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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설립 이후 급격하게 성장해 2015년 들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꿰차고, 세계에서도 5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 스마트폰의 성장으로 어깨를 으쓱하던 우리나라로서는 체면이 이만저만 구겨지고 있는 게 아니다. 샤오미를 주목하는 이유는 기업의 성장이 워낙 빨랐고, 지금도 TV, 태블릿뿐 아니라 여행가방, 전기 자전거 등 쉴 새 없이 많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기업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 대목이다. 대체 샤오미는 무슨 회사고,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 걸까?

 

*글쓴이 최호섭은 PC월간지에서 시작해 IT전문 미디어 <블로터>를 거쳐 지금은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기술이 많은 분야를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e북 ‘샤오미’를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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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에서 시작해 ‘대륙의 실력’으로

 

샤오미의 변화는 이 회사의 별명을 훑어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짚어볼 수 있다. 애초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이라는 다소 굴욕적인 별명을 갖고 있었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애플을 떠올리게 하고, 심지어 그 안에 들어가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아이폰에 들어가는 iOS를 빼닮았다. 심지어 CEO인 ‘레이 쥔’은 제품 발표의 분위기나 키노트 내용을 애플과 흡사하게 꾸렸고, 잡스가 입던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애플의 상징인 ‘원 모어 띵’까지 따라 했다. 제품부터 발표까지 애플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샤오미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그들의 별명은 ‘중국의 애플’에서 ‘대륙의 실수’로 바뀐다. 제품 가격은 파격적으로 싼 데 비해 성능이나 품질이 뛰어나다는 게 새 별명의 이유였다. 그 좋은 제품을 그렇게 싼 가격에 파니 그것이 ‘실수’라는 뜻이다. 10만원대 스마트폰, 2만원대 스마트밴드, 70만원대 UHD TV 등 샤오미가 내놓는 제품은 생각한 가격의 절반 그 이상 싸다.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부터, 기존 기업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불만까지 나왔다. 결국 이 대륙의 실수가 반복되다 보니 이제 별명은 ‘대륙의 실력’으로 넘어간다. 요즘 샤오미를 설명하는 별명은 ‘자판기’ 혹은 ‘샤이소’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는 것처럼 쉴 새 없이 제품이 나온다. 그리고 그 제품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자나 IT 기업의 그것이 아니라 여행가방, 공기청정기, 가방, 자전거 등으로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러 종류의 제품을 싸게 내놓다 보니 ‘다이소’의 이름을 본따서 샤이소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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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어치는 확실히 하더라”

 

샤오미의 제품이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그럴싸한 제품을 아주 저렴한 값에 판다는 점이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인 ‘미(Mi)’ 시리즈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 고성능 스마트폰들과 비교가 어려울 만큼 싸다. 샤오미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 회사가 기존 스마트폰의 절반 수준 가격에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다는 것이 이슈가 되면서부터다. 실제로 샤오미의 파격적인 가격 행진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USB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샤오미의 보조 배터리는 국내에서 보통 2만원 선에 팔린다. 아이폰을 3~4번 충전할 수 있는 큰 용량인데, 비슷한 제품이 기존엔 4~5만원은 했다. 운동량을 측정하는 스마트 밴드도 으레 10만원이 넘었는데, 샤오미라면 2만원에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살 수 있다. 값은 싸지만 제품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각 기기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도 우습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대부분의 제품은 소모품으로 쓰고 넘길 수 있는 물건, 혹은 처음 써보는 형태의 제품이 많다. 특히 막연히 관심만 갖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구매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피트니스 밴드인 ‘미 밴드’다. 세상이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던 시기에 2만원 쯤 투자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품이 마음에 들어 계속 쓰게 되면 좋고, 익숙해지지 않아서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아깝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전기스쿠터인 ‘나인봇 미니’ 역시 기존에 수백만 원 하던 세그웨이의 기술을 그대로 넣고 1999위안, 우리 돈으로 약 35만원에 출시됐다. 35만원이 결코 작은 돈은 아니지만 500~1000만원을 넘나드는 세그웨이를 떠올려 보면 지갑을 열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샤오미의 제품이 애플이나 삼성전자처럼 최고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한다는 평가가 따라 붙지는 않는다.

 

▶찻잔 속 태풍? 샤오미 스타일?

 

샤오미에 대한 기사는 IT뉴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난히 한국 시장에서만 샤오미를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샤오미는 2015년 초까지 급격한 성장을 했지만 이후 불안한 지표들이 거듭 지적되고 있다. 먼저 영업 이익율이다. 샤오미는 2014년 스마트폰을 6100만대 팔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했고, 743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우리 돈으로 13조6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익율은 고작 0.5%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가격이 싼 대신에 실속이 없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샤오미는 여전히 잘 나갔고, 낮은 영업이익율은 곧 가격을 통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키우는 전략이라는 새 해석으로 바뀌었다. 광고나 유통, 리베이트 같은 마케팅 비용을 모두 가격에 집중시켰고, 그렇게 나온 가격 자체가 그 어떤 광고와 마케팅보다 좋은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어쨌든 샤오미는 2015년에도 승승장구했다. 더 공격적으로, 더 많은 종류의 제품을 내놓았고 뉴스는 연일 샤오미로 덮였다. 여전히 특허는 샤오미의 발목을 잡긴 했지만 모두가 걱정, 혹은 기대하던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다. 에릭슨의 판매 금지 신청 때문에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없게 되긴 했지만 그 외에는 딱히 특허에 대한 마찰은 없었다. 일단 샤오미 스스로가 늦었지만 특허를 급히 사 모으기 시작했다. 샤오미의 목표는 2015년 말까지 특허 4000건을 갖추는 것이었다. 특허를 모으는 것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여전히 숫자는 부족하고, 특허의 질적인 부분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허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신 샤오미의 주요 제품은 특허에 예민한 국가 대신 중국계 국가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여전히 그 어떤 기업도 중국 안에서 샤오미에 대해 특허 소송을 걸 수 있는 강심장은 없다. 그 미묘한 균형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시장 확장에 한계도 드러난다. 샤오미는 지난해 스마트폰 1억대 판매를 목표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7700만 대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긴 하지만 인도 시장 진출이 삐끗했고, 또 다른 시장을 확보하는 데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여전히 샤오미는 지금 현재 가장 흥미로운 회사임에 분명하다. 특허 문제는 서서히 풀리고 있고,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구글이나 프로세서를 만드는 퀄컴 등이 중국 기업들이 특허 문제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게다가 샤오미는 지난해 스마트폰을 벗어나 사업 자체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세상을 놀라게 한 7가지 샤오미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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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미4’

