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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 여파로 여행 취소 문의가 급증하는 가운데 취소 수수료를 둘러싸고 여행객과 여행 업체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여행 예약을 한 뒤 남은 기간이 한 달이 안 되면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취소 요인이 지진, 내란 같은 돌발 변수여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 진에어·에어부산 취소 수수료 면제
여행·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6.5에 달하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면서 규슈 지역 인근으로 여행을 계획했던 고객들 취소 문의와 취소가 급증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작년 메르스나 파리, 방콕 테러와 소요 사태 때도 취소 수수료를 둘러싸고 상당한 혼선이 빚어졌다"며 "여행사나 항공사별로 취소 수수료에 대한 규정을 달리 적용하고 있어 우리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미 업계는 '멘붕' 상태다. 여진이 계속되면서 지진 발생 인근 노선은 평소보다 70% 이상 탑승 예약이 급감했다. 특히 구마모토와 인접한 후쿠오카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LCC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진 여파에 따른 승객들 불안을 고려해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항공권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항공사는 구마모토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후쿠오카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는 4월 17일 이전 발권해 30일 이전 출발 예정인 인천~후쿠오카 노선 항공권 승객들에게 전액 무료 환불을 제공하고 출발일 기준 1개월 이내로 노선 일자 변경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한다. 에어부산도 승객들 불안감을 고려해 예약 변경 및 환불 수수료를 이달 말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 여행업계 이달 말까지 수수료 면제하기로
문제는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패키지의 경우다. 예약 과정에서 선입금을 해야 하는 특별약관 패키지는 여행사가 이미 현지 호텔이나 항공편에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여행객으로서는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일단 업계를 대표하는 여행박사, 하나투어, 모두투어는 유동적이긴 하지만 이달 말까지 규슈로 떠나는 여행 상품을 모두 취소하고 환불과 수수료를 면제했다. 문제는 중소형 여행사들이다. 일본 여행은 소형 여행사들이 여행을 전담하는 경우가 많다. 천재지변이나 내란 같은 돌발 변수인 때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고객은 취소 수수료를 물 수밖에 없다.
취소 수수료는 여행사별로 약간씩 다른 비율로 적용되지만 여행 출발일 기준으로 한 달 이내 기간이 남았을 때부터 부과된다. 적게는 10%로 시작해 하루나 이틀이 남았을 때 여행 일정을 취소하게 되면 많게는 50~80%까지 수수료를 부담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여행사들은 손해를 봐 가며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서 고객들 피해를 줄이고 있지만 문제는 소형 여행사들"이라며 "이들 여행사는 취소 수수료를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어 무턱대고 취소하면 고객들이 취소 수수료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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