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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태국)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데다가 물가가 저렴해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나라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것은 타이의 음식이 아닌가 싶다.

필자가 요리사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타이 음식은 일본 음식이나 중국 음식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타이 요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그 복잡미묘한 맛과 함께 웰빙 음식이라는 점이다.

거기에 타이 정부가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타이 키친 투 더 월드’라는 캠페인도 한몫한다.

풍부한 음식문화와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인 맛을 지닌 타이 음식은 한두 번 먹어보면 금세 매료되는 맛의 비밀을 갖고 있다.

 

동남아시아 중앙에 자리 잡아 여러 문화의 영향을 받은 타이는 음식에서도 중국, 인도 등 인근 나라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본적인 맛은 비슷하지만 지리적으로 나라 안에서도 크게 네 개의 식문화권으로 나뉜다.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는 소금으로 음식의 간을 하는 특징이 있으며, 라오 문화권인 동북부는 북부와 함께 찹쌀을 주식으로 하며 코코넛밀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민물고기로 담근 젓갈로 음식 맛을 낸다.

방콕을 중심으로 한 중앙부는 코코넛밀크와 고추, 민트 등을 사용한 걸쭉한 요리가 많고 중국식도 선호한다.

조미료는 생선을 소금에 절여 우려낸 즙인 남플라(Nampla)를 많이 사용한다.

한편 남부 요리는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인도 요리에 가깝다.

풍부한 해산물과 열대과일,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는 타이 음식을 복합적인 맛의 건강식으로 발전시켰다.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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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똠얌꿍’의 ‘똠’은 끓이다, ‘얌’은 무치다, ‘꿍’은 새우를 뜻한다.


똠얌꿍은 타이 음식의 대표 메뉴다. 똠얌꿍의 ‘똠’은 끓이다, ‘얌’은 무치다, 마지막으로 ‘꿍’은 새우를 뜻한다.

프랑스의 부야베스, 중국의 샥스핀 수프와 함께 세계 3대 수프로 꼽히는 똠얌꿍은 새우에 향신료와 소스를 넣고 끓인 일종의 새우 수프다.

주로 닭육수에 새우와 레몬그라스, 양송이, 라임, 고수, 방울토마토, 태국 칠리소스 등을 넣어 요리한다.

매콤하면서도 시고, 달콤하면서도 쓴 타이 음식의 온갖 풍미를 한 그릇 속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특히 짧고 강하게 피어오르는 매운맛이 일품이다.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매운맛이라고 할까. 우리의 고추장처럼 달콤하며 묵직하게 오래가는 매운맛과는 다르다.

또한 강렬한 향신료인 박하, 고수(코리엔더) 등을 넣어 향기가 강하며, 코코넛밀크를 더해 새콤한 맛이 난다.

국물의 매운맛과 함께 전해지는 시큼한 맛이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호불호가 강하다.

 

레몬그라스, 카피르라임 잎, 갈랑갈과 매운 타이고추, 피시소스 등의 재료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야릇한 맛의 똠얌꿍.

여기에 마지막 방점을 찍는 것은 현지인들이 팍치라고 부르는 고수다.

고수의 독특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주문할 때 그것을 빼달라는 외국인도 많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결코 멀리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 향신 채소다.

 

똠얌꿍의 재료들은 맛도 독특하지만 건강에 좋다는 사실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면 레몬그라스는 배속의 가스를 배출하게 도와주고, 이뇨작용을 돕는다.

라임과 고추는 기침과 감기를 낫게 하는 데 효능이 있다고 한다.

 

필자는 13년 전 서울에 있는 타이 요리 전문식당에서 처음으로 똠얌꿍을 맛봤다.

세계 3대 수프로 유명하며 너무 맛있다는 말을 많이 듣던 터라 기대가 컸다.

허름하면서도 편안하고 타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식당에서 타이를 느끼며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기다리던 똠얌꿍 수프가 나왔고 배도 고프고 맛도 궁금해서 재빨리 숟가락으로 수프를 한술 들이켰다.

그런데 살짝 얼굴이 찡그려졌다.

첫맛은 시큼하면서 새우와 해산물의 감칠맛이 이어지면서 동시에 매운맛이 느껴졌다.

그리고 고수의 향이 더해지는 것이다.

당시 내가 느낀 똠얌꿍 수프의 맛은 마치 국물에 화장품을 살짝 탄 것 같았다.

 

지금까지 그런 맛의 수프는 처음이라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지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정말 이 수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수프인가라는 의문점을 가지며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 고수도 좋아하지 않는 채소라 더 맛있게 먹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스운 추억이지만 그만큼 타이의 문화와 맛을 정말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후 고수를 일부러 꾸역꾸역 먹었다. 요리사들은 특별히 싫어하는 식재료가 있으면 안 된다.

