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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몰비어 매장에서 30대들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즐기고, 직장보단 개인의 일상에 우선순위를 두며, 3명 중 1명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캥거루족(族).’

 

매경이코노미가 3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30대는 4050세대로 넘어가기 전 공격적인 투자로 자산을 불려야 할 때다.

하지만 사실상 재테크와 담을 쌓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적지 않았다.

저성장, 저금리 고착화로 급변하는 경제, 산업 패러다임이 30대 개인 일상까지 깊이 파고든 결과로 보인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30대는 행동적 특성을 보면 자기중심적이고 즉흥적인 세대다. 이는 사회 구조적으로 앞선 세대와 달리 미래를 예측하면서 현재를 계획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즉흥적인 건 30대에게 오히려 합리적인 것이 됐다”고 진단했다.

 

▶일보단 개인생활이 중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 언감생심, 응답자 62% “예적금 의존”

 

국내 굴지의 S그룹 7년 차 직장인 임 모 씨(33).

임 씨는 최근 연차를 내고 IT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회사 3곳의 면접을 보고 왔다.

임 씨의 세전 연봉은 6000만원이 넘는다. 스타트업으로 옮기면 급여는 반 토막 나고, 복지는 턱도 없다.

 

그래도 임 씨는 평소 하고 싶었던 문화콘텐츠 서비스 업종으로 이직해볼 작정이다.

그는 “치열한 사내 정치에 경쟁 강도가 지나치게 높아 계속 버틸 자신이 없다. 만 6년이 넘는 근무기간 동안 주말 이틀 다 쉰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더 늦으면 옮길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설문에서 30대에게 현 직장생활 만족도를 물어봤더니 ‘만족한다’는 답은 28.1%에 불과했다.

26.6%는 임 씨처럼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비율도 45.3%로 나타났다.

연소득 3000만~5000만원 미만, 5000만~7000만원 미만 등 소득이 꽤 높은 이들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이 무려 70~80%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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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불만족 요인으로는 ‘낮은 연봉’을 꼽은 비율이 45%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끊임없는 야근에 따른 개인 시간 부족(16.5%), 적성 불일치(13.5%), 상사와의 갈등(13%), 과다한 업무 강도(12%) 등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요인도 50%를 넘었다.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듯 ‘직장생활보다 개인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64.3%나 됐다.

직장 선호도를 가르는 요인으로는 정년 보장(31%), 적성(26.4%), 연봉(16.5%), 정시 출퇴근(15.8%), 육아휴직 등 복지(10.3%)순으로 나타났다.

정년 보장이 최우선 순위에 든 것은 조선, 해운을 비롯한 주요 산업군에서 구조조정이 잇따르자 30대도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연매출 100억원대인 스타트업 대표 A씨는 “삼성,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대기업 기획, 재무 등 소위 잘나가는 부서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들의 입사 지원서가 월 50여건씩 들어온다. 대기업처럼 높은 연봉, 복지는 기대할 수 없고, 대기업보다 야근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수차례 의지를 되묻지만 생각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

조직에서 한참 일할 나이인 30대 직장인들이 이렇게 이직을 타진하는 걸 보면 대기업 성장이 구조적인 한계에 도달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한참 저축할 나이인 30대의 재테크 성향은 어떨까.

 

투자 전문가들은 “30대에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주식이나 펀드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30대 비율은 극히 낮았다.

‘재테크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18%나 된 반면 주식, 부동산, 채권 등에 투자한다고 답한 이는 16.6%에 불과했다.

전체의 62.2%는 예적금으로만 돈을 굴리고 있었다. 사실상 30대 대부분이 ‘재테크 포기족(族)’으로 전락한 셈이다.

30대의 76.1%는 “월소득이 적고, 현재 생활비만으론 생활이 빠듯하다”고 답했다.

 

수도권 4년제 대학교를 나와 서울 소재 한 중견기업에서 사무직으로 근무 중인 이 모 씨(35)가 바로 이런 경우다.

8년 차 직장인 이 씨는 한 달 250여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아도 혼자 쓰기에는 모자람 없는 수준의 월급이지만 이 씨는 주식이나 펀드 같은 고위험·고수익 금융상품에는 투자할 엄두를 못 낸다.

250만원을 받아 원룸 월세로 60만원 내고, 남은 돈에서 학자금 대출 원리금 월 50만원, 마이너스통장으로 일부 충당한 원룸 보증금을 갚는 데 월 30만원 정도 나간다.

 

“대부분 중소·중견기업 직원들은 각종 식대, 교통비 등을 자비로 해결해야 할 때가 태반이다. 이 돈까지 빼고 남은 돈으로 생활해야 하는데, 아무리 쥐어짜도 주식이나 펀드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할 엄두를 못 내겠다.” 이 씨의 토로다.

