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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에는 항상 불편한 존재가 있다. 그것이 상사일 수도 부하 직원일 수도 있다. 게다가 그는 능력도 있어 나에게는 필요한 존재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마음 속으로 나를 인정하거나 복종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당신은 어떡하겠는가. 제갈공명은 7번을 붙잡고 7번을 놓아주며 상대방의 진심을 얻었다. 당신은 지금 그를 진정한 당신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야 한다. 어차피 당신에게 불편한 누군가는 평생 존재하기 때문이다.

 

 

‘7번을 사로 잡고 7번을 놓아주어 진심으로 복종하게 하고 마음을 얻는다’는 <칠종칠금 七縱七擒>의 고사성어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바로 삼국지의 영원한 주인공 제갈공명과 남만의 왕이었던 맹획이다. 유비가 죽은 후 유비의 아들인 유선이 황제의 즉위에 올랐지만 조금은 아둔하고 나약했던 유선은 모든 정무와 군무를 제갈공명에게 일임했다. 당시 위나라 역시 조조가 죽고 그의 아들 조비가 왕위에 올랐고 그를 보좌한 이는 바로 사마의였다. 오나라 역시 손권이 계속 왕위에 있었지만 적벽대전의 주인공 주유는 이미 병사했고 대신 천하의 기재 육손이 오나라의 군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위의 조비는 유비가 죽었다는 소식에 촉을 칠 준비를 하고 총 다섯 방면에서 계책을 마련한다. 하지만 제갈공명은 이같은 위의 속셈을 미리 알고 모든 방비를 끝냈지만 딱 한 곳이 마음에 걸렸다. 바로 촉의 남쪽에 위치한 남만의 맹획이다. 남만은 지금의 중국 남쪽으로 미얀마, 베트남 일대이다. 남만의 왕 맹획은 싸움도 잘하고 흉폭했지만 나름 강직하고 원칙 있는 정치로 백성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이에 제갈공명은 친히 남만을 원정할 계획을 세운다. 촉의 뒤가 불안한 상태로 앞의 위나라와 오나라를 상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방비를 다 마친 제갈공명은 조자룡과 위연을 선봉 장군으로 마속을 참군으로 삼아 50만명의 대군을 이끌고 남만으로 떠난다.

 

이때 마속이 제갈공명에게 간언을 한다. “승상께서도 잘 알다시피 남만의 오랑캐는 은혜를 모르는 족속입니다. 그들을 한 번 격파할 수는 있지만 마음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후환을 생각한다면 충심으로 그들의 복종심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제갈공명은 이 말을 듣고 마속을 크게 칭찬하고 “마속이 내 폐부를 잘 알고 있구나”라고 감탄했다. 아마도 제갈공명의 마속에 대한 총애가 더 깊어지는 계기가 이때부터인듯하다.

 

드디어 일전을 시작한 제갈공명과 맹획. 덥고 늪지대도 많고 독과 처음보는 맹수들 때문에 촉군은 고전했지만 점차 전쟁의 주도권을 잡아간다. 또한 애초부터 지략이 뛰어난 제갈공명의 적수가 되기에는 맹획은 무리였다. 처음 전투에서 포로가 된 맹획은 제갈공명 앞에 끌려왔다. 하지만 제갈공명은 그를 풀어주라 명령하고 맹획에게 또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기를 여섯 차례. 이제 지칠대로 지친 맹획에게 제갈공명은 다시 한번의 기회를 주려 그를 풀어주었다. 촉의 장수들은 많은 반대를 했지만 제갈공명의 눈에 비친 맹획에게는 아직도 반항과 분함의 기운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일곱 번을 잡힌 맹획. 제갈공명은 맹획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고 풀어주라 명령하지만 맹획은 고개를 떨구고 일어서질 않았다. 그 역시 제갈공명의 넓은 마음과 하늘 같은 재주는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맹획은 그 자리에서 촉의 관작을 받아 촉의 신하가 될 것을 제갈공명에게 맹세하고 다시는 촉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진심으로 복종을 한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진심을 얻기란 대단한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제갈공명이 맹획을 생포하는 즉시 처형했더라면 촉의 원정군이 돌아가는 순간 남만에는 제2의 맹획, 제3의 맹획이 등장하며 촉의 뒷마당을 시끄럽게 했을 것이다. 그것을 장기적인 전략으로 결국 내 편으로 만들어버린 제갈공명의 생각은 참으로 뛰어나다 할 것이다.