음식을 만들 때 자기가 싫어하는 재료는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식재료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노력으로 10년 전에 그토록 싫어하던 고수는 이제 오히려 더 추가해서 먹을 정도로 좋아하게 됐다.

 

필자가 해외에 가는 목적은 여행도 좋지만 그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와 국민들의 입맛, 식재료, 음식을 즐기려는 이유가 더 크다.

타이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타이 요리를 먹었을 때 정말 이게 타이의 맛인지 아니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나온 퓨전 음식인지 혼동되기 때문에 타이 곳곳을 다녀보면서 여러 가지 음식들의 맛을 보았다.

 

▶한국에서 타이 음식 먹고 싶을 때마다 ‘스파이스마켓’ 찾아

 

그중에서도 똠얌꿍은 갈 때마다 꼭 시키는 메뉴다.

식당에 가서 제일 먼저 시켜먹는 음식이 국물 음식인데 국물 요리만 맛보면 이 집이 음식을 잘하는 집인지 못하는 집인지 바로 알 수가 있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타이 식당은 푸껫의 맛집으로 매우 유명한 ‘넘버6’다.

이 식당은 신선한 재료, 살짝 간간하지만 조화로운 맛,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끈다.

고급이지만 그리 맛이 훌륭하지 않은 집이 많아 실망하던 중 ‘넘버6’에서 음식 맛을 본 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듯 행복했다.

그래서 이틀 동안 ‘넘버6’의 메뉴를 거의 다 먹어봤다. 그 집의 다양한 메뉴들이 다 맛있었다. 요리사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때 필자 때문에 배불러 죽을 뻔했던 와이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한국에 와서 타이 음식이 생각날 때마다 가는 단골 식당이 있다. 이태원에 있는 ‘스파이스마켓’이다.

깊은 골목 안에 예쁜 테라스가 있는 집으로 분위기가 깔끔하다. 무엇보다 음식 맛이 좋고 요리의 기본기가 튼튼해 보인다.

이 집에선 팟타이, 쏨땀, 똠얌꿍 등 타이 본토의 맛을 잘 살린 음식들을 내놓는다.

 

똠얌꿍뿐 아니라 쏨땀 등 타이 음식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운맛에 신맛이 조화롭게 섞여 있다.

요즘처럼 더운 계절, 매콤새콤 타이 음식으로 지친 입맛을 되찾아보는 건 어떨까.

 

 

신동민 셰프의 Cooking Tip

 

똠얌꿍

 

재료 : 똠얌꿍 페이스트 50g, 코코넛밀크 1캔(450㎖), 양파 1/4개, 미니버섯 100g, 새우 5마리, 방울토마토 5개, 식초 1큰술, 남플라(피시소스) 2큰술, 물 600㏄, 고수 적당량

 

만드는 법

 

➊ 양파는 얇게 썰고 버섯은 한입 크기로 잘라준다.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자르고 새우는 씻어서 준비한다. 고수는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다.

 

➋ 냄비에 분량의 물을 넣고 끓으면 양파, 토마토, 새우를 넣은 후 새우가 익기 시작하면 똠얌꿍 페이스트를 넣어준다.

이때 레몬그라스를 넣으면 더욱 타이 본고장의 맛을 즐길 수 있다.

 

➌ ➋에 버섯과 코코넛밀크를 넣고 4~5분 정도 약한 불로 졸여준다.

 

➍ 마지막으로 식초를 넣고 고수를 올려 마무리한다.

 

*기호에 따라 레몬그라스를 넣어 조리하면 더욱 맛있는 똠얌꿍을 즐길 수 있다.

 

똠얌꿍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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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똠얌꿍 페이스트 50g, 코코넛밀크 350㎖, 양파 1/4개, 미니버섯 100g, 새우 5마리, 방울토마토 5개, 식초 1큰술, 남플라(피시소스) 2.5큰술, 고추장 1티스푼, 물 600㏄, 고수 적당량, 쌀국수50g

 

만드는 법

 

➊~➌번까지는 똠얌꿍 조리법과 동일하다. 중간에 쌀국수를 삶아서 준비해놓는다.

 

➍ 마지막으로 식초를 넣고 완성시킨다.

 

➎ 그릇에 삶은 쌀국수를 담고 완성된 수프를 부어준 다음 고수를 올려 마무리한다.

 

* 기호에 따라서 고추장을 살짝 넣어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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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슈밍화미코 오너 셰프 / 사진 : 김성중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7.11기사입력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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