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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판단력 부족. 이혼은 인내력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20년, 30년을 참다 참다 인내력에 한계를 드러낸 부부들의 ‘황혼 이혼’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한다.

 

대법원이 발간한 ‘2013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11만4316건의 이혼사건 중 결혼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가 3만234건으로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에는 22.8%였는데 ‘황혼 이혼’이 꾸준히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결혼
드라마 '결혼의 여신' 중 극중 결혼장면
 
동거기간이 4년 이하인 부부의 ‘신혼 이혼’은 전체의 24.8%인 2만8204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와 대비된다. 자식들보기 부끄럽지만 성격차이, 외도, 정신적 육체적 학대 등 말못할 사연 때문에 더 이상 못살겠다는데 어쩌겠는가?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자식들을 다 키워놓고 이제는 참고살지 않겠다. 나도 인간답계 살고 싶다는 아내들이 늘고 있다”고 황혼이혼 증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91년 민법 개정과 함께 도입된 재산분할제도의 영향도 황혼이혼을 결심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이 판결한 재산분할사건 493건 중 아내에게 50%가 넘는 비율을 인정한 판결은 22.5%로 크게 늘었다. 98년엔 5.4%, 2005년에는 9.4%에 불과했다.

 

그래서인지 50~60대 남자의 술자리에선 이런 농담이 돌고 있다. 와이프한테 이혼 안당하고 붙어 살 수 있는 비결은? 주방일을 전담하고 집안 청소까지 책임진다. 투잡으로 몸이 부서져라 일하면서 최대한 돈을 벌어온다. 퇴직해서도 세끼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온다.

 

좋은 대답이지만 아쉽게도 정답은 아니란다. 재산을 모두 부인 명의로 해주는 것이 이혼 안당하고 같이 살수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 이유를 들으면 배꼽 빠지게 웃기면서도 씁쓸하기도 하다.

 

와이프가 이혼하면 자신의 재산을 절반 떼어줘야 하기 때문에 재산을 뺏기는 느낌이 들어 웬만하면(?) 데리고 산다는 것이다.재산을 남편 명의로 해 놓으면 아내가 이혼할 경우 남편 재산 절반을 뺏어오는 느낌이 든다나 어쩐다나....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부부가 백년해로 한다는 것이 어렵기는 어려운가 보다.

 

통계청 조사에서 배우자에 대한 만족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이 직장에서 퇴직할 때 쯤인 55~59세때 만족도가 가장 낮았고 남성은 70~74세때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참고로 남성의 배우자 만족 비율은 71.8%로 여성의 59,2%보다 한참 높았다.

 

더 이상 참지 않고 여성이 이혼을 결심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진화된 재산분할제도와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부부가 백년해로 하든 이혼해서 갈라져서 살든 수명이 늘어난만큼 이제는 여성의 은퇴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충 계산해봐도 여성의 평균수명은 84세로 남성의 77세보다 7년을 더 오래산다. 결혼할 때 평균 나이는 여성이 29.4세, 남성이 32.1세로 여성이 세 살이나 더 어리다. 결혼 연령과 평균수명을 계산하면 아내가 남편보다 10년 더 오래 사는 셈이다. 결국 남편없이 10년을 더 살아야 하기 때문에 남편에게만 초점을 맞춘 노후준비는 아내에게 허술하기 마련이다.

 

통계청이 2010년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가구를 조사했더니 세집 건너 한집꼴로 여자 혼자 살고 있었다. 통계가 아니라 시골이나 아파트단지의 노인정이나 양로원에 가면 할머니들은 가득하고 할아버지는 찾아보기 어렵지 않던가?

 

결혼해서 홀로 남겨진 아내들뿐 아니라 요즘은 학력좋고 직업도 좋은데 혼자사는 골드미스들도 차고 넘친다. 현재 30대 초반 여성 열명중 세명은 미혼이며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 찾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혼인을 포기한 고령 미혼여성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앞으로 20년 후엔 44세 여성중 무려 18.9%가 결혼을 하지 않고 미혼으로 남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혼했지만 남편이 덜컥 죽고 혼자 남은 아내와 아예 결혼하지 않은 미혼으로 노후를 보내야 하는 여성은 어떻게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가? 자식만 믿고 있기만은 자신이 측은해지고 서러워질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 ‘은퇴와 투자’ 최근호는 ‘여자의 은퇴’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전업주부의 경우 특히 남편 사후 10년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먼저 국민연금을 챙겨야 한다. 부부가 모두 생존시에는 모두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다만 남편이 사망할 경우 유족연금이나 본인의 노령연금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본인의 노령연금을 선택할 경우 노령연금에 유족연금의 2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남편이 받던 노령연금의 40~60%를 수령하게 된다. 또 금융기관의 연금을 가입할 때 남편을 피보험자로 지정하면 남편 사망 후 일정기간이 지났을 때 아내가 연금을 수령할 수 없게 된다.

 

형편이 된다면 남편과 본인 명의로 연금을 하나씩 가입해 두면 좋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남편보다 오래 살 확률이 높은 본인을 피보험자로 지정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아예 부부형으로 가입하면 부부중 어느 한쪽이 생존해 있다면 연금이 지급된다. 주택이 있다면 주택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주택이 남편 명의로 돼 있어도 부부 모두 사망시까지 연금이 지급된다.

 

맞벌이 여성은 국민연금, 퇴직연금만 잘 관리해도 노후 준비가 가능하다. 남편 명의의 연금과 본인 명의의 연금 수령시기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남편없이 홀로 보낼 10년을 준비할 수 있다. 즉 남편 명의의 연금은 은퇴생활 초기에 받고 본인 명의의 연금은 은퇴생활 후반부에 수령하는 방식이다.

 

골드미스는 해지가 어려운 장기 연금상품에 무조건 가입해 강제적으로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물론 개인연금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남편 자식도 없이 혼자 살게 되면 연금이 남편이자 자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골드미스는 은퇴 후 노후생활비만큼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의료비와 간병비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은 치료기간 동안 의료비는 물론 소득원이 끊기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버는 소득 외에 다른 소득원이 없는 골드미스에게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의료비에 대한 보장을 준비할때는 의료비를 실비로 보장해주는 보험과 소득상실에 대비한 보험을 함께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적인 준비를 잘 했다고 노후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노후를 자기 인생에서 보람있는 시간이 되게 하는 일은 자기 책임이다.

 

노년에 대한 성찰을 다룬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란 책을 쓴 시인이자 수필가 이정옥씨는 “노년에 접어든 여성이 행복하려면 남편의 후광이든, 보석이든, 자녀에 대한 기대든 뭐든지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초 가꾸기, 텃밭 가꾸기, 뜨개질 하기, 반짝반짝 가구 닦기 등 일상의 작은 일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하는 감수성은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는 이씨의 말에 귀기울일 여성이 얼마나 될까?

 

 

윤형식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3.10.24기사입력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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