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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가 뜨겁지만 아직도 유럽은 이 열풍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아직 SUV보다는 트렁크 높은 승용차 스타일인 해치백이 대세다. 유럽인들의 실용성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이런 토양에서도 '왕실의 차'로 불리며 럭셔리 SUV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는 브랜드가 랜드로버다.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귀족의 차'를 만들던 그들의 장인정신과 자부심이 집적된 차가 바로 기함(플래그십) 모델 '레인지로버'다.

 

압도적인 첫인상에 기가 눌렸다. 5m에 육박하는 길이와 2m에 가까운 너비, 성인 키만 한 높이가 압도적이다.

직선과 직각에 가까운 꺾임으로 대담하게 그려낸 디자인도 이 차의 정체성을 느끼게 해준다.

장갑차 같이 두툼한 문짝은 어린아이가 혼자 열기에 버거울 만큼 무겁다.

아이들은 펄쩍 뛰어올라 타고 내려야 할 정도다. 깊이 50㎝ 정도의 계곡에서도 정상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말이 이제야 실감 난다.

 

자리에 앉으면 높은 시야와 럭셔리한 인테리어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단정한 센터페시아와 깔끔한 버튼 구성, 차 내부를 덮고 있는 가죽과 최고급 나무 소재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롱휠베이스(LWB) 모델이 아닌데도 뒷좌석은 휑할 정도로 넓다. 키 큰 성인이 다리를 꼬고 앉아도 앞자리 시트가 닿지 않는다.

C필러 끝까지 높은 루프라인이 유지되는 덕분에 머리 위 공간은 물론 트렁크 공간도 부족함이 없다.

트렁크 문은 위아래 두 단계로 열려 이색적이다.

 

이제 시동을 걸었다. 다른 차에서 들을 수 없는 묵직하고 중후한 배기음이 차 안에 번진다.

 속에서 끌어오는 어마어마한 힘을 꾹꾹 눌러 담고 절제하는 느낌이다.

 

레인지로버는 그야말로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대로 쭉쭉 나아갔다.

가속도도 상당하지만 지면을 움켜쥐고 달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속에서 90도에 가까운 코너링도 예리하게 꺾여 나왔다.

탱크처럼 큰 차가 이런 민첩함과 예리함을 보인다는 게 잘 믿기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바깥에서 차를 조종하는 느낌이었다.

 

이 차의 엔진은 디젤과 가솔린에 따라 구분되는데, 디젤은 TDV6 터보 디젤과 SDV8 터보 디젤, 가솔린은 5.0ℓ V8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된다.

롱휠베이스 모델은 TDV6 엔진을 제외한 전 차종에 제공한다. 최상위 모델인 오토바이오그래피 블랙은 5.0ℓ V8 슈퍼차저 엔진에만 허락되며, 오토바이오그래피 모델은 SDV8과 5.0ℓ V8 슈퍼차저 엔진에 적용된다.

 

레인지로버의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주행 성능은 랜드로버만의 고성능 엔진에서 출발한다.

먼저 디젤 라인업은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1.2㎏·m의 고효율 3.0ℓ TDV6 엔진과 339마력, 최대토크 71.4㎏·m의 4.4ℓ SDV8 엔진으로 구성됐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h에 도달하는 시간 역시 각각 7.9초와 6.9초를 자랑한다.

가솔린 차량에는 V8 슈퍼차저 엔진인 5.0ℓ LR-V8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3.8㎏·m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제로백 5.4초라는 슈퍼카급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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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는 랜드로버가 선도하고 있는 알루미늄 기술이 적용된 100%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를 채택하고 있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해 420㎏의 중량을 덜어내 민첩한 핸들링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이 향상됐고, 가벼워진 무게를 바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와 연비 효율성을 높였다.

 

플래그십 SUV답게 첨단 기능도 풍부했다.

일목요연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에어서스펜션, 서라운드 카메라, 4존 에어컨, 통풍 및 마사지 시트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고급 옵션이 즐비하다.

이 밖에 평행·직각 주차 보조 기능과 360도 주차 거리 감지 기능부터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독립적인 모니터 시청이 가능한 8인치 듀얼뷰 모니터와 리어 시트 전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갖췄다.

 

'오토바이오그래피' 옵션이 장착된 차는 디테일한 감동을 준다.

전용 휠을 비롯해 가죽 시트에 음각으로 새겨진 로고, 알파벳이 쓰여진 문지방, 최고급 가죽과 나무로 만든 스티어링 휠 등이 오토바이오그래피만의 특징이다.

 

높은 품격에 어울리는 다양한 안전장치 역시 레인지로버의 혁신을 보여준다.

유로 NCAP에서 5스타를 기록하는 등 가장 엄격한 글로벌 안전 기준을 통과한 설계 구조를 갖추고 있다.

충격을 분산시키고 탑승객을 보호하는 공간인 안전 셀에는 고강도 AC300 알루미늄을 사용했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인텔리전트 비상 제동 장치(IEB), 사각지대 감시 기능(BSM) 등 잠재적 위험 요소까지 분석하는 첨단 안전장치를 추가했다.

 

하지만 이 차의 주특기인 오프로드 기능은 일반도로만을 달리는 보통 운전자라면 체험하기 어렵다.

사실 럭셔리한 신사가 오프로드에서 터프가이로 변신하는 반전 매력이 이 차의 최고 강점인데 말이다.

 

 

 

전범주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6.20기사입력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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