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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많은 것을 알려준다. 디자인과 브랜드 그리고 즐겨 사용하는 기능만 봐도 소유자의 라이프 스타일 대부분을 짐작할 수 있지 않던가. 그래서 우리는 신중하게 모바일 기기를 구입한다. 최신 스마트폰의 성지로 통하는 한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불과 1년도 유지되지 못할 첨단 기능 마케팅에 더 이상 매력을 못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러시를 이루는 보급형 스마트폰의 행보 역시 그 증거다.

지나치게 총명한 스마트폰 탓으로 현대인은 한층 피곤해졌다.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스마트폰 상륙 이전의 시기를 떠올려보면 공감할 것. 그 시절 우리는 보낸 메시지를 읽고도 답하지 않는 친구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았고, 실시간으로 메일을 체크하며 그렇지 않아도 빼곡한 업무 시간을 연장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스피디하고도 치밀하게 도시인의 일상을 파고든 ‘스마트폰이 좀 성가시지 않나’라 생각될 즈음, 가격을 확실히 내린 보급형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해 뭔가 억지스럽게 첨단을 지향하던 스마트폰 문화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 넣고 있다.

왜 ‘저렴이’ 스마트폰인가

한국은 최신 스마트폰의 욕구가 무척 큰 나라다. 좁은 국토와 많은 인구가 타인과 비교를 일상적으로 만든 탓이다. 지인이 새로운 기종의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나도 그에 준하는 기종을 소유해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시달리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니까. 그래서 2년 정도가 수명인 기기에 실로 부담스러운 비용을 치르고, 자칫하면 위약금을 물 수 있는 약정 제도 역시 관대하게 수용하며 우선 첨단 스마트폰 유저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고가의 스마트폰에 집중하던 회사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고급스러운 스마트폰을 쇼핑할 수 있는 이들은 다 구입해 버린 걸까.

올해 고급형 스마트폰의 예상 출시 대수는 3억7000만여 대. 작년에 팔린 고급형 스마트폰 출시량에 비하면 늘어났지만, 상승 폭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2010년에는 전년 대비 89% 늘었던 것이 2011년에는 58%, 2012년에는 25%로 스피디하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비교해 12%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5% 안팎이 될 수 있다는 흐린 전망도 있다. 반면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은 폭발적으로 영역을 늘리고 있다. 2011년엔 전년 대비 70% 상승했고, 올해 예상 출고량은 5억8000만 대로 전년 대비 60% 상승한 수치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보급형 스마트폰 시대로 가고 있다. ‘저가’ 혹은 ‘보급형’이라 불리는 스마트폰의 기준은 출시가 299달러 이하를 말한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모바일 기기에 의구심을 품어 본 적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 관심 갈 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은 누적 판매량이 15억 대에 이르는 노키아의 ‘시리즈 40’이란다. 웹 서핑과 SNS, 간단한 게임 정도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100 달러 정돈의 가격으로 높은 인기를 누린 것. 세련된 디자인으로 정평 난 애플도 저가형 아이폰 ‘아이폰5c’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저가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미니’와 ‘골든’ ‘메가’를, LG전자 역시 보급형 스마트폰인 L시리즈를 해외에서 선보여 1500만대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트폰의 허세를 삭제하라

몇해 전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휴대폰은 명품백 부럽지 않은 가격을 형성하기 시작해 전처럼 선뜻 구입하기 어려워 진 것이 사실이다. 국내 브랜드의 스마트폰이 첨단 기능, 최신 사양을 탑재 했다는 데 의의를 달 이는 없을 것이다. 아이폰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삼성과 LG는 여러 가지 스타일을 선보이는 대신 하나의 라인으로 고급 사양을 지닌 스마트폰 만들기에 전력을 다했다. 그 치열한 결과물이 삼성 ‘갤럭시S’와 LG ‘G시리즈’다. 하지만 지나치게 거센 트렌드는 사용자에 식상함을 유발하기도 쉽다. 원하지도 사용하지도 않을 수십가지의 기능을 탑재한 첨단 기기의 출시를 손모아 고대하는 스마트폰 유저들이 눈에 띄고 줄고 있으니까.

세계 스마트폰 1위(삼성전자)와 3위(LG전자) 기업이 있는 한국은 스마트폰 성장 정체가 가장 빠르게 온 나라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저가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중소 휴대폰 업체인 유티컴은 최근 국내 최초로 10만원 이하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이에 앞서 아이리버가 지난 1월 10만원대 스마트폰 ‘울랄라’를 출시한 바 있다. 아이리버는 5인치 디스플레이의 ‘울랄라5’도 20만원 대로 선보이면서 저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의 HTC도 갤럭시S 4미니에 대항하기 위해 ‘원 미니’를 출시했다. LG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동통신사 ‘U.S. 셀룰러’를 통해 ‘옵티머스 F7’을 출시했다. 옵티머스 F7은 2년 약정 시 99.99달러(약 11만9000원)에 살 수 있다.

올해 2월에 발표한 LG ‘옵티머스 L3 II’는 3.2인치 화면의 자그마한 스마트폰이다. 기능은 대단하지 않지만 손바닥안에 들어갈 만큼 작고 예쁘다. 가격은 10만원 선. 애플의 ‘아이폰5c’는 세련된 컬러네이션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내장된 부품은 ‘아이폰5’와 같고, 겉면만 플라스틱이다. 노키아 ‘루미아 620’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지니고 있다.

