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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일상이 되고 있는 주제가 있다. 바로 '혁신(innovation)'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까지도 혁신을 외치고 있다. 혁신이란 무엇일까. 혁신이란 개념을 처음 제시한 사람은 '창조적 파괴'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슘페터다. 슘페터는 그의 저서 '경제 발전의 이론(The Theory of Economic Development)'에서 혁신이란 새로운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새로운 결합이란 사람들이 보통 혁신 하면 떠올리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과는 조금 다른 접근이다. 이는 기존에 있는 자원을 새롭게 결합하거나 조합해 기존 자원의 가치를 높여주는 활동을 말한다. 즉 '이미 존재하는 지식과 지식을 조합'하는 것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이른바 '혁신'의 조건이라 보는 것이다.

 

혁신의 대상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공정도 포함된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이미 존재했던 비타민 알약과 음료수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 혁신의 사례다. 제조 공정을 혁신한 사례로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용됐던 워터제트 공법(초고압수를 칼처럼 이용해 사물을 절단하는 기술)을 활용해 종이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흡수력을 극대화한 일회용 기저귀를 들 수 있다.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처럼 지식과 지식의 조합이 중요해지다 보니 이제는 기업 내부가 아니라 외부 다양한 지식과의 연계가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기업 대부분이 내부 연구개발 활동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 부분의 지식을 외부에서 찾는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연구개발 전략이 바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여러 기업이 제휴 등을 통해 지식의 범위를 넓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해 볼 수 있다. 시스코 인텔 등 유명 기업들이 기술 제휴에 적극 나서는 것이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다.

 

오픈이노베이션 개념을 전사적인 차원에서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있는데, 바로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이다. P&G는 독자적인 R&D 활동 대신 외부 창업자나 기업들과 합동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P&G의 연구자 이외에도 누구나 가질 수 있기 때문에 P&G 내부의 경영 자원과 외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하면 신제품 개발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P&G는 자사 홈페이지에 필요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올리고 협력자라면 누구든지 해당 사업부나 연구개발 조직에 연락해 협업할 수 있게 제시했다. P&G는 이를 R&D가 아니라 C&D(Connect & Development)라 부른다.

 

이러한 C&D 전략은 매우 효율적인 R&D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P&G가 오픈이노베이션 개념을 도입하기 이전, 회사 매출이 300억달러일 때는 매출의 약 5%를 R&D에 투자했다. 하지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한 이후 매출이 70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을 때 R&D 투자 비율은 매출의 3.7%였다. 제품 개발에 들이는 비용 증가가 매출 증가보다 훨씬 적은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에 접근 가능한 지식의 범위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을까. 지식을 조합하는 것이 혁신의 본질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기업이 보유하는 '지식의 범위'가 경영학 분야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됐다. 지식의 범위가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스탠퍼드대의 리타 카틸라와 미시간대의 가우탐 아후자의 연구다.

 

연구자들은 기업의 특허 출원 인용 정보를 집계해 해당 기업이 새로운 지식을 개척하는 데 얼마나 적극적인지를 측정했다. 특허 출원에 인용된 특허가 많을수록 그만큼 새로운 지식을 폭넓게 참고했다는 의미다. 그 결과 기업이 보유한 지식의 폭이 넓을수록 새로운 특성이 추가된 제품을 만드는 빈도는 높아지지만 그 폭이 너무 넓어지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슷한 연구로 메릴랜드대의 레이철 샘슨이 34개국 437개 정보통신 장비업체의 특허 인용 데이터를 분석하여 연구개발 제휴를 맺은 기업 간 조합된 지식의 범위를 산출해 제휴로 확대된 지식의 폭이 기업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도 있다. 분석 결과 카틸라와 아후자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혁신에는 '적당한 지식의 확대'가 가장 좋다는 결론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기업과 제휴로 다양한 지식을 획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혁신을 촉진하지만 지나치게 광범위한 지식은 오히려 혁신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오픈이노베이션을 도입하더라도 자사가 보유한 지식과 상대 기업이 보유한 지식의 범위를 검토해 연계할 부분과 범위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음식이든 지식이든 모든 것은 역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김재진 매경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5.26기사입력 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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