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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지 `소,녀` 2015, mixed media on Korean paper, 72x72cm.

 

사랑은 미열과 함께 시작한다. 그 감정은 터질 듯한 열병이 되었다가도, 이내 다시 정상 온도로 떨어진다. 사랑이 막 시작되는, 그 떨리는 감정의 온도를 재면 얼마쯤 될까. 한 미술관에서 '연애의 온도'를 재는 이색 전시를 연다.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이다.

 

전시장 입구에는 미국의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숫자 조각 중 2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3'과 '7'이다. 즉 37도, 사랑이 시작되는 설렘의 온도다. 정상 체온에서 0.5도가 높은 이 들뜬 기분을 작가들은 어떻게 그리는 걸까.

 

이번 전시는 한국과 일본 작가 30명이 참여했으며 전시장 중간중간 연애의 감정을 읊조리는 가요도 들을 수 있다. 이를테면 미술과 대중가요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가수 나얼과 배우 하정우 등 연예인이지만 예술가를 지향하는 아트테이너들도 대거 가담했다.

 

일본의 시미즈 도모히로는 어린 소녀가 성장과정을 통해 어느덧 세상에 우뚝 서는 이야기를 연작 형태로 보여준다. 사랑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찾는 과정이다. 연애는 현실과 초현실의 두 얼굴을 띠고 있다. 이우림은 화폭에 초월적 공간을 상상하며, 장수지는 순수한 소년 소녀의 눈망울로 소통을 시도한다. 설렘이 계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곧 연애의 온도는 추락하기 시작한다. 바로 일상의 편안한 온도인 36.5도로 떨어진다. 그것이 더 충만한 사랑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정우는 사랑을 상징하는 기호인 하트와 축원의 꽃잎을 반복적으로 화폭에 그리며 사랑의 풍만한 감성을 한껏 표현한다. 정혜경은 사랑하는 사람과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달달한 마음을 담아낸다. 감정의 모험은 이제 끝을 향해 치닫는다. 대중가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사랑의 설렘도 있지만 실은 쓸쓸한 이별 이야기다. 마치 삶의 덧없음을 정물에 빗대었던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했던 바니타스 회화처럼, 꽃은 시들고 만다. 정현목은 이별의 감정을 먼지가 되기 직전의 말라비틀어진 꽃의 모습으로 담아낸다. 조문기는 사랑하기 때문에 다투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모습을 회색조의 인물화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설렘의 단계(37도), 평온·안정의 단계(36.5도), 차갑게 돌아서는 이별의 온도(35도)로 전시장을 나눠 회화와 조각, 일러스트로 감정의 모험을 보여준다. 미술의 문턱을 상당히 낮춘 대중적인 전시다. 작품 앞 바닥에는 대중가요 가사가 적혀 있고 전시장 곳곳에는 이어폰으로 가요를 들으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2013년 서울미술관에서는 영화와 미술의 경계를 허문 'love actually'전을 열어 관심을 끌었다. 뮤지션이자 작가인 '유나얼'(나얼)의 방도 별도로 마련돼 전시의 지향점을 말해준다. 네이버의 작품 게재·공유 플랫폼인 '그라폴리오(Grafolio)' 소속 작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구루부, 배예슬, 살구, 퍼엉, 현현 등 5명의 작가가 이 시대 말랑말랑한 감성을 전시장에 불어넣는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다.


(02)395-0211

 

이향휘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4.21기사입력 201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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