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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하회마을
적극적인 귀농인 정착 지원 사업을 벌인 경상북도는 귀농·귀촌 1번지로 거듭났다. 사진은 경북 안동 하회마을.

 

“자연 경관이 좋은 곳을 택할까?” “좋은 이웃이 있는 곳으로 할까?”

 

귀농 지역을 정할 때 가장 처음 맞닥뜨리는 고민이다. 예전에는 귀농 지역을 찾을 때 천편일률적으로 경관이 좋은 곳을 택했다면 지금은 다르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이웃이 가까이 있어 손쉽게 어울릴 수 있는 곳을 최고로 친다. 귀농할 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치 좋은 곳을 고집하다 보면 살기 편한 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때문. 전문가들은 “귀농은 상상 속 전원생활이 아니다. 치열한 현실이며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각오하지 않으면 귀농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 귀농 교육은 어디서

 

지자체 농촌체험장·귀농투어 인기

 

“단순히 시골로 이사할 사람이 아니라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길 근본을 찾는 사람을 모집합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귀농학교 하반기 모집 공고란에 적힌 글귀다. 지난 3월 제4기 귀농학교는 13명으로 출발했지만 3명이 중도 하차했다. 예상보다 귀농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포기했다. 귀농학교 운영자 박기윤 씨는 “귀농이 목적이지만 귀농하기로 마음먹었다가 교육 과정 중에 그만두는 것도 중요한 선택이다. 집 사고 땅 사고 1~2년 농사짓다 포기하면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그만큼 철저한 귀농 준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귀농학교는 전국 귀농 교육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장기 과정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교육을 받다 보니 귀농학교 수료하고 3년 이내 귀농을 하는 비율이 70~80%에 이른다. 일반 귀농 프로그램 수료 후 귀농 비율이 10%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귀농학교 입학금은 120만원.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비, 숙박비 등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9개월 과정치고는 비용이 꽤 저렴하다. 교육은 작목별 전문 농가 현장실습이 주를 이룬다. 장소는 강원도 화천군, 홍천군, 춘천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귀농 교육 기관, 과정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전국 22개 교육 기관에서 26개 과정을 운영했는데 올해는 29개 기관, 36개 과정으로 급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적극적으로 귀농 예산을 책정해 지자체별로 지원을 하다 보니 귀농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귀농 교육 과정은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arm.com)에서 한눈에 알 수 있다. 귀농 교육은 온라인으로도 수강 가능하다. 수업은 준비, 활동, 정착 단계별로 나뉘어 개설된다. 특히 활동 단계 교육이 유용하다. 이 또한 정규 과정과 공개 과정으로 나뉘는데 정규 과정은 한 달 과정으로 고추, 약용 작물, 블루베리 등 작물 재배법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룬다. 1년에 강의는 다섯 번 열리며 한 번에 1200명씩 수강한다.

 

오프라인 교육 과정은 귀농 실습형, 귀촌 실습형, 귀농 창업 합숙형 등 3가지로 나뉜다. 귀농 실습은 농업 생산, 유통, 가공 등에 종사하는 걸 배우고, 귀촌 실습은 농촌 관광과 농촌 체험 사업을 어떻게 할지 익힐 수 있다. 올해 귀농 실습형 교육 과정과 귀촌 실습형 과정은 각각 16개씩이며, 귀농 창업 합숙형은 4개 과정이 열린다. 귀농 실습 과정이 100시간 내외로 귀촌 실습형보다는 2배가량 길다. 귀농 창업 합숙형은 300시간 내외로 두 달간 합숙한다. 합숙은 천안연암대학,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 서해영농조합법인 등에서 진행한다.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귀농 체험 프로그램도 꽤 유용하다. 충북 옥천군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7월부터 10월까지 도시민 농촌체험장을 운영한다. 체험 참가자들은 옥천군의 귀농정책 설명을 듣고 옥수수 수확 체험과 함께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에 참여한다. 옥천군은 포도 따기, 두부 만들기, 고구마 캐기, 땅콩 캐기 등 다양한 농촌 체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단양군에서는 지난 6월 1박 2일 일정으로 ‘행복 단양의 도시민 귀농 체험’이 진행됐다. 단양군 귀농정책과 빈집 토지 정보, 귀농 사례 소개, 마을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귀농을 원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이 주최한 귀농버스 투어 프로그램은 1박 2일 일정으로 수도권에서 경북으로 귀농하기를 희망하는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북 영천, 청도 등을 방문해 귀농인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복숭아 시험 재배 현장, 포도 농장 등을 견학했다. 김종진 경북도 농업기술원 귀농교육담당자는 “수도권 귀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경북 일대의 다양한 귀농 정보를 제공했다. 농촌생활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실시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고 전했다.

