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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머리의 무게는 약 4~5kg 정도라고 한다. 무거운 머리를 지탱해 주며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부분이 목이다. 요즘 외래를 보다보면 확실히 예전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목 또는 목덜미가 불편하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등이 불편하다든가 어깻죽지가 불편하다는 사람들도 자세히 병력을 듣다보면 대부분 목이 아픈 경우다.

과거 젊은이들이 주로 호소했던 병력은 허리가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나이가 45세에서 50세에 이르면 그때부터 목으로 옮겨 간다. 60세를 넘기면 목이 아프지 않은 이들이 없을 정도다. 허리는 젊을 때 한참 아프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통증이 줄어 지낼 만하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반면 목이 아픈 이들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차 통증의 빈도와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젊을 때는 허리가, 세월이 흐를수록 목이 더 불편하다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젊은이들, 특히 직장인들 중 목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외래를 오게 되면 목과 어깨 주위의 진찰과 엑스레이 사진을 찍게 되는데 그때 제일 많이 발견되는 것이 일자목이다.

 

자연스런 C자형이 바람직

목뼈는 7개가 있는데 이를 좌측에서 보게 되면 자연스러운 ‘C자형’이 돼야 한다. 하지만 일자로 늘어서 있거나 심한 경우 ‘역C자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진찰해 보면 목이 뒤로 잘 젖혀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목뼈 정렬에 이상이 생기는 건 디스크 변형이 수반돼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우 목뼈 사이사이에 있는 디스크의 앞쪽 높이가 조금 높고 뒤쪽이 조금 낮기 때문에 함께 나열되면 C자를 이루게 된다. 그런데 직장인의 경우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있거나 사무를 지속하다 보면 목을 앞으로 숙여 업무를 보게 된다. 이런 자세는 목뼈 디스크의 앞쪽에 압력을 가하게 되고 이것이 수년간 지속되면 결국 디스크의 변형을 가져오게 된다. 결국 일자목 또는 역C자형의 목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디스크란 원래 겔 타입의 탄력성이 뛰어난 조직으로 어느 정도 변형이 있더라도 그 외력이 없어지게 되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특성을 지닌 조직이다. 예를 들면 아침이 저녁보다 키가 조금 크다. 낮에 체중을 받은 디스크의 높이가 조금씩 낮아져 저녁엔 전체적인 키가 작아지고 밤에 누워 자게 되면 디스크를 누르던 중력이 사라져 원래의 높이를 회복하는 이치다. 하루 4시간 또는 6시간 동안 목을 앞으로 숙여 업무를 보더라도 업무 이후 그런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목은 다시 정상적인 자세를 회복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서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TV 시청 중 소파에 누워 딱딱한 팔걸이에 의지한다면 목의 혹사는 불 보듯 뻔하다. 침대에 상체를 기대고 책을 읽거나 TV를 시청하다 잠이 들 때 잠자리 베개가 높고 딱딱하다면 목의 혹사는 하루 종일 계속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손에서 떼기 힘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기기를 늘 내려다보는 이들의 목은 더더욱 그렇다. 

이렇게 목은 자세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안타깝게도 요즘 젊은이들의 평상시 자세는 과거 어르신들의 자세보다도 훨씬 좋지 않다. 목과 허리를 바로 펴고 앉는 이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학교에서도 자세의 중요성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는 것 같다.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은 점점 길어져만 간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간이 늘어나 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느는 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올바른 자세가 건강의 지름길

어떻게 하면 목 통증을 줄이고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첫째는 자세다. 허리부터 목까지 죽 일직선이 되도록 똑바로 앉으면 소위 무게 중심이 잘 잡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힘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이렇게 앉게 되면 허리의 근육은 강해지고 이 강해진 근육은 허리의 뼈나 디스크를 보호해 준다. 목은 모멘트 암(Moment Arm)이 짧아져 목 근육이 불필요한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 자연히 목이나 어깻죽지의 불편함과 통증이 사라지고 업무 능률은 올라가게 된다.

처음 수술실에 들어오는 레지던트들이 수술 필드를 자세히 보려고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있다. 경험 있는 집도의는 이런 동작을 못하도록 지적한다. 나쁜 자세로 수술을 하게 되면 목이나 허리가 쉬이 불편해져 장시간 수술에 필요한 지구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모든 운동에는 기본자세가 있는데 사무에도 이런 기본자세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집안에서의 생활이다. 의외로 등을 앞으로 잔뜩 구부려 앉아있는 이들이 많다. 특히 이런 나쁜 자세로 몇 시간씩 무아지경에 빠져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PC게임에 몰두하게 되면 휴식과 긴장완화를 위한 활동이 오히려 근골격계의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그리고 누워서 TV를 보거나 책을 읽은 이들도 많은데 누운 자세가 습관이 됐다면 베개를 적절히 사용해 목의 각도를 잘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셋째는 건강한 잠이다. 특히 베개가 중요한데 서양식의 다운베개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메밀베개나 원리는 비슷하다. 즉 목의 자연스러운 커브를 유지하도록 푹 꺼지거나 조금씩 변형해서 목에 무리를 줄여준다. 그리고 졸리면 반드시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해야 한다. 책을 읽다 앉은 채로 잠든다든지 소파에 누워 잠드는 일은 다음날 당연히 목통증을 동반한다. 

이와 같이 몇 가지 사항만 제대로 인지하고 있어도 바른 자세의 기본을 갖출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계도 40~50년을 쓰게 되면 마모되고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하다. 어쩌면 우리의 목은 어떤 기계보다 더 정교하다. 잘만 쓰면 이 세상의 어떤 기계보다 수명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목에 무리가 오는 자세만 적극적으로 피한다면 중년에 찾아올 수 있는 목 디스크 수술이나 물리 치료를 확연히 줄일 수 있다.

노년의 목 통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허리 통증보다 더 이환률(罹患率)이 높고 수술의 빈도도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젊었을 때 목 보호를 습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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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욱(을지병원 정형외과 교수)자료제공 LUXMEN
발행일 2012.03.14기사입력 201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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