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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기아차 `레이`는 출시된 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길거리에서 자주 시선을 끈다. `국산 차`하면 떠오르는 `평범한` 이미지와 정반대로, 정말 독특한 느낌의 차 디자인 때문이다. 쏘울이 나왔을 때도 그랬지만 이 차는 더 특이하다. 모닝과 같은 엔진을 쓰는 레이는 사실 모닝과 무척 다른 자동차다. 그런데도 가격이 엇비슷하다 보니 사람들은 이 차를 모닝이나 한국지엠 스파크와 주로 비교한다. 이러한 생각은 잘못이라고 규정짓고 싶다. 레이는 `연비 좋은 경차`를 원하는 사람보다는 짐이 많거나 태우고 다닐 사람이 많은데 차를 살 예산이 한정돼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경차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실내공간이 이를 증명한다.

수천 대가 팔려나갔지만 아직도 거리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선을 받는 레이를 타봤다. 일단 첫 느낌은 `귀엽다`는 것. 헤드라이트도 그렇고 네모 반듯하게 생긴 박스카 디자인도 그렇다. 한편으론 가분수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고가 높아서다. 주차장에 마침 한국지엠 스파크가 있어서 옆에 세워봤더니 극명하게 비교가 됐다. 기아차 스포티지와 비교해도 전고가 낮지 않았다. 폭은 좁고 전고는 높다 보니 가분수 느낌이 든 것이다.

실제 차를 타보면 불안정한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다만 일단 앉아보면 이 차의 키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된다. 키 178㎝인 성인 남성을 차에 태워봤는데 전혀 좁지도, 낮지도 않다. 오히려 위쪽에 공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남자들이 경차에 타면 꽉차다 못해 좁아 보이는 그런 느낌이 레이엔 없다. 특이한 디자인보다 사실 더 특이한 것은 바로 B필러의 실종이다. 1열과 2열 도어 사이에 있어야 할 기둥이 없다. 여기엔 전통적인 차 문이 아니라 스타렉스 같은 승합차에나 있을 법한 레일형 미닫이 문이 있다. 당연히 사람이 뒷좌석에 타기에 편하다.

레이 TV 광고에 아이들이 가득 탔다가 내리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이 문을 보면 그 장면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아이들이 성큼성큼 걸어 나올 수 있는 것도, 정말 경차 치고는 `말도 안 될 정도로` 넓은 공간도 역시 진실이다. 앞 조수석을 그다지 많이 밀지 않은 채 성인 남자가 뒷좌석에 타도 좁지 않다.

옵션도 거의 중형차 수준이다. 키를 꽂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키 시스템, 파워윈도, 스티어링 휠 열선기능, 그리고 실시간으로 연비와 에코 드라이빙이 가능한지를 알려주는 똑똑한 트립컴퓨터, 장착형 순정 7인치 내비게이션 등. 아기자기하게 들어가 있는 수납공간도 유용하다. 머리 위쪽으로는 서류 같은 걸 두기 좋은 수납공간이 있고, 곳곳에 많은 공간이 숨어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경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대신 여성들이 차를 탔을 때 몇 번씩 보게 되는 거울 위치는 시승한 기자를 힘들게 했다. 거리도 멀고 높기 때문이다. 기아차에서도 이런 점을 인식한듯 크기를 키웠는데, 그래도 불편하다. 속도는 숫자로 계기판 중앙에 큼지막하게 표시돼 시인성이 좋았다. 그러나 전통적 바늘 방식 속도계에는 속도가 표시돼 있지 않아 오렌지색이 왔다갔다 하지만 그것이 속도 표시라는 걸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넣지 않아도 될 옵션으로 느껴졌다. 기어박스가 센터페시아 쪽에 있는 것은 상당히 낯설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듯하다.

속력을 천천히 올려서 인내심을 가지고 주행하면 시속 120~130㎞까지 속도를 올려 달리는 데 무리가 없다. 다만 이 차로 복잡한 서울 시내에서 이리저리 끼어들기를 하는 `칼질`을 한다거나 톡 튀어나가는 가속은 `절대로` 기대해선 안 된다. 모닝보다도 주행성능 부분에선 포기할 것이 많은 듯하다. 차가 높아지고 커져서인 것 같다.

앞서 `연비 좋은 경차`를 생각하고 레이를 구매하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했는데 이는 차에 비해 엔진이 작기 때문이라고 느껴진다. 공인 연비로 기록된 ℓ당 17㎞는 고속 주행 시에도 믿을 게 못 된다. 천천히 속도를 올리고 달래며 운전해야 하는 이 차의 습관에 익숙해지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레이가 1.4ℓ 가솔린 버전으로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이 많이 뛰겠지만 그것은 과도한 옵션을 줄이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레이를 시승하면서 `레이 트럭`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왜일까. 짐이 많은 사람이라면 현재 레이로도 뒤쪽 시트를 버튼 하나로 완전히 다 접어서 충분히 짐을 실을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뒷열을 없애고 2인승으로 해 뒤쪽을 온전히 화물 공간으로 만든다면 상업용으로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세련된 배달차`를 원하는 많은 사람이 `레이 트럭`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고 한다. 과거 쏘울의 트럭 버전인 `쏘울스터`가 컨셉트카로 나온적이 있는데, `레이스터`는 컨셉트카를 넘어 실제로 출시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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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혜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3.15기사입력 20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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