 

귀농 교육

 

2. 정부 지원 어떻게 받나

 

창업자금 최대 2억원까지

 

단순히 텃밭에서 농사만 짓는 걸 귀농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귀농 사례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서울에서 은행 지점장으로 직장생활을 마치고 시골로 내려가 펜션 사장으로 변신한 김 모 씨, 대기업 임원을 하다 귀농해 야생화를 기르기 시작해 현재는 야생화식물원 사업까지 손을 뻗친 정 모 씨 등 다양한 케이스가 있다. 시골의 넓은 땅을 산 후 한 필지씩 집을 지어 주변 사람들에게 매매하는 사례도 흔하다. 부동산 개발 사업자로 변신한 케이스다.

 

요즘엔 ‘귀농·귀촌 창업’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귀농·귀촌을 창업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귀농·귀촌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창업을 돕고 있다. 자금이 부족한 경우 농어업 창업자금으로 가구당 2억원까지 저리로 융자도 해준다. 농어가 주택 구입이나 신축이 필요할 때도 4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상자는 가구주가 가족과 함께 농어촌으로 이주해 실제 거주하면서 농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여기에다 농촌으로 이주 예정인 사람, 2년 이내 퇴직 증빙을 할 수 있는 퇴직 예정자,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근로자도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사업 신청일 기준으로 공무원, 교사, 공기업, 정부와 지자체 출연기관·농수축협 등에 재직할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귀농·귀촌자금은 농협, 수협을 통한 대출 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을 받으려면 일단 농어촌 지역으로 전입한 날을 기준으로 해서 1년 이상 농어촌 이외 지역에서 거주했어야 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지자체 등이 주관하거나 지정한 곳의 교육을 3주 이상(또는 10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민간단체에서 받은 일반 농업 교육도 인정하는 한편 사이버 교육의 경우에는 총 이수 시간의 50%를 인정해 주는 게 특징이다. 귀농 후 실제 영농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사람이나 농수산계 학교 출신자, 후계농어업인으로 선정됐던 사람, 농수산업 인턴 이수자(3개월 이상)는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대출은 담보와 개인신용, 농업신용보증기금(농신보) 보증 등 방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대출액은 신청자 여건에 따라 조정된다. 단 농신보 보증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농업에 종사하며 농협조합원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대출금리는 연 3%이며 5년 거치 후 10년간 분할해 상환하면 된다. 자금 신청은 귀농 지역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나 농업기술센터에서 가능하다. 김부성 귀농귀촌센터 지도관은 “창업자금은 귀농 시점에서 바로 이용하는 것보다 3~4년 농사를 짓고 난 뒤 규모를 늘릴 때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귀농하는 사람을 위한 행정 지원 서비스도 강화됐다. 집을 짓거나, 농지를 대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행정 절차는 생각보다 번거롭다. 귀농을 지원하는 각 시군은 대부분 민원실에 별도 관련 지원 팀을 만들어 일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점.

 

김부성 지도관은 “이상적인 생활만 꿈꾸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위험한 자세다. 각종 교육 과정과 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귀농 목적에 따른 맞춤형 준비를 해야 한다. 일반적인 전원생활과 귀농생활은 준비 과정이 엄연히 다르다”고 충고했다.

 

귀농 적성

 

3. 집 짓고 땅 사려면

 

빈집 수리비 지원 이용해볼 만

 

귀농생활을 위해 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존 주택을 임대해 사용하거나 구입하는 방법이 있고, 농촌 빈집을 수리해 사용할 수도 있다. 직접 땅을 구입해 신축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주택 구입자금으로 여윳돈을 탕진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귀농·귀촌해 사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주택 규모를 키웠다 후회한다. 관리하기 편한 경제적인 집이 가장 좋은 집이다.

 

농촌 빈집을 구입해 간단한 수리만 하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간단히 수리해 사용할 수 있는 빈집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 실제 수리를 하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이때 지자체의 ‘빈집 수리비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80여개 시군에서 실시 중이다. 예를 들어 경북 봉화군에서는 빈집 수리비용으로 300만원을 지원한다. 물론 각 지자체별로 조례가 다르기 때문에 자격 요건도 천차만별이다. 귀농하기 전 해당 시군관청에 직접 문의해보는 게 좋다.

 

농지를 구입해야 한다면 영농 형태에 따라 규모나 토질, 물 사용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 농업용으로 구입할 때는 ‘국토의 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농림지역’, 농지법상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경지 정리가 잘돼 있어 농사짓는 환경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이다. 만약 주택으로 쓰거나 펜션, 전원카페, 식당, 숙박시설 등으로 사용할 때는 ‘국토의 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관리지역’이어야 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 개발행위를 통한 시설물 건축이 까다롭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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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강승태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07.24기사입력 201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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