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맛의 향기
전체 주제 보기
더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 심영순 원장의 '봄나물 쑥밀쌈'

 


심영순 원장이 헬스저널 독자들을 위해 만든 봄나물 쑥밀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음식은 곧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지요. '먹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늘 먹은 음식을 떠올려보십시오. 건강하고 맛있게 잘 드시고 계신가요? 헬스저널에서는 요리연구가들과 '100세를 꿈꾸는 건강밥상' 레시피를 준비했습니다. 평소에는 바빠서 대강 때우더라도, 가끔은 나와 가족들에게 이런 밥상 선물해 주시면 어떨까요? 처음 모신 선생님은 본인의 이름을 딴 요리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는 심영순 원장입니다. 100세 밥상의 첫 번째 메뉴, 봄나물 쑥밀쌈을 소개합니다.

 

요리 대가의 선택은 심플했습니다. 재료는 이 계절을 가득 담은 봄나물, 쑥과 진달래입니다. 심 원장은 매경 독자들만을 위해 간소하고 맛있게 새로 레시피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빛깔 고운 진달래 화전과 쑥전을 한 장 한 장 부치고, 나물은 먹기 직전에 삶아 심 원장만의 비법인 향신장에 맛깔나게 버무렸습니다. 오늘 레시피의 포인트는 노란색 지단에 숨어 있습니다. 샛노랗지 않고 약간 붉은 기가 도는데요. 비밀은 당근이었습니다.

 

"이 한 접시 안에 주요 영양소가 다 들어있는데, 카로틴만 없습니다. 완벽한 일품요리를 만들기 위해 당근즙을 넣었지요. 요 봄나물이 보약이고 고기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서 먹으면, 오장육부가 다 좋아할 겁니다. 온몸의 장기들이 '골고루 먹어줘서 정말 고마워'라고 할 거예요."

 

그의 솜씨를 배우기 위해 재벌가의 좋은 차들이 집 앞에 줄을 섰다던가요. 정·재계 며느리들의 요리선생님으로 유명했던 심 원장은 이제 '국민 요리선생님'이 됐습니다. 요리연구가로 45년여, 수만 명을 가르쳤지만 그녀가 인정하는 제자는 2000여 명 남짓 됩니다. 가장 오래 가르친 제자는 30년째, 일흔이 훌쩍 넘을 때까지 함께 했습니다. 심 원장이 30년간 새로운 요리와 레시피를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지금도 옥수동 심영순요리연구원에서 정기적으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봄나물 쑥밀쌈 맛은 어땠을까요? 나물은 어떻게 삶은 건지, 보드라우면서도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나물마다 다른 식감을 내며 "나 여기 있어요"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당근즙을 품은 지단은 사르르 녹았습니다. 쑥밀쌈에 싸먹으니 향긋하고, 진달래 화전에 싸먹으니 쫄깃하고 달콤했습니다. 전혀 다른 재료들이 만났는데, 씹을수록 다채로운 맛이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다른 건 어떻게 따라해도, 이런 나물 맛을 못낼 것 같다고 했더니 심 원장이 향신장 개발 뒷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집트 피라미드를 건설한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저 거대한 구조물을 올렸을까 알아봤더니, 파(양파)와 마늘과 무를 먹었다는 결과를 얻었어요. 이 재료들을 어떻게 매일 먹을까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 향신장, 향신즙, 향신기름입니다. 유학생, 기러기 아빠, 음식에 서툰 새색시들도 쉽게 맛을 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레시피도 기꺼이 공개했고요. 요즘 다들 바쁘잖아요. 저는 평생 요리를 연구한 사람이니, 간편하면서도 건강과 맛을 만족하게 하는 양념장 비법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최근 대장암 발병이 크게 늘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요. 심 원장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걱정될 때에는 나물에 밥을 먹어야 한다고도 했지요. 문제는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겁니다. 심 원장은 "무국 하나를 끓일 때도 무를 먹어보고 단지 씁쓸한지 지릿한지에 따라 다르게 조리를 한다. 단물을 빼거나 소금물에 살짝 삶거나 그때 그때 다르다"며 "결국 음식맛은 재료에 달려 있는데, 좋은 식재료가 점점 줄어들고 비싸져서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음식을 먹으면 칼로리 이야기를 하시는데,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양념을 얼마나 먹었느냐입니다. 염분을 줄인다고 건강식이 아닙니다. 양념은 맛도 내지만, 소화력을 높이고 원재료의 좋은 영양분을 우리 몸이 잘 받아들이도록 돕습니다. 혀를 만족시키는 것만으로는 안됩니다. 특히 집안에 가족력이 있다면 식사가 원인인 식원병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럴 땐 식생활을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을 해치는 섭생을 멈추고 부족했던 것을 적절히 섭취해야 해요."

 

그렇다면 심 원장이 생각하는 '100세 밥상'은 무엇일까요? 그는 "남녀노소 모두 기본적인 요리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건강밥상 어렵지 않아요. 요리에도 수학공식 같은 기본 원리들이 있습니다. 몇 가지만 생각하면 나머지는 맛보아 가면서 음식하면 됩니다. 몇 번 시도해 보면 요령도 생기고요. 그저 음식은 사먹는 것이다, 생각지 마시고 '해먹기도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여든을 바라보는 심 원장의 얼굴은 맑고 고왔습니다. '먹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이다'라는 말의 증거 같았습니다.

 

 

 

 

 

신찬옥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4.20기사입력 2016.04.2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최신 컨텐츠
라이프
1863년 12세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고종(1852~1919..
여행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11월 중순부터 형형색색의 조..
푸드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동의보..
푸드
옆구리 시린 추운 계절이 돌아왔다. 누군가는 썸을 타며..
라이프
한나라 무제는 주부언을 파격적으로 등용했다. 주부언은..
이슈
프리미엄고속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항공기의 비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