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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가 무조건 차가운 요리는 아니다. 뜨거운 것도 있다.


무더운 여름철 입맛 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는 일본의 전통적인 메밀국수 요리, 소바(蕎麥)가 있다.

 

소바란 일본어로 메밀 혹은 메밀국수를 뜻하는데, 가늘게 뽑은 메밀국수를 차가운 쯔유에 넣고 무와 고추냉이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소바가 무조건 차가운 요리는 아니다. 뜨거운 것도 있다.

일본의 소바 맛집에 가면 수십 가지의 소바 메뉴 때문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몇 가지 기본을 알면 주문에 문제가 없다.

 

소바는 크게 찬 소바와 뜨거운 소바로 나뉜다.

찬 소바는 채반에 건진 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모리소바, 김을 뿌린 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자루소바, 자루소바에 덴푸라를 얹은 텐자루소바 등이 있다.

뜨거운 소바는 따뜻한 국물을 부어서 우동처럼 먹는 카케소바, 여기에 튀김 부스러기를 고명으로 얹어서 먹는 타누키소바, 튀김을 얹어서 먹는 덴푸라소바 등이 있다.

그런데 식당에 따라 찬 국물을 부어주기도 하므로 명시된 메뉴판을 잘 봐야 실수가 없다.

 

소바는 17세기 에도 지방에서 비롯됐다.

당시 에도 지방은 일본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곳으로 오사카나 교토 등 간사이 지역과는 음식이 많이 달랐다. 간사이 지역 음식이 화려하다면, 사무라이들의 도시인 에도 지방에서는 실용적인 요리가 발달했다.

에도 지방에는 청운의 꿈을 안고 지방에서 올라온 남성이 많았는데, 이들은 매일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다.

이들을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야타이(포장마차)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든든한 한 끼를 책임졌던 포장마차 음식은 이 시기에 모두 탄생했다.

소바뿐 아니라 스시, 튀김, 덮밥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생겨났고 지금까지 이어져오면서 더욱 발전했다.

 

소바에는 무더운 여름을 버티게 하는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주재료인 메밀은 체온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고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B군이 풍부하다.

비타민B군은 입맛을 돋우고 피로, 면역력, 스트레스에 좋은 성분으로 여름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이왕이면 100% 순 메밀이라야 좋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면의 식감은 메밀과 밀가루가 8 대 2 정도로 섞였을 때 가장 맛있다.

또한 대부분 사람들은 메밀의 색깔을 검은색이라고 오해하는데, 실제 메밀 함량이 높은 상태로 제면해보면 검지 않고 오히려 순백색에 가까운 면이 나온다.

 

일본 유학 시절 정말 많은 소바집을 다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일본에서 맨 처음 갔던 전통 소바집이다.

작고 허름한 건물에 나무 테이블이 8개 정도로 아담한 식당이었는데, 벽에 걸려 있는 아주 낡은 메뉴판을 보면서 오랜 시간 손님에게 사랑받아온 소바전문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주방장은 70대 할아버지였고 그 아들로 보이는 젊은 요리사 2명 그리고 홀서빙은 할머니 등 가족이 하는 집이었다.

정말 부러웠다. 한국에는 이렇게 전통을 지키며 맛을 이어가는 식당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필자도 오래오래 손님들께 사랑받는 식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여기서 팁을 하나 드리자면, 대개 식사할 때 소리를 내서 먹지 말라고 하지만 메밀국수만큼은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도 식사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다. 공기와 함께 국수를 먹어야 메밀국수의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일본 전통 소바가 눈앞에 짠하고 나타났다. 기대를 하고 면을 쯔유에 찍어 후루룩하고 한입 먹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즐겨 먹던 소바하고는 맛이 너무 달랐다. 면이 쫄깃하지 않았고 쯔유도 덜 달았다.

맛이 밍밍한 것 같아 ‘이건 뭐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시 한 번 면을 후루룩 먹고 나니 소바의 거친 식감과 향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메밀을 70% 이상 사용해 만든 것임을 느낄 수 있었고 쯔유 또한 먹을수록 가쓰오부시의 향과 감칠맛이 깊어 자꾸 손이 갔다.

 

쫄깃하고 단맛이 강한 한국의 소바에 길들여진 필자의 입맛이 소바 본연의 맛을 금방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이래서 ‘음식은 본고장에 와서 먹어봐야 그 맛을 이해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바를 맛있게 먹고 난 후 숭늉 같은 육수가 나왔다.

이게 뭘까 궁금해하자 주인 할머니께서 메밀국수를 삶은 물이라면서 남은 소바 쯔유에 부어서 차로 마시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소바 쯔유에 부어 마셔 보니 식사를 마치고 숭늉 한 그릇을 마시는 것처럼 든든했다.

 

필자가 음식을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말고 천연조미료만으로 손님에게 제공하자.