 

샤오미의 대표 스마트폰이다. 2014년 출시 당시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갤럭시S5와 거의 엇비슷한 성능의 하드웨어로 주목 받았다. 미4의 가장 큰 특징은 1999위안, 약 37만원 정도의 값이었다. 당시 경쟁사의 절반도 안 되는 값에 비슷한 제품을 살 수 있다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제품이다. 현재는 그마저도 값을 내려 1299위안, 우리 돈 24만원에 판다. 샤오미는 후속작 미5를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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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미 TV’

 

60인치 UHD 스마트TV가 92만원(4999위안)이다. 샤오미는 HDTV보다 4배 선명한 UHD TV가 흔하지도 않던 시절에 이미 70만원 대에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3세대 미 TV3는 60인치 화면 크기에 안드로이드를 품어 앱을 쓸 수 있다. 싸구려 화면을 쓴 것도 아니고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를 쓰고, 3D TV도 볼 수 있다. 55인치는 73만원(3999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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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배터리 ‘미 파워뱅크’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샤오미의 제품이다. 미리 충전해두었다가 USB 케이블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른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보조 배터리다. 보조 배터리의 관건은 용량과 가격이다. 가장 인기 있는 1만mAh 제품을 69위안, 약 1만3000원에 팔면서 일약 스타가 된 제품이다. 아이폰6s의 배터리 용량이 1715mAh과 비교하면 놀랄 만하다. 현재는 1만6000mAh, 2만mAh 제품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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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밴드 ‘미 밴드’

 

손목에 차면 걸음, 달리기, 수면 등 움직임을 다각도로 파악해서 운동량을 측정해주는 밴드다. 웨어러블 기기가 관심을 받으면서 값 비싼 시계 대신 센서만 가진 스마트밴드들이 뜨기 시작했는데 샤오미는 나이키, 핏빗 등 잘 나가는 기업의 제품들과 기능은 거의 같고 값만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팔았다. 현재는 심박 측정까지 더한 2세대 제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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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미 패드’

 

아이패드와 똑 닮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다. 2세대 제품까지 나왔는데 화면 크기도 7.9인치로 아이패드 미니와 같다. 인텔 프로세서를 쓰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쓴 제품과 윈도우10을 쓴 제품이 함께 나왔다. 무엇보다 가격이 놀라운데, 기본 16GB 제품이 999위안, 64GB 제품이 1299위안이다. 우리 돈으로 18만원, 2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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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버 보드 ‘나인봇’

 

전기 모터로 두 바퀴를 돌려 움직이는 이동 수단이다. 전동 스쿠터라고도 부르는데 몸을 살짝 기울이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달릴 수 있다. 한 번 충전하면 약 22km를 달릴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16km다. 15도의 경사도 오를 수 있어 가볍게 쓰기 좋다. 원조 제품인 ‘세그웨이’는 500만원이 넘었지만 이 제품은 37만원(1999위안)에 판다. 특허가 문제가 되자 아예 세그웨이를 인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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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인이어 하이브리드 이어폰 프로’

 

2만원 남짓한 이어폰이다. 이어폰은 1~2만 원대 제품도 많아서 ‘이게 싼 건가?’라고 할 수 있지만 샤오미가 기준을 둔 제품은 조금 다르다. 이어폰 중에서도 귀에 꽂는 인이어 이어폰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드라이버에 따라 음질과 값이 결정되는데 샤오미는 수십만 원대 이어폰에서 쓰는 BA드라이버를 써 음질을 높였다. 최고는 아니지만 적어도 5배 값어치는 한다는 평을 받곤 한다.

 

샤오미 구입과 AS

 

한국에서 샤오미 제품 가입하는 방법은 직구, 한국 공식 딜러 판매 이용 등 두 가지 뿐이다. 구입 활동이 크게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나 ‘샤오미코리아’가 없는 한 유통이 원활하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AS 지정 업체가 아직은 미비한 편이라 고장났을 경우 난감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문을 열고 있는 ‘코마서비스’에서 샤오미 제품을 전시 판매하며 AS도 해주고 있는데, 정품일 경우 구입처와 상관없이 약관에 근거해 신제품으로 바꿔주거나 수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샤오미가 2016년에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올해에는 좀 더 손쉽게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호섭 IT 저널리스트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01.28기사입력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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