 

30대가 재테크에 소극적인 배경으로는 낮은 금융지식 수준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이 2014년 8월부터 12월까지 성인 남녀 2400명을 대상으로 이자율, 원금 보장, 예금자보호제도, 물가 상승률 등 금융·경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했더니 사실상 ‘금융 문맹’에 가까운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금융감독원은 조사에서 나타난 정답률을 계층별로 지수화해 비교했는데 30대는 69.6점으로 고령자(58.1점)보다는 높았지만 40대(71.3점)보다 오히려 뒤처졌다.

 

재테크엔 소극적이지만 자기를 위한 소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30대 응답자의 20.1%가 “소득에 비해 다소 과하더라도 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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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하는 취미가 좋아

 

3명 중 1명,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캥거루족’

 

중견기업을 다니다 최근 사표를 낸 조 모 씨(34). 그는 도서관에서 하루 10시간씩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수입이 끊어져 자취하던 원룸을 떠나 부모님 집으로 들어갔다. 조 씨가 사표 낸다는 소식에 주위에선 만류하는 이가 많았다.

‘이제 시험 준비하면 언제 합격하냐’ ‘결혼은 안 하냐’ ‘돈은 언제 모으냐’며 다들 한 마디씩 했다. 그래도 조 씨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어차피 회사를 다녀도 오래 버텨야 10년이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는데,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되는 게 길게 보면 더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야근과 회식이 많은 회사생활도 안 맞았다”며 웃어보였다.

 

국내 30대 남녀 3명 중 1명은 어쩌면 조 씨와 비슷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주거 형태 면에서는 그렇다.

설문 결과 ‘현재 부모와 함께 거주한다’는 응답이 30.3%로 1위다. 30대 3명 중 1명은 여전히 부모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이란 얘기다.

전세로 산다는 응답이 29%로 근소하게 적었다. 이어 자가(23.7%), 월세(12.5%), 반전세(3.7%)순이다.

룸메이트, 셰어하우스 등 공동거주 형태는 0.8%에 불과했다.

 

내집마련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62.1%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내집마련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3.5%에 불과했다.

재미있는 점은 ‘아직 고민 중’이란 응답이 24.4%로 더 많았다는 것. 이유가 뭘까. 내집마련 계획이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집을 사긴 너무 부담스러울 만큼 가격이 올라서’란 응답이 63%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란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신규 주택 최대 수요층인 30대 중 상당수가 주택 시장 전망보다는, 주택 가격이 너무 높아서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30대의 절반 이상(52.6%)은 현재 싱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했다 이혼한 ‘돌싱’(1.3%)도 포함한 수치다.

아직 신혼인 걸까. 결혼한 30대의 60.4%는 ‘현재 결혼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통’이란 응답은 30%,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9.9%에 불과했다.

 

갈수록 비혼과 만혼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적절한 이성을 못 찾아서’(33.1%),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해서’(30.8%)란 응답이 비슷하게 많았다.

눈이 높거나 돈이 없거나란 얘기. 나홀로족을 자처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결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16.2%),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한 불안함’(11.7%), ‘보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8.2%)란 응답을 더하면 36.1%나 된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는 응답도 32.4%나 됐다. ‘꼭 해야 한다’는 응답(34.4%)과 별 차이가 없다.

 

혼자 살면 적적할 터. 30대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역시 나홀로족다운 답이 돌아온다. ‘독서나 TV 시청, 게임 등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즐긴다’는 응답이 63.4%로 압도적이다.

‘술자리 등 친구와 교류’(18.2%), ‘운동’(10.2%), ‘각종 동호회나 소모임 활동을 통한 친목 도모’(4.6%)란 응답은 많지 않았다.

대인관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SNS다. 빈도의 차이는 있지만 30대의 74.7%가 ‘SNS를 한다’고 답했다.

SNS를 하는 목적은 ‘친구나 지인들과 소통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52.3%로 가장 많다.

30대 중 38%는 하루 1번 이상, 18.2%는 하루 3회 이상 SNS를 한다고 답했다.

 

30대가 지향하는 ‘행복한 삶’은 뭘까.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이란 응답이 56.5%로 압도적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23.9%)이 뒤를 잇는다.

‘건실한 가정을 꾸리는 삶’(16.1%),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2%), ‘높은 지위 등 사회적 성공’(1.5%)은 비교적 뒷전이다.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더 중시하는 30대의 인생관이 읽힌다.

 

설문조사 어떻게 했나 매경이코노미 ‘대한민국 30대 보고서’ 설문조사는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이뤄졌다.

전국 3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7~30일까지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남녀 비율은 각각 500명씩이다.

 

 

 

배준희, 노승욱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6.13기사입력 20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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