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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세계 최고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유럽의 강대국이다.

음식 역시 다르지 않아 프랑스와 함께 미식의 종주국으로 꼽히는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탈리아라는 이름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사실 이탈리아가 현재와 같이 하나의 통일 국가가 된 것은 불과 10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전까지는 우리가 잘 아는 대표적 도시, 예를 들어 밀라노, 피렌체, 나폴리 등이 각각 하나의 나라를 이루는, 여러 개의 공국으로 쪼개진 나라였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는 유럽 많은 나라들 중에서도 특히 지방색이 강하다.

음식 전체에 통일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지역마다 소스도 파스타도 식재료도 다르고 자신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도 그 어느 곳보다 강하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의 슬로건도, 단지 오랜 시간 정성들여 제대로 음식을 만들자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 전통 음식을 보존하고 미각의 대물림을 유지해야 함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 지역적 차이를 크게 남북으로 나누어보면, 남쪽에서는 그리스 등 지중해 주변 국가의 영향을 받아 토마토와 올리브오일, 마늘을 양념으로 사용하고 해산물을 즐긴다.

스파게티, 피자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은 대부분 남쪽 음식이다.

가늘고 긴 건조 파스타에 개운하고 자극적인 맛이 특징이다.

반면 북부는 프랑스 등 알프스산맥 주변 서유럽 국가의 영향을 받아 크림 등 유제품과 견과류, 버섯, 육류를 많이 사용하고 생파스타를 주로 먹는다.

생파스타는 바로 만들어 먹는 것으로 만두 비슷하게 속을 넣거나 짧고 납작한 모양이 많다.

 

그리고 북이탈리아에는 남부와 달리 쌀이 있다.

알프스 산자락 포강 유역의 곡창지대에서 쌀이 재배되고 이 쌀을 '리조토(Risotto)'로 만들어 먹는다.

한국에 들어오면 모든 나라의 쌀 요리가 밥이 되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곤 한다.

때문에 이탈리아의 리조토도, 중동의 필라프도, 스페인의 파에야나 루이지애나의 잠발라야도 모두 비슷한 찐 볶음밥처럼 되곤 한다.

그래서 이탈리아 현지나 한국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리조토를 먹어보고는 크게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리조토는 한국의 밥과는 분명하게 다른 쌀 요리이다.

파스타와 마찬가지로 '알 덴테(Al Dente)'로 익혀내는데, 이 말은 심지가 이빨에 씹힌다는 뜻이다.

그렇게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가볍게 익히며, 한국과는 다른 품종이라 밥과 같은 찰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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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토를 밥이라 생각하면 이렇듯 그 맛을 즐기기 힘들다.

하지만 쌀이라는 곡물로 만든 이탈리아만의 음식이라 생각하는 순간 그 신기한 식감에 새로운 관심을 가지게 된다.

 

흰 송로버섯을 가득 올린 피에몬테 스타일이나, 세계에서 제일 비싼 향신료라는 사프란을 베이스로 하는 밀라노 스타일은 물론, 해산물이나 버섯의 진한 국물에 신선한 야채와 치즈를 더한 가정식 리조토까지, 비록 아직은 익숙한 느낌이 아니라도 그 자체로 즐겨볼 수 있는 이탈리아의 맛이다.

 

 

 

서현정 뚜르 디 메디치 대표·문화인류학 박사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6.27기사입력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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