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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다. 개가 사람을 무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공격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개는 상대가 누구든 물거나 달아난다.

사람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거나 불쾌한 것은 함께 사는 주인(반려인)이나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이웃을 공격할 때다.

왜 아는 냄새의 사람을 물어버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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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와 사는 반려견 ‘라챠’는 족보 없는 서민견이다.

삽살개와 비슷한 모습이라 누가 견종을 물으면 ‘삽살이 믹스견’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녀석은 눈이 크고 귀여우며 아는 사람을 만날 땐 꼬리를 1초에 3회 흔드는 신공을 보이며 좋아 미친다.

그런 녀석이 가끔 사람을 문다.

 

처음 집에 왔을 때 통조림을 주려던 이웃 여인의 손가락을 물어 피를 보았고, 그 뒤에도 자기를 쓰다듬어 주려고 손을 내리는 사람의 손가락에 이빨 자국을 남겼다.

엊그제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을 동네 목수의 무릎과 손가락을 공격했다.

격분한 목수는 ‘저런 개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펫닥터, 반려동물 훈련가들에 따르면, 개가 사람을 무는(공격이 아니라 ‘반응’이다) 이유는 ‘인간의 선의를 공격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라챠는 생후 5개월 정도까지 ‘개 패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어떤 아저씨’와 함께 살았다.

아저씨는 툭하면 라챠를 때렸다. 손으로 때리기도 하고 돌돌 만 신문지를 휘두르기도 했다.

그 꼴을 보다 못한 이웃이 주인에게 돈을 주고 가엾은 녀석을 데려와 함께 살았는데, 집안에 급작스러운 사정이 생겨 필자에게까지 오게 되었다.

 

녀석은 자기 머리 위에서 무언가가 내려오는 것에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

펫닥터에게 물어보니 그것은 라챠만의 반응이 아니라고 한다.

모든 개는 머리 위에서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그 무언가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덧붙여 ‘처음 보는 개를 쓰다듬어 줄 때는 개 앞에 쪼그려 앉아 손등을 천천히 개 코 앞으로 들이대고, 개가 킁킁 냄새를 맡고 꼬리를 세워 흔들면 그때 조심스럽게 턱이나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게’ 개와 첫 인사를 나누는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라챠의 불행은 ‘강아지 시절 사람에게 학대당했고, 사람을 물었을 때 교정 훈련을 받지 못한’ 결핍에서 비롯되었다.

 

서열 유전자를 갖고 있는 개들은 어렸을 때 자신의 반려인이 ‘윗 서열’이다.

무심코 반려인의 손을 깨물었다 ‘주둥이 잡힌 채 잠시 고통을 받았던 기억’을 통해 ‘사람을 물었을 때 돌아오는 참사’를 입력하게 된다.

어떤 견주는 강아지가 손을 물려고 하면 손등을 녀석의 입안에 집어넣고(애기라 상처가 날 위험은 없다) ‘안돼!’ 하며 제지한다.

이러한 훈련 시기를 놓쳤을 경우에는 목줄을 이용하면 좋다.

누군가를 물으려고 하면 목줄을 당겨 개의 뒷다리만 땅에 닿도록 하는 ‘훈련 반응 작업’의 반복을 통해 ‘자제력’을 입력시킨다.

생후 18개월로 적절한 훈련 시기를 놓친 라챠는 목줄 훈련을 통해 사람의 행동을 오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집에 있을 때는 어깨줄이 아닌 목줄로 묶어놓고, 찾아오는 손님에게는 ‘주의’를 당부한다.

 

또한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 해도 쓰다듬기보다는 선 자세로 간식을 던져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좋은 일’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한 ‘전문가 조언에 따른 조치’이다.

물론 필자도 라챠를 쓰다듬어 줄 때는 ‘손을 위에서 천천히 내려, 눈앞에서 손등을 보여주고, 전신을 쓰다듬어주는’ 동작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

필자에게 조언을 해준 펫닥터, 훈련사들은 ‘성견이 누군가를 물었다고 신문지나 구두 주걱 따위로 개를 때리는 일은 절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인내를 갖고 보살피되 끝내 교정이 되지 않으면 ‘훈련소’에 보내는 것을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라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사람 무는 개가 훈련소에 들어가면 전문가들에 의해 엄격한(견주가 보면 마음이 아플 수도 있는) 교육 과정이 진행되고, 교정이 되었다 해도 집에 돌아와 같은 방법으로 견주의 반복 훈련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런 불안한 관계를 사전에 방지하려면 강아지 시절에 ‘좋은 습관’을 가르쳐주는 게 최선이 방법이다.

‘사람 무는 개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목수는 필자와 함께 치료와 위로의 시간을 가진 뒤 돌아갔고 며칠 지난 오늘까지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미안하고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라챠는 여전히 돌보고 치유해 줄 대상이지 사라져야 할 생명은 결코 아니다.

 

이누리(프리랜서, 펫냥맘)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06.01기사입력 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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