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Book
전체 주제 보기
더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열기가 가시지 않는 밤이면 세상을 떠돌다 도착한 여행자들이 맥주병을 들고 향신료 냄새가 떠도는 거리를 나방처럼 부유하던 먼 이국의 거리, 적도의 공기가 슬며시 내 옆에 앉았다.’(‘시간의 공기’ 中)

 

제주 여행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 10여 년 간 잡지기자로 일하다 훌쩍 제주로 떠나 머무르는 중간 여행자 생활을 했던 얼리버드 여행자 최상희. 700여 일간의 여행 기록을 담은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그녀가 제주도 감성 여행서를 펴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저자는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 소개도 일반적인 여행서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산책을 하고 돌아와 보니 정성을 다해 준비한 아침이 차려져 있다. 아무도 쓰지 않은 듯한 신선한 공기와 햇살을 먹는다.’

하룻밤에 한 팀의 손님만 받는다는 이메다하우스를 소개하는 글이다.

저자의 소개를 따라 가면 ‘우주의 맛이 나는 커피’도 마실 수 있고, ‘각설탕 모양을 한 책방’에도 갈 수 있으며 비 온 뒤 젖은 사려나무 숲도 찾아갈 수 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최상희 저 / 해변에서랄랄라 펴냄


인스타그램을 달구는 힙한 카페나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식당도 좋지만 벚꽃과 유채꽃이 함께 피어나는 10여km의 숨겨진 도로, 말들이 한가롭게 거니는 하얀 메밀꽃밭, 하얀 눈이 덮힌 적요한 벌판도 좋다.

사진집 같기도, 에세이 같기도, 여행서 같기도 한 이 책에서 저자는 ‘여기 대체 어디야?’ 싶은 제주도의 히든 스폿을 서정적인 시선으로 기록했다.

 

책은 봄-이른 여름-여름-가을-겨울-다시, 봄 순서로 ‘유채와 벚꽃, 숲, 그리고 바다를 따라간 3박4일 여행’ ‘동백과 보리밭, 다섯 개의 바다를 만난 3박4일 여행’ 등 계절 여행 코스를 알려준다.

그런데 그게 어디가 맛있는지, 어떤 숙소가 핫한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저자의 여행법을 살짝 들여다보면 이렇다.

“그래, 너도 이제 각재기국 정도는 먹을 때가 됐지. 섬에 갈치와 흑돼지만 있는 건 아니란다."


“종달리 마을에는 작지만 정말 근사한 양식당이 하나 있어. 식당 주인인 젊고 수줍은 부부를 보면서 나는 막 연애를 시작한 너희 두 사람을 떠올렸어.”(서문 중에서)

 

감성 사진과 일러스트레이터 ‘엘’의 손그림 지도는 소장만으로도 만족감 100%다.

열심히 계획한 것보다 우연히 만나는 풍광에 더 기쁨을 느낄 만한 장소들이 한 권에 모두 들어있어, 책을 읽고 바로 떠나도 좋을 듯 하다.

‘제주’라는 익숙한 섬이 지도에 없는 히든 아일랜드로 바뀌면서, 지금까지 읽힌 적 없는 페이지를 읽어 내린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당신은 ‘다시, 제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박찬은 기자 / 사진 해변에서랄랄라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06.01기사입력 2016.06.0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최신 컨텐츠
라이프
1863년 12세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고종(1852~1919..
여행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11월 중순부터 형형색색의 조..
푸드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동의보..
푸드
옆구리 시린 추운 계절이 돌아왔다. 누군가는 썸을 타며..
라이프
한나라 무제는 주부언을 파격적으로 등용했다. 주부언은..
이슈
프리미엄고속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항공기의 비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