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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랜들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1만6000원

 

 

“잠을 못 잔 지 십칠 일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잠’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악몽을 꾼 이후부터 밤에 잠을 못 이룬다. 이는 불면증과는 조금 다른 증상이다. 잠을 안 자도 일상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피곤함도 못 느낀다. 그는 밤마다 19세기 러시아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주말 내내 잠을 자고도 피곤이 풀리지 않은 표정으로 월요일 아침을 맞는 직장인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 내용이다.

 

그러나 소설은 소설일 뿐. 실제 사람들은 안 자고는 못 배긴다. 고문 중에 수면 박탈 고문이 있을 정도로 잠 앞에서 인간은 무력하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뇌 기능이 저하돼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중요한 일이 있을수록 최대한 잠을 자둬야 하는 이유다. 영국의 소설가·비평가 올더스 헉슬리는 생전에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병들거나 미치지 않는 이유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은총 중 가장 고마운 잠 때문이다.”

 

 

 

사람들이 왜 잠을 자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책이다.

존 워터하우스의 작품 ‘잠의 신 히프노스와 그의 쌍둥이 형제인 죽음의 신 타나토스(1874년)’. <해나무 제공> 

 


 


병들거나 미치지 않는 건 잠 때문

 

중세시대 사람들은 두 번에 걸쳐 자

 

평소 ‘왜 잠을 자는 것인지’ ‘꿈은 왜 꾸는 건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저자 데이비드 랜들(로이터통신 수석기자·뉴욕대 겸임교수)은 잠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수백 편의 참고문헌을 조사했다. 진화생물학, 인지과학, 신경학, 정신의학, 수면의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수고로움도 감수했다. 20년 넘게 고약한 잠버릇 때문에 고생한 저자의 진지한 몸부림이랄까. ‘인생의 퍼즐에서 풀리지 않는 마지막 3분의 1 조각’으로 비유되는 잠은 이 책에서 조금씩 그 정체를 드러낸다.


 

 

저자에 따르면 중세시대 사람들은 잠을 끊어서 잤다.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어 자정까지 숙면을 취한 뒤 일어났다. 완전한 기상은 아니고 두 번째 잠을 자기 위한 휴식을 취했다.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은 기도를 하거나 책을 읽었다. 부부관계를 갖는 사람도 있었다. 16세기 프랑스에서 다산이 유행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분할수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몽유병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저자는 몽유병이 렘(REM)수면 단계에서 꿈을 꿀 때 몸을 마비시키는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고 말한다. 꿈에서 하는 동작을 통제하지 못하고 몸이 그대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꿈은 억압된 충동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깨어 있을 때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구글, 나이키가 사무실에 수면실을 설치하고 낮잠을 독려하는 것도 이 때문.

 

저자는 “창조적 천재성은 뇌가 매일 밤 어수선한 잡동사니를 정리할 때 일어나는 일이 단순히 과장된 형태로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정보만 남았을 때 우리 마음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연관관계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헌주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4.12.02기사입력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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