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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산 백석동에서 작업실인 홍대앞 서교동까지 200번 신성교통을 타고 출퇴근한다.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녹화는 문을 나가자마자 시작된다. 주택 현관에 설치되어 있는 시커먼 CCTV 카메라가 반짝반짝 녹화중임을 알려주고 있다. 골목으로 나가면 오른쪽 가로등 어귀에 360도 촬영이 가능한 방범카메라가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버스가 왔다. 문이 열리면 운전기사 위에 설치된 카메라가 나를 주시한다. 삑, 카드를 대고 안으로 들어가는 내 뒤통수를 운전석 꼭대기에서 좌석을 향해 설치된 또 다른 카메라가 녹화해준다. 뒷머리가 단정한지 잠시 생각해 본다. 맨 뒤에 좌석이 비어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정좌한다. 버스의 내리는 문 근처에 또 하나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그 카메라는 내리는 승객과 앉거나 서 있는 승객을 동시에 찍고 있다. 버스가 다운타운을 벗어난다.

작업실로 들어간다. 현관문에는 집에서 나올 때 본 시커먼 카메라와 똑 같은 블랙 보울이 반짝이고 있다. 점심을 먹으러 가도, 볼 일을 보러 길을 나서도 도처에 카메라가 나를 촬영하고 있다. 급한 일이 있어서 택시를 탄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블랙박스가 택시 정면과 좌석을 촬영한다. 택시에서 내려 지하철로 들어간다. 계단, 출입구, 플랫폼, 지하철 객차 안까지 카메라는 줄줄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다 지하철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시비라도 붙으면 공공 카메라 외에 수많은 폰카가 나를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5분도 안되어 SNS에는 ‘신촌역 기차화통남’, ‘충무로역 혈압남’ 등의 이름으로 다툼 장면이 뜰 것이고, 다음날 신상이 털려 집중 공격을 당하는 사태를 맞을 것이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도 카메라는 여전히 돌고 있고 나의 행동 하나하나 동선 하나하나가 녹화되고 있다. 

 

24시간을 지배하는 블랙박스 월드

퇴근 후에도 마찬가지다. 카페에 가든, 식당에 가든, 술집에 가든, 택시를 타고 집에 가든 나는 하루 종일 카메라 앞에 서 있다는 셈이 나온다. 보통 집에 들어가는 시각은 오후 8시. 아침에 집에서 나가는 시간은 오전 8시. 계산해 보면 12시간을 누군가 설치해 놓은 카메라에 노출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어린이를 납치해서 경상도 어디까지 데려간 한 여자를 검거하기 위해 경찰이 집중적으로 한 일은 CCTV 뒤지기였고 그렇게 그녀는 잡히고 말았다. 여자의 동선은 무려 300km였다. 그러니 백석동에서 홍대앞을 오가는 왕복 36km 정도의 동선을 가진 내가 무슨 죄라도 지었다가는 단박에 잡히고야 말 것이다.

요즘은 CCTV라는 말보다 블랙박스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이고 있다. 정확한 표현으로 ‘차량용 블랙박스’의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일년에 40~50만대가 팔리고 있고 시장 규모도 연 450억원에 이른다. 곧 블랙박스 수요가 내비게이션 수요와 동일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블랙박스는 교통사고나 영업용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안전사고의 결정적 증거가 되어 블랙박스 없던 시절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고의적으로 차에 돌진해서 치료비를 뜯어내는 자해공갈단들도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등 순기능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의 12시간이 누군가가 설치해놓은 카메라에 잡히고 있으며 나와 전혀 관계없는 일의 확인을 위한 작업 시 관찰자 눈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이제 수은등 불빛 아래서 여자친구와 달콤한 키스를 나눈다는 것은 스스로 에로 배우가 된다는 것과 다름 아니며 급하다고 전봇대 옆에 노상방뇨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과 같은 시대가 되었다.

그나저나 12시간이나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나의 패션이 너무 구린 건 아닌지 걱정이 되면서 카페 유리에 나의 몰골을 비춰본다. 카운터 위 CCTV와 행길을 지나는 택시들의 블랙박스가 그 모습을 녹화해 간다.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 순위

1.팅크웨어 아이나비 블랙 클레어

1채널 블랙박스 / 주행중(상시녹화, 충격감지녹화) / 주차중(동작감지녹화) / Micro-SD 메모리 / 8G / 200만화소 / 1280x720 / 30fps / 146도 / 배터리 내장 / Security LED 채용 / 용량, 판매사에 따라 16만7000원~19만6480원

2.큐알온텍 루카스 PRO LK-5900HD

1채널 블랙박스 / 주행중(상시녹화, 충격감지녹화) / 주차중(주차녹화모드) / SD 메모리 / 4G / GPS탑재 / CMOS / 130만화소 / 1280x720 / 24fps / 132도 / 배터리 내장 / 최저조도 1lux / 필터장착 / 16만4474원~22만7050원

3.아이트로닉스 아이패스블랙 ITB-100HD

1채널 블랙박스 / 주행중(상시녹화, 충격감지녹화) / 주차중(동작감지녹화) / SD 메모리 / 8G / GPS탑재 / 200만화소 / 1920x1080 / 24fps / 144도 / 나이트비젼 기능(야간영상 보정) / 20만7000원~26만2990원

4.파인디지털 파인뷰 CR-300HD

1채널 블랙박스 / 주행중(상시녹화, 충격감지녹화) / 주차중(충격감지녹화) / Micro-SD 메모리 / 16G / GPS연동(옵션) / CMOS / 500만화소 / 1920x1080 / 30fps / 129도 / 배터리 내장 / 배터리 방전방지 / 상하 자동인식 / 좌우반전기능 / 옵션품목 : 외장 배터리, GPS, 편광필터 / 29만5000원~40만820원

5.일우엠앤디 로드캠 i-2000WHD

1채널 블랙박스 / 주행중(상시녹화, 충격감지녹화) / 주차중(주차녹화모드) / SD 메모리 / 8G / GPS연동(옵션) / CMOS / 200만화소 / 1280x720 / 30fps / 120도 / 최저조도 1lux / 17만원~21만원

※ 다나와 자료, 3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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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석(프리랜서)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2.03.25기사입력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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