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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방에는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누군가는 집에서 일을 하고, 누군가는 휴식을 취하고 또 누군가는 집에서 노는 것이 가장 신난다 말한다. 자신의 삶을 즐겁게 가꾸며 사는 싱글맨의 방으로 들어가 그들의 리얼한 스토리를 들어본다.

 

혼자 사는 남자들은 더 이상 집에서 잠만 자거나 고양이 솜털같은 먼지를 몰고 다니며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무리들이 아니다. 10여 년간 기자 생활을 한 < 남자의 방 > 저자 김일아가 방문한 싱글맨들의 집이 그걸 말해준다. 그들의 취향, 그들의 일, 그들의 피로와 역사, 꿈이 모인 공간을 둘러보다 보면 건조하게 보이던 남자에게 친근감마저 느끼게 된다.

 

남자의 집은 일과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 현실의 많은 것을 반영하기도 한다. 싱글에게 자기만의 공간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자그마한 한 원룸이라도 편안하게 쉬고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이니 말이다. 그 공간엔 그들의 꿈이 있다. 그리하여 싱글의 집은 그 자신이다.

 

남성적이고도 따뜻함이 깃든 방

 

김영필 건축 디자이너

 

김영필 건축디자이너의 방

 

건축 스튜디오 이룩의 대표 김영필의 집이다. 문을 열면 환한 기운이 쏟아지고 천장이 높은 복층 구조의 아늑한 오피스텔이다. 분양면적 20평형, 실평수 8평의 오피스텔은 높은 천장고와 효과적인 창문배치로 평수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내부 수리 같은 간단한 공사는 직접했다. 원래 설치되어 있던 체리목의 굵은 나무 계단은 철거하고, 심플한 라인으로 철제 난간과 복층 분리대를 다시 만들었다. 벽과 계단은 화이트 컬러로 깨끗하게 페인팅하고 메인 벽면에 중성적인 느낌의 코발트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나무와 금속으로 만든 튼튼한 책상과 식탁 겸 아일랜드 테이블을 ㅁ자로 연결해 오픈형 주방과 서재, 침실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시켰다.

 

공간에 힘을 실어주는 그림은 멸종 위기 동물을 그린 것이다. 마카로 러프하게 그린 그림은 거친 표현 속 선한 눈빛이 마음을 붙잡아 공간 스케일에 맞춰 사이즈를 대형으로 주문했다. 전체적인 조화는 집 전체의 색을 아우르는 두 가지 채도의 그레이 톤 패브릭으로 완성했다. 차분한 블루 톤 벽면과 그레이 패브릭의 조화가 남성적이면서도 따뜻한 무드를 만든다.

 

그는 공간을 완성할 때 조명에 큰 비중을 둔다. 그는 사람들이 백열등의 창백한 빛으로만 생활하는 것이 안타깝다. 천장의 형광등을 떼어내고 간접 조명을 설치하면 불을 켰을 때 반사되는 느낌을 풍부해진다.

 

Room info

 

위치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입주 시기 2013년 2월 주거 형태 오피스텔 평형대 20평형


Tip 선반을 활용하면 공간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집게로 선반에 고정시키는 조명, 부착할 수 있는 시계를 두어 책상은 널찍하게, 선반은 수납과 인테리어 효과를 겸한다.

 

그만의 펜트하우스

 

노승호 개인 사업가

 

노승호 개인 사업가의 방

 

7년 동안 다닌 번듯한 직장을 그만둔 노승호는 1년 전 창업을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지은 지 25년 가까이 된 복도식 아파트다. 방이 두개인 아파트를 아늑한 원룸처럼 꾸미기로 하고 화이트 배경에 나무 소재를 사용한 내추럴한 카페 스타일로 콘셉트를 정했다. 공사 후 가장 재미있게 변신한 공간은 거실이다. 원래 있던 거실과 미닫이문으로 구분되었던 침실, 두 개의 부실을 오픈해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확장한 공간에는 TV와 소파를 둔 리빙룸과 침실 공간이 함께 자리한다. 거실 겸 침실이라 덩치 큰 침대는 부담스러웠다. 벽 사이즈에 맞춰 매트리스만 구입하고, 적당한 높이의 오픈형 책장을 두어 사적인 공간은 가리면서 거실과 분리 시키는 파티션을 겸했다. 책장 덕분에 현관 쪽에서 거실을 바라보면 매트리스는 감쪽같이 가려진다.

