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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신주쿠의 다이아몬드 거리 뒷골목에 위치한 심야식당은 밤 12시에 개점해 아침 7시에 폐점한다. 메뉴는 한 가지이지만, 손님이 원하는 건 뭐든지 만들어준다. 손님들은 저마다 소중한 추억이 있는 음식을 주문하고, 주인은 어머니처럼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준다. 음식 하나에 추억을 떠올리며 웃고 우는 사이 사람들의 텅 비어버린 몸과 마음에 따뜻한 에너지를 채워준다. 만화를 보면서 힘든 하루의 끝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나누어먹을 수 있는 곳이 서울의 한 귀퉁이에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늦은 밤까지 우리를 위해 반짝 반짝 불을 밝히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보물 같은 서울의 ‘심야식당’을 찾았다. 

 

혼자서 편안하게 나가사끼 짬뽕을 즐기다   신촌 ‘이찌멘’

일본 후쿠오카의 라멘집과 꼭 닮은 ‘이찌멘’은 늦은 밤 혼자서 찾아가기 좋은 곳이다. 신촌 현대백화점 옆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 쉽다. 게다가 자판기에서 계산을 하고, 1인석의 자리에 착석해 원하는 입맛에 따라 매운맛의 정도와 사이드로 나오는 김치와 단무지 등을 용지에 체크를 하면 된다.

또한 나가사끼 짬뽕 세트는 6000원으로 후리카케가 뿌려진 밥이나 유부 초밥까지 선택할 수 있다. 용지 작성 후 종업원이 들고 내 입맛에 딱 맞는 나가사끼 짬뽕을 내온다. 양 옆이 나무로 막혀 있어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새벽 늦게까지 해 출출해질 때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다. 누구와도 말하고 싶지 않은 날, 오히려 기계가 편안할 만큼 지친 밤이면 찾아가는 곳이 바로 이찌멘이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72-1(신촌 현대백화점의 골목길)
영업시간 (평일, 주말) 오전 11시~새벽 5시, (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11시

 

누하동의 심야식당  ‘누하우동초밥’

서울 안 심야식당 ‘누하우동초밥’은 누하동의 골목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식당 안은 좁다. 4개의 테이블과 5명이 앉을 수 있는 바가 전부다. 비좁고 불편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끌려 계속 찾아오게 만드는 곳이다. 특별한 별미라기보다는 우동부터 초밥, 사시미, 튀김 등 다양한 메뉴가 있고, 원하는 걸 말하면 좁은 부엌에서 뚝딱뚝딱 만들어준다. 바나나 튀김은 3000원이고, 초밥은 5개에 6000원, 사시미는 크기에 따라 1만원부터 3만원까지 있다. 저렴한 가격대와 15개정도의 다양한 메뉴로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3월의 차가운 바람 앞에서 탱글하게 익혀낸 우동 한 그릇과 사케 한잔을 먹으며 온 몸이 뜨거워진다. 마음이 헛헛해질 때 홀연히 들릴 수 있는 그곳의 따뜻한 공기가 심야식당을 닮았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17-43(통인시장 후문)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1시

 

이국적인 해변의 밤이 떠오르는 홍대앞 ‘비너스 키친’

비너스 키친을 갈 때마다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와 뜨거운 햇살이 떠오른다.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하고 독특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비너스 키친은 낮에는 활기가 넘친다면, 밤은 해변의 열기가 식고, 바다냄새가 나는 비치의 식당에서 차가운 맥주 한잔과 가정식을 시켜놓은 여유로운 시간이 된다. 그리하여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면, 비너스 키친으로 찾아가게 된다. 1층에서 4층까지의 레스토랑에는 자연광이 비치고 시간에 따라서 각각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매력적인 식당이다. 또한 영화 <카모메 식당>과 <호노카아 보이>에서 본 듯한 오가닉 푸드와 오키나와나 하와이의 가정식 등의 특색 있는 음식들을 주문할 수 있다. 특히 식재료 중의 일부는 현지에서 공수해 온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50
영업시간 오전 11시~ 새벽 2시

 

아주 작은 히피 스타일 홍대앞 ‘달꽃집’

‘달꽃집’은 아주 작은 식당이다. 3개의 테이블에 6명이 앉으면 꽉 들어찰 정도로 작다. 하지만 작다고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단골 손님이 많다. 다양한 소품과 아기자기한 히피스타일로 꾸며진 내부는 무질서 속에 자리를 잡은 아이템들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흥겨운 인디음악도 나오며,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과 직장인에게 안성맞춤이다. 소금구이부터 데리야끼, 양념구이 닭꼬치가 2500원에 하이네켄, 호가든, 카스 등을 곁들이기에 좋다. 뜨겁고 차가운 사케도 있다. 달꽃집을 지나갈 때마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칠 만큼 매번 좁은 테이블을 비집고 앉게 된다. 부담 없을 만큼 프리하고, 그 속에서 낭만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홍대 곱창골목 호미화방 맞은 편
영업시간 오후 4시 30분~ 새벽2시

 

남도음식의 진수 가로수길 ‘개미집’