두 번째가 향이 있는 음식을 만들자는 것이다. 향이 없으면 죽은 음식이나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코를 막고 음식을 먹어보면 어떤 맛인지 모를 것이다.

 

▶100% 순 메밀보다 80% 메밀이 식감 더 좋아

 

소바 쯔유는 육수와 간장소스를 섞어서 만드는데 무엇보다 재료가 중요하다.

어떤 음식이든 마찬가지지만 재료가 90%다. 나머지 10%가 요리사의 몫이다.

육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질 좋은 가쓰오부시를 구해야 한다.

국내산은 없으므로 일본 식재료상에서 혼카레부시와 소다가쓰오를 쓴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물을 끓인 후 두 가지의 가쓰오부시를 넣어 거품을 거두면서 한 번 끓인다.

음식은 요리사가 신경을 쓰면 쓸수록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보통 육수를 찬물부터 우려내는데 끓는 물에 넣는 이유가 있다.

만약 저온부터 시작할 경우 육수 맛은 잘 우러나오지만 잡내를 없애기 위해 마지막에 끓여버리면 기껏 우러난 가쓰오부시의 향이 다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처음에 살짝 끓이면서 잡내의 원인인 거품 등을 먼저 거둬주고 아주 약불로 1시간가량 천천히 온도를 낮추면서 향을 뽑아준다.

 

간장소스를 만들 때도 필자의 노하우가 있다. 간장, 조리용 술, 설탕을 섞어 끓이지 않고 한 달간 숙성시켜 만든다.

이렇게 하면 술의 알코올과 설탕, 간장 등이 만나 숙성이 돼 향을 고스란히 살릴 수 있다.

열을 가하면 육수가 탁해진다. 숙성된 간장소스를 완성된 육수와 황금비율로 혼합한 후 65도까지 온도를 올려 맛을 혼합해준다.

그리고 재빠르게 얼음물로 소바 쯔유를 식혀서 진공포장 후 1도 정도의 냉장고에서 보관한다.

이렇게 완성된 소바 쯔유는 인공조미료의 인위적인 맛은 없고 간장과 육수의 깊고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메밀싹을 곁들인다. 소바면과 메밀싹 그리고 향 깊은 쯔유라면 그 이상 최고는 없을 것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맛있게 맛봤던 소바집이 있는데 가로수길에서 홍대로 이전한 ‘오비야’다.

이 집 대표는 오너 셰프이자 일본 유학파로 7년 이상 손님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집도 메밀면을 직접 제면하는데, 살짝 녹색빛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밀과 밀가루, 녹차를 넣어 제면하는데 메밀의 비율이 80%다. 면을 씹으면 구수함 속에서 쫄깃함이 느껴져 인상적이다.

쯔유의 풍미와 어우러진 소바도 다른 곳보다 비교적 일본풍에 더 가까운 느낌을 전해준다.

주인장의 고집과 좋은 식재료를 손님께 제공해야겠다는 마음이 음식에 담겨 있다.

 

음식은 마음이다. 음식을 보면 그 셰프의 마음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민 셰프의 Cooking Tip

 

치킨 온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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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닭다리살 1/2개 분량, 대파 1/4개, 소바건면 1줄

 

소스 : 물 450㏄, 혼다시 4g , 간장 1.5큰술, 조리용 맛술 1.5큰술, 설탕 1g, 소금 1g

 

만드는법

 

➊ 닭다리살을 한입 크기로 잘라 끓는 물에 데쳐둔다. 대파는 썰어서 준비한다.

 

➋ 소스를 전부 냄비에 넣고 끓으면 ➊의 닭다리살을 넣고 거품을 거두면서 삶는다.

 

➌ 소바는 삶은 후 그릇에 담고 완성된 육수를 붓고 대파를 올려서 마무리한다.

 

*기호에 따라서 소금을 넣어 드시면 됩니다.

 

냉소바

 

재료 : 소바건면 100g, 무 150g, 멘쯔유(물과 희석한 것)130~150㏄, 대파 1/2개(썰어놓은 것), 가쓰오부시·김채 적당량씩

 

만드는 방법

 

➊ 멘쯔유는 시판하는 것으로 준비해 비율을 보고 물을 섞어 간간하게 만든 다음 냉동실에서 차게 보관한다.

 

➋ 무는 강판에 갈아 체에 받쳐 무즙을 살짝 뺀다.

 

➌ 소바는 삶은 후 차갑게 헹궈 물기를 뺀다.

 

➍ 접시에 소바를 담고 멘쯔유를 뿌린 뒤 대파, 무즙, 가쓰오부시, 김채 순서대로 올려서 마무리한다. 기호에 따라 덴카츠(튀김 부스러기)와 고추냉이(와사비)를 넣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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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슈밍화미코 오너 셰프 / 사진 : 김성중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3.13기사입력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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