 

그는 후에 카페를 하고 싶어 미리 주방을 카페 분위기로 꾸며보았다. 목재에 화이트 타일, 빈티지풍 펜던트를 매치하고, 소품을 놓을 수 있는 선반도 장식했다. 펜던트 조명이 시작되는 천장 부분에도 목재를 사용해 카페풍 분위기를 더했다. 서른 여섯 노승호는 혼자 산 지 15년쯤 되었다. 자취도 해보고, 원룸 생활도 하는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경험하면서 싱글남에게는 노하우가 쌓였고, 그것들을 모아 완성한 공간이 지금의 집이다. 아파트 단지로 빼곡한 입지지만 전망도 즐기고 좋아하는 빗소리도 운치있게 듣고 싶어 꼭대기 층을 선택했는데, 펜트하우스처럼 프라이빗한 느낌까지 들어 만족스럽다고 한다.

 

Room info

 

위치 수원구 장안구 정자동 입주 시기 2012년 12월 주거 형태 아파트 평형대 19평형

Tip 거실에 TV가 있지만 공간을 장악하지 않고, 편안한 가구를 두었지만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가구의 통일감과 독창적 배치 덕분이다. 흔히 두는 TV장을 생략한 채 다른 가구와 연결되는 나무 선반으로 간략하게 처리했다.

 

하얀 큐브를 닮은 맨션

 

이석우 가구디자이너

 

이석우 가구디자이너의 방

 

친환경 가구 브랜드 매터앤매터의 대표이자 가구 디자이이너인 이석우가 사는 남산 맨션이다. 이곳은 1972년에 호텔로 지은, 오랜 역사를 가진 건물이다. 그는 위치와 크기도 맘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남산에 폭 안겨 있으면서 하루 종일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운치 덕에 집에 있으면 마음이 한없이 편하고 맑아지는 것이 좋았다고 한다. 원래 두채의 집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였지만 일하는 싱글남에 맞게 실용적으로 설계하고, 살면서 필요한 동선에 따라 한두 차례 구조를 다시 바꿨다.

 

최종 완성된 공간은 문을 열자마자 침실부터 보인다. 원래는 침실이 베란다 쪽에 있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햇살이 쏟아지고 창으로 냉기와 열기가 전달되어 공간을 바꾸었다. 침대는 프레임을 버리고 매트리스만 2단으로 높여 사용하고 있다. 현관을 등진 벽면에는 널찍한 수납장을 짜 넣고, 협탁 대신 밝은 톤의 4단 나무 서랍장과 스툴 암체어를 배치해 개성 있는 침실을 만들었다.

 

주방과 욕실이 숨겨진 듯 자리한 맨션은 구조가 특이해서 좋았지만, 용도에 맞게 분할하는 과정은 꽤 고민스러웠다. 방은 하나 있어야 했다. 베란다를 따라 아담하게 낸 부실은 오각형의 입체적인 유리방으로 집 안에 집이 하나 더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채광, 화이트 벽, 유리가 겹겹이 쌓이면서 시각적으로 풍요로운 이곳은 작업실로 사용한다.

 

Room info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주거 형태 아파트 평형대 22평형


Tip 침실 맞은편은 소품을 적절히 배치해 편안한 장면을 만들었다. 원래 호텔이었던 터라 현관이 좁고 들어오자마자 공간이 시작되는데, 마루의 벽을 따라 자전거와 그림 액자, 오픈형 장식장을 나란히 두어 시선이 연장되게 했다.

 

조용한 남자의 삼나무집

 

유재선 일러스트레이터, 빈티지 인형 수집가

 

유재선 일러스트레이터의 방

 

유재선의 집은 작업실과 주거를 겸한 오피스텔이다. 7년 전 일본 여행길에 우연히 큐피드 인형을 발견한 뒤 빈티지 인형을 모으는 취미를 갖게 되었는데, 틈틈이 모은 인형이 점점 불어나 이고 살아야 할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아파트로 옮겼다.