 

CASE

 

A사 B부장의 회사 내에서의 유일한 스트레스는 업무 실적도 아닌 바로 C과장이다. 부서는 실적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고 사무실 분위기도 나름 좋은 편이다. 하지만 바로 직속 부하인 C과장의 존재는 B부장을 골치 아프게 한다. 물론 B부장은 이곳 공채 출신이 아니다.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 되어 온 존재. 처음에는 분위기에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했고 서먹한 인간관계도 어느 정도 소통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C과장만은 예외였다.

 

물론 C과장은 공채 출신으로 업무 실적, 리더십, 조직관리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었다. 부원들은 부장의 명령과 지시를 잘 따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표 않나게 C과장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 부장으로서는 은근히 화가 날 때도 있었다. 하지만 C과장은 근태는 물론이고 업무에 있어서도 전혀 책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부원들의 눈에는 진심으로 C과장이 B부장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B부장은 불편한 C과장을 다른 부서로 전출시킬 생각도 했지만 그로 인해 부서가 받을 타격도 만만치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부원들의 사기, 업무 실적 그리고 무엇보다 외부에서 온 자신이 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회사에 알리고 싶지 않았다. 고민하던 B부장은 제갈공명의 칠종칠금 전략을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과 정보의 공유부터 시작하라

 

C과장 입장에서는 B부장은 그야말로 굴러 들어온 돌일 것이다. 자신처럼 신입사원 연수를 거쳐 이 회사에서 DNA가 형성된 사원하고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자신은 이 회사에 뼈를 묻을 사람이고 B부장은 언젠가 더 좋은 조건이 있으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니 마음 속으로 존경은커녕 반감까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직제상 업무 지시를 받고 일을 하는 관계이지만 자신은 B부장이 아닌 회사를 위해, 조직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B부장으로서는 일도 중용하지만 제일 먼저 C과장과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이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타지에 가면 그 지역 터줏대감을 제압해야 적응이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B부장이 선택한 것은 ‘나는 당신의 적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는 것이다. 부하 직원은 직장 상사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까지 상상해내는 능력이 풍부하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자신의 입장에서 상사의 의도를 읽으려 하고 자신에 대한 평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혹시나 겉으로는 저렇게 웃고 있지만 인사고과나 임원진에게는 내 평가를 부정적으로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은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을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공적인 일에 있어서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 또한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B부장은 C과장을 능력과 위치를 인정하고 그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매사 자신이 체크하던 일까지 C과장의 전결로 처리되는 것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 회사와 부서와의 관계까지 C과장과 상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음을 닫고 경계심을 갖던 C과장도 부장의 계속된 신호에 조금씩 반응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부서 안에서 일종의 이너서클처럼 운영되던 C과장과 일부 부원들과의 정기적인 술자리나 회합이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에서조차 이른바 부장에 대한 ‘뒷담화’도 줄기 시작했다. 이렇게 1년여의 시간이 흐르자 B부장에게 가장 큰 지원군은 C과장이 되었다. 그리고 부장은 C과장을 통해 회사 다른 부서의 흐름까지도 정보를 얻게 되었다. 부서는 부장과 과장의 끈끈한 협력체제로 인해 1등 부서로 거듭났다.

 

B부장에게 배워야 할 것은 ‘버리는 것만이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그의 판단이다. 만약 B부장이 C과장을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겨 타 부서로 전출을 시켰다면 일시적으로는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부원들은 ‘아 부장은 자신에게 거추장스런 존재라 판단되면 버리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부서의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리기를 원하는 것은 미친 생각일 것이다. 또한 후임으로 오는 과장들 또한 진심으로 부장과의 소통에 자신을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참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시간은 어렵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직은 위, 옆, 아래와의 관계 속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 중 어떤 쪽으로도 불편한 관계가 있다면 그 안에서 자신이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사표를 던지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진심으로 공과 사를 구분하며 자신의 진심을 보여준다면 당신에게 지금 가장 불편한 ‘그 사람’이 당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성동찬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5.02.11기사입력 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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