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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운 음식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매운맛은 한국 사람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맛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매운맛으로 대결을 한다면 한국 따위는 코웃음칠 만한 엄청난 나라들이 세상에는 즐비하다.

 

우선 중국부터 이야기해보자. 중국에서 매운맛으로 유명한 곳은 양쯔강 상류, 중서부 내륙의 쓰촨지방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삼국지 속 유비의 나라 '촉'이 있던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 4대 요리 중 한 곳인 이 지역 요리가 중국의 매운맛을 대표한다.

 

그런데 쓰촨의 매운맛은 한국과는 매우 다르다. 한국이 얼큰한 감칠맛을 가지고 있다면 쓰촨은 혀가 저릴 만큼 얼얼하고 강하며 자극적이다. 이 맛을 '마라'라고 하는데, 고추와 함께 산초, 후추를 조합하고 이외에도 강한 맛을 내는 다양한 향신료를 아낌없이 사용해서 요리를 완성한다.

 

많이 알려진 요리로는 두부와 다진 채소, 고기를 넣고 볶아낸 '마파두부', 마른고추와 견과류·닭고기를 함께 볶아낸 '궁바오지딩'과 보기만 해도 입에 불이 붙을 듯 매운 고추기름 국물에 샤부샤부를 해먹는 '훠궈' 등이 있다. 붉은 빛깔을 자랑하는 매운 음식들이다.

 

쓰촨에서 이렇게 매운 음식이 발달하고 자극적인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은 현지의 자연환경과 관련이 있다. 내륙 깊은 곳에 있어 해산물이 흔치 않고 척박한 토양에 춥고 건조한 겨울 탓으로 농산물도 풍요롭지 않아 절임, 말림 등 식품 저장법과 향신료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단무지 대신 사랑받는 야채 절임, '자차이'도 쓰촨 음식이다. 겨울과 달리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에 땀을 흘려 건강을 유지하고 입맛을 찾고자 극도로 매운맛이 필요했을 것이라 짐작하기도 한다.

 

 

마라의 매력을 찾아 쓰촨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사실 이곳은 관광객이 찾기는 쉽지 않은 곳이다. 다행히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베이징에서라면 본고장 마라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봄이 시작되고 나른한 요즘, 고기, 해산물, 채소, 국수 등을 마라 소스에 푸짐하게 볶아낸 '마라샹궈' 한 그릇은 어떨지. 얼얼하게 마비될 것 같은 입술에 머리 끝부터 땀을 쏟아내다보면 느슨했던 정신도 바로 돌아올 듯하다.

 

서현정 뚜르 디 메디치 대표·문화인류학 박사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5.02기사입력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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