 

이 집의 주요 마감재는 화이트 컬러를 입힌 목재가 아닌 자연의 질감을 가진 삼나무다. 그는 몰딩이나 창틀 등 최대한 많은 부분에 나무 마감재를 사용했는데, 천장의 등 박스뿐 아니라 확장한 베란다에도 적용했다. 빈티지 캐릭터 인형과 장난감, 빛바랜 잡지, 낡은 가구나 옛날 사진 등으로 가득 채워진 작업실과 달리 그의 작품과 컬렉션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삼나무 옷을 입은 이 집에서는 오래되고, 다정하며, 따뜻한, 그가 좋아하는 감성들이 체에 거른 듯 담백하게 묻어난다.

 

그는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와 영감을 얻고 싶었다. 그런 바람을 반영한 가구와 소품 선택이 눈에 띈다. 거실에서는 공간을 가득 채우는 덩치 큰 소파와 TV가 보이지 않는다. 가구는 디자인이 간결한 빈티지한 감성의 2인용 소파와 암체어, 테이블뿐이다. 벽면에는 빈티지 소가구와 소품 몇 점이 모여 있고 나머지는 여백으로 비워두었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부지런히 하루의 햇살을 지나가는 벽면은 무엇이든 쉬어갈 수 있는 커다란 캔버스다.

 

Room info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입주 시기 2009년 주거 형태 아파트 평형대 24평형


Tip 무조건 주변을 예쁘게 꾸며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가전도 집과 어울리도록 흰색으로 선택하고, 변기나 세면대를 하나 사도 내 눈에 좀 더 예뻐 보이는 것을 발품 팔아 고른다. 그래서 꾸미고, 모으고, 고치고 하다 보니 예기치 않게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이 되었다.

 

하나하나 직접 고친 집

 

이진호 셰프

 

이진호 셰프의 방

 

뉴질랜드에서 날아와 단숨에 주목할 만한 셰프로 화제를 모은 이진호가 지난해 여름 제대했다. 이진호 셰프는 요리를 연구하는 작업실과 주거를 겸할 수 있는 스튜디오 형태의 공간을 원했다. 전 주인이 4~5년을 살았다는 집은 폐허 수준이었다. 그는 적절히 부실이 나뉘고 탁 트인 공간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 좋은 주인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얻어 원래 마감재를 모두 뜯어내고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 공사는 그가 직접 했다. 천장을 올려 스튜디오 느낌을 냈다. 방 두 개와 욕실을 제외하고, 주방과 거실은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주방을 중심으로 모든 공간이 소통되게 했다.

 

그는 성격만큼 꼼꼼하게 집을 고쳤는데, 벽면 공사에만 며칠이 걸렸다. 벽지를 뜯어내고 물을 뿌려가며 일일이 긁어 울퉁불퉁한 것을 없애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해 벽면을 고르게 만들었다. 그러고도 평평해진 벽면에 백시멘트를 바르고 샌딩을 한 다음에야 페인트를 입혔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역시 주방이다. 오픈형으로 넓고 세련된 주방은 상판, 가구, 레인지 후드, 내부 서랍장까지 모두 따로 구입해 그의 표현대로 '오려 붙여' 만들었다. 전체적인 디자인을 구상하고 을지로와 브랜드의 공장까지 직접 찾아가 가장 저렴한 가격에 부품을 하나씩 구입해 조합했다. 그렇게 이진호 특유의 땀과 에너지로 한 달여 만에 근사한 홈 쿠킹 스튜디오가 완성되었다.

 

Room info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입주 시기 2012년 9월 주거 형태 빌라 평형대 20평형대


Tip 자재는 을지로 등지에서 먼저 눈으로 본 다음 인터넷에서 같거나 비슷한 것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 을지로 뒷골목에 가면 제품을 진열해 둔 창고형 가게나 브랜드의 재고 창고 등이 있어 3분의 1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신정인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3.07.17기사입력 201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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