관찰하고 농사일에도 직접 참여해 농촌환경에 대한 가족의 정신적 육체적 적응성을 1차 가늠해봐야 한다.

 

3단계는 영농체험. 농촌일손돕기와 농장체험 등을 통해 영농을 직접 체험해본다.

 

4단계는 주말영농. 주말농장은 자신과 가족이 농업에 대한 적응성을 검증하는 시험포장이다. 파종으로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작물의 일생을 관리하면서 느끼는 활동을 통해 도시를 떠나 살 수 있는 자신의 한계를 가늠하거나 나의 의지와 지구력을 테스크해본다.

 

5단계는 가족동의. 가족의 동의는 절대적이어서 귀농의 성패를 좌우한다. 농촌생활은 도시생활에 비해 불편함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전 가족의 회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6단계는 농작물 선택. 작물선택은 정답이 없다. 자신의 기술수준이나 투자규모, 정착지의 기후와 교통여건 등에 좌우되기 때문에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나 기술을 보급하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몇가지 후보작물을 추천받아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7단계는 정착지 물색. 가용예산과 주거환경, 농작물 재배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여러 여건이 비슷하면 타향에서 적응하려는 노력으로 고향에 정착하면 적응의 어려움은 해소된다.

 

8단계는 영농기술 습득. 실제 경험없이 책으로만 익힌 지식은 실전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 우선 영농하는 이웃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고 학문적으로 체계화된 교육은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지원받으면 된다.

 

9단계는 주택 및 농지구입. 인터넷이나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할때는 반드시 나침반을 가지고 현장을 확인하고 토지 건축물의 등기 및 담보 상태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주택 신축시에는 귀농경험자 또는 전문가의 자문을 꼼꼼하게 받아야 한다. 예산을 잘 배분해야 하며 안정된 기반을 잡는데 필요한 기간(4~5년)동안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과 예비비를 확보해야 한다.


10단계는 영농계획수립. 농업기술센터의 작물재배력을 참조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고 농작업 시기나 자재준비등을 준비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검토와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11단계는 마지막으로 정착단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농촌의 지역단위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마을의 애경사와 마을활동 및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복장 음식 대화내용 등에서 현지인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형식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3.06.04기사입력 201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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