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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해가 가장 긴 날 하지를 전후로 러시아 등 북구 나라에서는 백야가 시작된다.

각 도시에서는 축제가 펼쳐지고, 해를 볼 수 없는 긴 겨울 대신 찾아온 여름날의 해를 찾아 밤마다 곳곳에서 파티와 행사가 열린다.

 

얼마 전 다녀온 황제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백야 축제가 한창이었다.

러시아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도시.

시내 중심을 흐르는 네바 강변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 몽환적이라 표현해도 좋을 석양 아래 사랑을 속삭이고 술을 나누고 춤을 추고 있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겨울 궁전, 피터앤드폴 요새 등 황제의 영화를 간직한 대국의 건축물들이 그 밤의 아름다움에 힘을 더했다.

 

축제의 밤에 술이 빠질 수는 없다.

백야에 어울리는 술 하나를 골라본다면 차가운 북구의 날씨만큼 맑고 투명한 보드카가 우선 떠오른다.

보드카는 14세기부터 마셨다고 전해지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술이다.

위스키, 코냑 등 각 나라·지역을 대표하는 여타 인기 증류주들과 달리 술을 만드는 원재료로 밀, 보리, 호밀, 감자, 옥수수 등 여러 가지를 상황에 따라 이용한다.

 

곡물을 찌고 엿기름을 더해 당화시킨 다음 효모를 섞어 발효시키고 이렇게 얻은 술을 자작나무 숯을 넣은 정류탑 증류기로 증류한다.

숯은 불순물을 걸러내는 효과가 탁월하다.

그래서 이렇게 만들어진 보드카는 수많은 증류주 중 가장 맑고 투명하며 향이 없는, 가장 알코올에 가까운 술이라는 특징을 가지게 된다.

 

시판 보드카 대부분의 알코올 도수는 45~50도 정도다.

작은 잔에 따라 스트레이트로 마시거나 칵테일로 만들어 마신다.

이렇듯 도수 높은 술이 인기 있는 나라여서 러시아 사람들이 세계적인 주당으로 알려지게 된 듯도 하다.

 

유명 보드카가 모두 러시아산은 아니다.

대대적인 광고로 널리 알려진 인기 보드카 중에는 스웨덴, 폴란드, 아이슬란드 등 주변 북구 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 더 많다.

숯으로 정제까지 한 증류주라 숙성으로 맛을 더하는 다른 술들만큼 기술에 큰 차이는 없을지라도 러시아산 명품 보드카를 그래도 제대로 마셔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정 브랜드를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아직도 조금은 폐쇄적인 러시아에서 외부로 대량 수출되지 않는 명작을 만나게 되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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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 시내에는 수백 종의 보드카를 보유한 전문점들도 있다.

숯으로 정제를 하지 않은, 곡물 향이 살아 있는 '폴루가(Polugar)'도 러시아 밖에서는 만나보기 어렵다.

최고의 보드카에 어울리는 최고의 안주라면 두말할 필요 없이 철갑상어 알 절임인 캐비아를 꼽는다.

또 보드카의 알코올 도수나 향이 부담스럽다면 오렌지주스를 넣은 보드카 칵테일 '스크루 드라이버(Screwdriver)'로 즐겨도 좋다.

 

 

 

서현정 뚜르 디 메디치 대표·문화인류학 박사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7.04기사입력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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