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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서 공급면적 82㎡ 오피스텔을 2억2000만원에 매입한 박 모씨(58)는 이곳을 인근 영어학원 원어민 강사에게 임대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계약 조건은 월세 120만원. 임차인이 외국인이라 일명 `깔세(통월세)`로 1년치 임대료 1440만원을 선불로 받았다. 연수익률 6.5%로 안정적인 수입에 이 돈을 이율이 높은 저축은행에 예금하면서 연 2~3%의 쏠쏠한 `보너스 수익률`까지 챙겼다. 그는 같은 건물의 방을 하나 더 구입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점점 늘면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임대사업이 고수익 틈새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은 세입자 관리가 비교적 간편하고 수익도 안정적이라 인기가 좋다. 대부분 통월세로 1~3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내는 사례가 대부분이라 한꺼번에 받은 임대료를 운용해 수익을 더 높일 수도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대부분 외국인을 고용하는 회사나 해당 국가에서 임대료를 대신 내주기 때문에 임대료 인상에 대해 저항이 크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면서 투자 대상지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 평창동 한남동 이태원동 고급 단독주택이 주요 투자처였다면 최근에는 도심권 고급 오피스텔이나 빌라와 주상복합 아파트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서울시 내 외국인이 선호하는 거주 지역은 외국인 학교가 있는 용산구 한남동이나 서대문구 연희동, 고급 주택이 많은 서초구 방배동ㆍ용산구 이촌동 등이다. 외국인 쇼핑 중심지인 이태원동과 각국 대사관이 인접한 용산구 동빙고동도 선호지역으로 꼽힌다.

용산구 한남동은 용산 주한미군기지 등이 가까워 외국인 임대 수요가 풍부한 곳이다. 이곳 대사관 밀집지역 인근에는 외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고급빌라들이 많다. 이 일대 고급빌라 매매가는 3.3㎡당 3000만원 선으로 전용 85㎡ 빌라의 매매가는 6억원 선이며 임대료는 월 350만원대다. 동빙고동 일대 고급빌라 역시 외국인 임대사업이 꾸준히 이뤄지는 곳이다. 전용면적 120㎡ 기준 400만원대에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새롭게 각광받는 지역을 찾으려면 여의도 지역 오피스텔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국제금융센터(SIFC)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SIFC 빌딩 3개동, 55층과 72층짜리 파크원 빌딩 2개동, 50층짜리 전경련 신축 빌딩 등이 줄줄이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 이들 빌딩에는 외국계 직원도 상당수 입주한다. 업계에 따르면 ING자산운용 다이와증권 딜로이트 아사히가세이 LG하우스 등 외국계 대형 금융사와 대기업이 상당수 임대계약을 완료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주거시설이 없어 외국인과 전문직 종사자들을 노린 임대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여의도 내 전체 오피스텔은 4911실. 반면 최근 5년 사이 공급된 오피스텔은 364실에 불과하다. 2009년 공급된 여의도 에스트레뉴와 2007년 공급된 파크센터는 여의도역에 인접해 있고 처음부터 고급형 임대 오피스텔로 설계돼 외국인들의 주 임차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7~2008년 준공된 더샵아일랜드(528실)와 여의도자이(350실) 등도 비교적 신축 물건에 속해 임차 수요가 쏠릴 전망이다. 넥서스리얼티그룹은 올해 이후 3년간 여의도지역 오피스텔 임대료 상승률을 10% 안팎으로 예상했다. 에스트레뉴 공급면적 168㎡를 현재 매매가인 11억~12억원에 인수할 때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400만원 정도다. 넥서스리얼티그룹은 3년 후인 2014년께 이 오피스텔 168㎡가 보증금 7000만원에 월 550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연간 7% 수준이다.

그러나 외국인 임대사업이 인기라고 해서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성공적인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을 위해서는 외국인 특성에 맞는 주택과 계약조건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공실을 줄이고 원활하게 임대하기 위해 외국인들이 원하는 주택형을 선택해야 한다. 국내 임대시장의 대세는 실수요자 관심이 높은 85㎡ 이하 중소형으로 넘어온 지 오래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소형보다는 중대형을, 단독주택보다는 빌라나 주거용 오피스텔을 선호한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주택을 분양하는 업체들은 아예 주택 설계부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주택을 내놓는 사례도 있다. 기존 주택을 매입해서 임대하는 것도 좋지만 이와 같은 맞춤형 주택을 분양받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것도 좋다. 외국인 전문 부동산업체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정보를 얻는 것도 필요하다.

계약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외국인과 임대계약을 체결할 때는 영문계약서를 작성하는 예가 많다. 영문계약서는 일단 언어의 장벽이 있어 일반계약서보다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일반적인 내용 외에 특약사항은 적확하게 명시돼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 보증금 없이 통월세로 임대료를 받는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별도로 100만~300만원 선의 소액 보증금을 받는 것이 좋다. 외국인 임차인들이 해당 주택을 자기 집처럼 다루게 하기 위한 것이다. 주택에 손상이 생기면 수리비로 사용할 하자보증금 개념이기도 하다. 또한 예기치 못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를 대비해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계약서에 주택 손상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 계약 해지 관련 조항을 미리 만들어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외국인 임차인은 그들을 고용하는 한국 회사 사정에 따라 급하게 한국을 떠나게 되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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