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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를 이루는 가장 큰 4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시코쿠 남부 고치현 고치시에 위치한 넷츠도요타난고쿠 매장. 도요타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다. 이 매장에 차를 가지고 들어서면 항상 두 명의 직원이 맞아준다. 그리고 한 번이라도 이 매장을 방문했다면 직원들은 친절하게 "○○선생님, 어서오십시오"라고 기억해둔 이름을 불러준다. 두 명 중 한 사람은 차를 정비소로 가져가고, 다른 직원은 손님을 모시고 차를 대접한다. "지난번과 같은 주스를 드릴까요?"라고 직원은 물어본다. 마치 카페같이 구성된 이곳 매장에는 자동차가 한 대도 전시돼 있지 않다. 아이를 데리고 온 손님이라면 직원이 아이를 키즈 코너로 안내해서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보여준다. 아이가 지난번에 본 비디오도 어디까지 보았는가를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이어보기'가 가능하다.

 

넷츠도요타난고쿠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충청북도 절반 정도의 인구를 가진 고치현의 도요타 딜러다. 1980년에 만들어졌으며 직원 수 135명의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이 자동차회사는 300개가 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 딜러회사를 제치고 13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결국 도요타자동차는 순위 발표가 다른 딜러의 의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객만족도 순위 발표를 없애버렸다. 이 회사는 자동차 판매량에서도 300개 회사에서 항상 톱10에 드는 등 영업실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넷츠도요타난고쿠 창업자인 요코타 히데키의 책 '회사의 목적은 이익이 아니다'를 번역한 임해성 글로벌비즈니스컨설팅 대표 컨설턴트는 "일본에서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자동차 판매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이 회사는 매출과 방문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높은 고객만족도와 영업실적을 얻는 비결은 우리도 알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직원만족을 통해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서비스기업이 이런 목표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고객만족을 통해 영업실적을 높이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직원만족 그 자체가 회사의 목적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요코타 전 사장(현 고문)은 "기업이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는 직원들과 그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직원들의 행복은 높은 연봉이 아니라 본인들이 보람을 느낄 때 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회사 경영철학은 채용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채용 과정 비용으로만 1억원을 쓰고 한 번에 5시간씩 3개월에 걸쳐 6번, 총 30시간에 걸쳐 면접을 본다. 요코타 전 사장은 이를 "채용희망자를 많이 파악하자는 것보다는 우리 회사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알려줌으로써 상대방이 우리 회사를 선택하게 하는 구조와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기업들의) 신입사원 퇴사율이 높은 것은 입사를 하고 나서야 그 회사의 진면목을 보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직원의 성장이 성과보다 중요

 

넷츠도요타난고쿠에는 다른 딜러회사에는 있는 세 가지가 없다. 방문영업, 상대평가, 매뉴얼이다.

 

요코타 전 사장은 회사를 창업하는 과정에서 방문영업이 직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줌에도 불구하고 판매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창업 2년 만에 방문판매를 중단했다. 대신 매장에서 대기하는 시간과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에 대한 애프터폴로 방문 시간을 크게 늘렸다. 결과적으로 판매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넷츠도요타난고쿠는 상대평가가 없는 대신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평가한다. 차를 팔았다고 해도 임의보험 계약은 따냈는지, 중고차를 매입했는지 등 모든 프로세스를 포인트화해서 이 점수를 합계해 영업활동을 평가한다. 이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는 상사가 아니라 실제로 업무에 관여한 동료 직원들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물론 과정이 아무리 좋았다고 해도 최종적으로 차를 판매하지 못하면 이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다.

 

 

매뉴얼이 없는 이유는 상사가 직원들에게 지시하거나 결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장의 레이아웃을 바꾼다고 하면 관리자에게 어떻게 바꾸면 될지를 물어볼 필요 없이 직원들이 상의해서 결정하면 된다. 요코타 전 사장은 "부하직원의 생각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부하직원의 판단에 맡겨보면 직원은 '내 생각은 정말로 맞는 것일까'라면서 이전보다 더 진지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고민하고 직접 해보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성장한다.

 

그는 "세세한 업무 방식이나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성장"이라면서 "이 점을 이해할 수 있으면 부하직원에 권한 위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넷츠도요타난고쿠의 이런 경영철학은 우리나라의 백산주유소와 유사하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백산주유소는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진심을 다해 서비스하게 되고, 고객들은 이런 서비스에 감동해 다시 백산주유소를 찾는다.

 

◆ 저성장시대 관계영업에 효과

 

그렇다면 이 같은 직원중심 경영은 넷츠도요타난고쿠나 백산주유소 같은 작은 기업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넷츠도요타난고쿠 연구자들은 저성장 고령화 사회에서는 직원중심 경영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찌감치 고령화가 시작된 일본의 경우 자동차 교체주기도 길어져 신차를 팔아서 이익을 올리기는 대단히 어려워졌다. 그러므로 새로운 사람을 찾아내서 신차를 판매하는 영업을 하기보다는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에게 질 높은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해 만족을 주고, 정비나 점검 등의 부대 서비스에서 이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직접 차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때 고객과 최대한 접점을 늘리는 '관계영업'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그리고 이런 관계영업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대할 때 극대화된다.

 

일본 가가와대의 쓰카다 오사무 박사도 논문을 통해 "넷츠도요타난고쿠 직원들에 대한 설문 응답을 분석한 결과 직원만족에 집중하는 경영이 일본과 같은 성숙한 시장에서도 영업혁신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덕주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5.27기사입력 201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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