신사동 가로수 길에는 세련된 파스타와 피자집만 있다고? 신사동에서도 언제든 그리운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감칠맛 나는 남도의 맛을 ‘개미집’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라도 사투리로 개미는 ‘특별한 감칠맛’을 뜻한다. 개미집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모던하고 복고적인 느낌의 인테리어와 깔끔한 내부가 편안하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직접 담근 김치와 음식들이 담긴 항아리를 볼 수 있다. 특히 배추는 해남에서 구해와 담그고, 홍어도 국내산만 사용한다. 남도 전통 음식과 유자 막걸리로 유명한 이곳은 주 메뉴로는 묵은지와 삶은 돼지고기, 홍합을 함께 먹는 삼합과 유자청을 덧발라 구운 LA 갈비가 유명하다. 화학조미료를 빼고 정성만 담았다.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528-4 화인빌딩 1층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6시~ 새벽 1시

 

80여 가지 중국 동북지방식 이색요리 ‘동북화과왕’

서울 동대문 인근 창신동 신발가게 골목 안에 자리한 ‘동북화과왕’은 정통 중국집으로 유명하다. 중국 동북지방식 꼬치구이 요리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곳으로 꼬치구이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오는 중국인들도 많다. 사실 이곳에서는 중국 본토가 아니면 먹기 힘든 이색 메뉴가 80여 가지나 된다. 양꼬치를 비롯해 중국식 탕수육, 온면과 해물볶음면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 특히 양꼬치는 양고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도전정신이 강하다면 개구리 튀김을 먹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에 투박하지만 진솔함이 묻어나는 이곳은 24시간 운영한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문을 열고 앉아 칭다오를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곳이다.

주소 (1호점) 서울 종로구 창신동 510번지 (2호점) 서울 종로구 창신동 463-1번지 2층
영업시간 1호점은 24시간 영업, 2호점은 12시까지

 

소박한 음식과 넉넉한 인심 합정동 ‘여기가 거기’

늦은 시간 얼큰한 동태찌개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시골에서 잘 익은 열무와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주던 할머니의 비빔밥도 그리울 때가 있다. 가끔 술을 먹고 나서 허기지는 마음과 몸으로 잔치국수를 먹고도 싶은 때도 있다. 그러나 웬만한 식당은 9시부터 깊은 단잠에 빠져있다. 그러나 ‘여기가 거기’는 여전히 밝은 불빛을 밝히며 잠시 머물다 가라고 손짓한다. 넉넉한 인심의 아주머니는 잔치국수를 4000원에 팔고, 밥 두공기가 포함된 동태찌개도 1만2000원에 판다. 남는 게 있을까 싶게 사람 수만큼 삶은 달걀을 내오고, 갓 담근 김치와 단무지도 내온다. 메뉴도 칼국수, 비빔국수, 잔치국수, 냉면, 콩국수, 열무보리밥, 닭도리탕, 동태찌개까지 다양하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과 합정역 사이
영업시간 오전 11시~ 새벽 1시

 

매운 맛에 중독되어 새벽에 발걸음  ‘망원동 즉석우동’

망원동의 작은 길목에 있는 즉석 우동은 벌써 10년이 넘게 이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워낙 소문난 심야 맛집으로 가게 옆에 포장마차처럼 하나의 가게를 임시로 더 만들었다. 그럼에도 늦으면 늦을수록 기다리는 손님이 많은 식당이다. 지나가는 행인도, 늦은 시간 출출해져서 나온 가족 단위의 손님도, 우동 하나에 소주 하나를 마시며 청춘을 논하는 젊은이까지 찾는 사람들도 다양하다. 즉석우동과 어묵우동, 어묵이 메뉴의 전부지만, 쑥갓의 향과 쫄깃한 면발, 뜨겁고 속을 풀어주는 국물만큼은 끝내준다.

가격도 즉석우동 4000원, 어묵우동이 5000원으로 부담없다. 우동면은 삶아 놓거나 공장면을 사용하는 대신 기계에서 즉석으로 뽑아 탄력이 있다. 일반 우동면보다 굵기가 조금 가늘지만 쫄깃한 게 특징이다. 특히 고춧가루 팍팍 뿌려진 우동은 매워서 먹고 나면 땀이 뻘뻘 날 정도지만, 그 매운 맛에 중독되어 야심한 밤 이곳을 찾게 된다.

주소 서울 마포구 망원동 386-14 (기업은행 옆)
영업시간 오전 12시 ~ 새벽 4시

 

야심한 밤에도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을 권리 이태원 ‘엘플랫’

엘플랫은 야심한 밤에도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고 싶어 하는 이를 위해 만든 이태원의 레스토랑이다. 새벽에도 파스타를 만든다. 야식으로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으며, 칵테일은 없지만, 시원한 세계 맥주는 언제든 주문 가능하다. ‘엘플랫’은 음식을 주문하면 에피타이저로 식전 빵 대신 ‘사랑의 묘약’이라 불리는 상큼한 과일주스를 제공한다.

특히 매콤한 빠네 파스타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엘플랫은 영혼을 빼앗기도록 맛있는 요리를 추구한다. 항상 최고의 정성이 깃든 음식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한 순간으로 느끼며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착한 마인드 때문인지 언제나 먹어도 100%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클럽을 좋아하는 사장님 덕분에 주말에는 당일 클럽 입장 팔찌를 보여주면 10% 할인을 해준다. 새벽 2시까지 영업하니 심야에 스테이크와 파스타가 먹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엘플랫으로 향하라!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9-17 지하 1층
영업시간 11시부터 새벽 2시 (브레이크타임 3시부터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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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프리랜서) / 사진 이수진, 김지윤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2.03.14기사입력 201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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