지금은 보급형 스마트폰 시대

활용도 낮은 첨단 기능과 부담스러운 비용을 품은 고사양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고 있단다. 꼭 필요한 기능만 시크하게 탑재해 실로 스마트해진 ‘보급형’ 모바일에 시선을 멈추어 본다.

LG 옵티머스 L3 II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다

‘L시리즈II’ 라인업 중 두 번째 출시다. 이 제품은 1GHz 프로세서, 안드로이드 4.1 젤리빈 운영체계를 탑재했고, 11mm대의 얇은 두께에 대용량 배터리를 품고있다. 또 ‘Q메모 겹쳐 쓰기 모드’, ‘안전지킴이’와 같은 실용적인 UX를 자랑으로 한다.

‘Q메모 겹쳐 쓰기’는 메모한 내용과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전체 화면으로 동시에 볼 수 있는 기능이다. 통화 중 ‘Q메모’로 받아 적은 계좌번호를 온라인 뱅킹 어플리케이션과 동일한 화면에서 보며 적을 수 있다. ‘안전지킴이’는 사용자가 112나 119에 신고 전화를 하면 사전에 지정한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동으로 전송되는 ‘긴급통화 전달’, 일정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현재 상황과 위치를 알려주는 ‘폰 미사용 알림’, 그리고 LG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받게 되면 현재 위치가 전송되는 ‘내 위치 전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옵티머스 L3II’는 블랙, 화이트, 핑크, 타이탄의 4가지 색상으로 구성되며, 싱글심(Single SIM)과 듀얼심(Dual SIM)을 지원하는 두 가지 버전이 출시된다. 듀얼심은 개인, 업무별 또는 사업자 별로 번호를 별도 지정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 아이폰5c

첫 번째 보급형 라인업

단일 모델 출시를 유지하던 애플의 룰을 깬 첫 번째 보급형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 아이폰 출시 정책 변화는 시장은 큰 반면 보조금을 주지 않는 중국이나 인도를 타깃으로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보디를 플라스틱으로 바꿔 소프트한 5가지 색상으로 선보였다는 것. 겉은 플라스틱이지만 단단한 금속 프레임을 안에 덧대어서 내부 보호를 신경썼다. LTE 지원 대역이 늘어나고 TD-LTE를 지원하며 배터리 사용시간도 다소 늘어났다. 그 외의 사양은 아이폰5와 동일하다. 애플은 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아이폰5를 단종 시켜 그 자리를 아이폰5c가 대신한다. 더불어 보다 저렴한 비용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아이폰4s를 8GB 모델로 유지, 2년 약정으로 사용할 경우 요금제에 따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S4 미니

핵심기능을 고스란히 품다

삼성 전자도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S4 미니를 선보였다. 사진 촬영 할 때 소리나 음성을 사진과 함께 담아 내는 ‘사운드 앤 샷’, 여러 단말끼리 연결해 음악이나 게임을 공유하는 ‘그룹플레이’, 번역과 통역 기능을 지원하는 ‘S 트랜스레이터’, 편리한 ‘S뷰 커버’ 등 갤럭시S4의 핵심 기능을 장착한 채로 합리적 가격으로 등장했다. ‘갤럭시S4 미니’는 안드로이드 젤리빈(4.2.2.) O/S에 1.7GHz 듀얼코어 AP, 800만 화소 카메라, 1900mAh 용량의 배터리를 갖췄으며,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로 선보인다. 108.5mm(4.3형) 디스플레이에 두께 8.94mm의 두께로 한 손으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화이트와 블랙 컬러만 출시되는 국내와 달리 미국에선 핫핑크 컬러 옵션도 만날 수 있다. 이 스마트폰은 유럽영상음향협회(EISA)가 유럽지역 최고 전자기기를 선정해 수여하는 ‘EISA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아이리버 울랄라5

약정은 이제 그만

아이리버가 스마트폰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5월 판매를 시작한 울랄라5는 1기가 듀얼코어와 5인치 대형화면에 최신 안드로이드 4.1과 젤리빈을 탑재한 고사양 스마트폰으로 800만화소의 카메라, 2000mAh 배터리까지 장착하고 있다. 아이리버다운 미니멀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구분된 메뉴얼 없이 작동 가능한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인 스타일이 특징. 옆부분에 티타늄실버 엣지를 첨가해 세련된 감각을 더했다. 울랄라5는 편의점 GS25와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온·오프라인이 동일한 27만8000원에 판매한다. 국내의 자급제 스마트폰인 갤럭시M과 옵티머스L7과 비교해도 손색없지만 가격은 30% 이상 저렴 할 것. 울랄라5는 사용자를 구속하는 약정이나 의무 요금제 없이 자신의 휴대전화 사용패턴에 맞는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자급제폰으로 합리적인 스마트폰 사용을 독려한다.

노키아 루미아 620

난 좀 달라

루미아 620의 디자인은 직선적이었던 루미아 시리즈와 비교해 보다 부드러워진 외관을 하고 있다. 더불어 듀얼샷 폴리카보네이트라는 신기술이 적용된 7가지 컬러의 케이스로 등장한 것이 특징. 볼륨감이 느껴지는 11mm의 두께와 넓은 베젤은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겠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S4 1.0GHz 듀어로어 프로세서와 512MB 램 등으로 이뤄져 하드웨어 스펙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8GB 모델로 출시되기 때문에 저장공간의 압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49 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을 대입하면 매력지수는 상승한다. 또한 색다른 인터페이스와 PC 및 태블릿 PC와 원활한 연계성이 윈도우8의 신선한 면모다. 윈도우8을 결합한 루미아 620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익숙해진 한국 시장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