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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모음이 유명해지기 전의 일이다. 겨우 출판된 소설이 독자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하자 출판사에서도 그의 소설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위기감을 느낀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어 가명으로 일간지에 광고를 냈다.

 

“저는 스포츠와 음악을 즐기는 교양 있는 지성인으로 평생을 함께할 여성을 찾고 있는 백만장자입니다. 최근 발간된 서머싯 모음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ㅇㅇ와 같은 타입의 여성을 선호합니다.”

 

주인공이 궁금해진 사람들이 책을 구매하자 그의 소설은 순식간에 매진돼 곧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표현, 셀프마케팅 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제아무리 낭중지추(囊中之錐)와 같은 사람이라도 말이나 표현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세상은 알아주지 않는다.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얼마나 잘 홍보하느냐’에 따라 직장과 사회에서의 성공 여부가 달라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드헌터로서 하루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신을 간단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무슨 일을 했었는지 답변도 못하고 쩔쩔매는 후보자의 이력서를 기대 없이 들춰보았다가 ‘이런 사람이었나?’하는 놀라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 열정과 명석함을 멋지게 표현한다면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타 부서로의 이동기회도 잡을 수 있다. 기업과 사회에서는 얌전하고 겸손한 사람보다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사람을 더 많이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세계에서 자기표현 능력은 필수다.

 

▶연습과 준비만이 정답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A상무는 출장 전 항상 밤을 새워서라도 현지에 가서 발표할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달달 외운다. 각국의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미숙해 보이거나 말을 더듬기라도 하면 곧바로 “Dummy(바보)”라는 핀잔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런 평가를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뼈를 깎는 수많은 연습을 통해 발표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숙지한다고 한다.

 

훌륭한 발표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A상무처럼 철저한 연습으로 자기표현 능력을 개발하고 신장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임원이나 CEO, 정부 기관의 공공기관장 등을 채용할 때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후보자의 경쟁력과 논리적으로 명확한 의사표현력,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얼마 전 국내 대기업 임원 채용에 참여하면서 이제 프레젠테이션은 ‘직장인이 필수로 갖추어야 할 능력’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측에서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 외에 다수의 관중 앞에서 유려하게 신제품 프레젠테이션도 할 수 있는 능력자를 선호한다는 조건을 요구한 것이다.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기표현을 능숙하게 하려면 계획과 준비, 그리고 연습만이 정답이다.

 

▶기회가 올 때 적극적으로 나선다

 

한 번에 적게는 5명, 많게는 10명까지 서로 다른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모임이 있다. 특이하게도 매번 처음 보는 분들을 만나기에 매번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약 3분 동안 자기소개를 최대한 자랑 삼아 거만하게 해야 하는데 ‘절대 겸손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다. 처음 이 모임에 초대받았을 때는 필자도 소극적인 태도로 “나는 어느 회사의 누구이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정도였는데, 점점 적극적으로 자랑을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좀 더 서로를 잘 아는 기회가 되어 빠른 시간에 친해질 수 있었다.

 

게다가 사전에 누가 참여한다는 정보를 물으면 안 되는 ‘묻지 마 모임’이므로 항상 긴장하며 ‘이번에는 나를 어떻게 표현해서 관철시킬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게 된다. 이러한 소규모 모임에서의 간단한 자기소개뿐 아니라 연초, 연말, 또는 각종 행사에서 축하 메시지나 건배사 등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일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때 귀찮아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를 알리는 기회’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자꾸 하면 스스로에 대한 표현 욕심도 생기고 기술도 늘기 마련이다. 특히 건배사 몇 개쯤은 기억했다가 분위기에 따라 멋지게 활용하는 것을 권한다.

 


▶PREP 기법으로 말할 내용을 구체화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직위가 높을수록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말을 아끼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데…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겠지. 나 정도면 대접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자기표현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말을 할 때는 무엇보다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에서는 설득력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PREP 스피치 기법’을 강조한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도 즐겨 사용해 ‘처칠식 말하기 기법’이라고도 불리는 PREP는 핵심 메시지(Point), 이유(Reason), 객관적 사례(Example), 결론 및 핵심 메시지(Point)라는 4단계의 각 영문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다.

 

이 기법을 활용하면 상대방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메시지에 몰입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 시에도 자기 홍보에 도움이 된다. 만약 마케팅 부서에 지원하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마케팅 임원에 지원하고자 합니다. 오랜 기간 마케팅 업무에 종사해왔고 전문가라고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이전 직장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통해 두 배 이상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구체적인 수치로 실적을 증명해 보여준다면 금상첨화다.

 

▶자신만의 스토리로 표현한다

 

유럽에 위치한 세계적인 펌프 회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함께 간 30여 명의 경영자들은 70세가 훌쩍 넘은 회장이 직접 본사와 공장을 함께 돌며 소개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회사 소개는 홍보임원이 하고 회장은 손님들과 함께 다니거나, 만찬자리에나 나서는 것을 관례처럼 여겼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의 부친은 대장장이였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마을 농부들이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가 필요하다고 하자 농업용 펌프를 만들어서 회사를 키웠다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펼쳐나갔다.

 

설명하는 도중에 자신이 ‘농부의 아들’임을 수차례 강조했는데, 아마도 처음부터 부자였던 것이 아니고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고생 끝에 가업을 일구었다는 메시지를 심어주려는 의도였으리라. 연륜이 묻어나는 2세 오너 경영자가 이야기해주는 소유구조와 창업주의 철학에 대한 설명은 마치 오래된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듯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투명하고 안정된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이것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자기만이 갖고 있는 스토리로 풀어간다면 훨씬 더 상대방의 마음에 와 닿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상대방과 교감하는 표현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광고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케빈 로버츠는 자기표현의 달인이다. 그는 대중 앞에 나설 때 항상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나기로 유명하다.

하루는 기자가 그 이유에 대해 질문을 하자 “저는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검은 옷을 입습니다. 또한 ‘검은 옷을 입은 사람’하면 저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지요”라고 대답했다. 의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통해 대중과 교감하면서 셀프마케팅에 성공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직장인의 자기표현은 케빈 로버츠처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1 대 1이나 그룹 토론을 할 때 더 필요하다. 이때는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교감이 특히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TPO에 따른 의상과 마음가짐이다. 또 질문에 대응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강조할 때, 부정적인 의견을 말할 때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면 유대관계가 더욱 증폭되어 효과적이다. 말을 아무리 청산유수처럼 잘한다고 해도 듣는 사람과 교감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감흥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문학 비평가인 라이오넬 트렐링은 “사회적 신분은 실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력의 표시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겸손이 미덕인 우리나라에서 스스로의 자질과 성과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본인이므로 그것을 알리는 데에 열심을 기울여야 경쟁력이 생긴다. 앞서 말한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능숙하게 표현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기대한다.

 

유순신자료제공 LUXMEN
발행일 2015.09.23기사입력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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