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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는 여름이 없다. 일찌감치 해가 떨어지고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날 정도다.

추추파크는 먹고 자고 짜릿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기차 테마파크이다.

근처에 있는 삼척유리마을과 기차길 옆 벽화마을은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생각나는 해밝은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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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숲에서 힐링, 시간의 열차에서 꿈꾸는 판타지

 

백두대간에는 여름이란 계절이 없다. 오직 깊은 숲과 서늘한 공기가 대지를 휘감을 뿐이다.

삼척과 태백, 정선, 영월 등은 풍광이 빼어난 여행지로 유명하다.

특히 목적지까지 가는 국도가 보여주는 극강의 커브길은 스피드를 즐기는 운전자의 심장을 쫄깃하게 조여주기에 충분하다.

삼척 바다에서 하룻밤 머문 뒤 이른 아침 38번 국도를 타고 추추파크를 향해 달렸다.

 

이 도로는 안전표시판의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게 ‘생명을 보존하는 유일한 길’이다.

‘U턴급 굽은 길’이 한두 곳이 아니고, 레이싱을 위한 도로가 아니므로, 속도를 줄이지 않다간 일단 멀미가 나기 시작한다.

최악의 경우 ‘차가 튕겨나갈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까지 드는 험로이다.

천천히 달렸는데도 정신이 어질어질해질 무렵, 백두대간 꼭대기 부군에 도착하자 ‘추추파크 이정표’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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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발랄한 추추파크는 우리나라 유일의 기차테마파크이다.

추추파크의 ‘추추’는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모습을 우리 식으로 표현할 때 종종 사용했던 ‘칙칙폭폭’의 영어 버전 쯤으로 알면 되겠다.

이곳은 오래 전 인클라인트레인이 설치돼 있었고 가까운 곳에 스위치백이라는 고산준령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철도가 연결되는 곳이다.

그리고 폐쇄된 선로에는 흔히 레일바이크라 부르는 ‘레일코스터’가, 파크 내부에는 어린이를 위한 미니트레인이 설치되어 있다.

특별한 철도를 주제로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곳에 설치된 숙박시설들은 그저 조용히 숲을 보고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최적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스위치백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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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역에서 영동선 열차를 타고 경북 영주까지 내려갔다, 다시 백두대간과 동해안을 따라 올라와 정동진을 거쳐 강릉역까지 가 본 사람이라면 스위치백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스위치백’이란 고산 지역에 철도를 놓을 때 레일을 지그재그 모양으로 설치하는 공법을 말한다.

서울월드컵공원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연상하면 된다. 주로 경사가 가파르고 터널을 뚫을 상황이 아닌 경우 적용한다.

 

기차가 스위치백 구간에 도달하면 첫 번째 구간은 기관차가 전진해 올라가고, 다음 구간은 꽁무니부터 올라가고, 다음 구간에서 다시 기관차가 앞에 있는 형태로 진행한다.

따라서 승객들 또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추추파크의 중앙역이자 출발지점인 추추스테이션에서 스위치백 트레인에 승차하면 흥전역까지 일반 열차로 달리다 흥전역에서 나한정역 구간을 스위치백으로 운행한다.

 

여행 상품에 따라 어떤 열차는 나한정역에서 되돌아오기도 하고, 또 다른 열차는 나한정역에서 도계역까지 갔다 다시 나한정역을 거쳐 추추스테이션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스위치백 트레인을 체험하기 위해 꼭 추추스테이션까지 갈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간을 맞춰 가면 도계역에서도 스위치백 트레인을 이용할 수 있다.

단 추추스테이션에서 떠난 스위치백 트레인은 나한정역이나 도계역에서 그 기차를 타고 추추파크로 되돌아갈 수 있지만 도계역에서 탄 승객은 다시 도계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음 운행 시간까지 기다리든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

스위치백 트레인은 증기기관차 모양의 열차로 동력과 편의 시설은 현대식이지만 디자인은 증기기관차 시절의 모습으로 재현했다.

 

추추스테이션에서 도계역까지의 구간 길이는 왕복 약 2km이고 운행 평균 속도는 시속 25km 정도다.

나한정역 왕복은 약 100분. 요금은 5000원이고 이용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다.

당일 매표는 추추파크 ‘체크인센터’에서 하면 된다.

운행 시간은 09:00, 11:00, 13:00(나한정역 왕복 90분), 15:00(도계역 왕복 160분)이다.

 

 

▶아찔한 인클라인트레인

 

추추파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백두대간 정상 쪽을 바라보면 아찔한 경사에 설치된 철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인클라인트레인’은 주로 산악지대 8부 능선에서 정상까지 꼭 철로를 연결해야 할 때 설치하는 특별한 형태의 철도 방식이다.

일명 ‘강삭철도’라 불리는 이것은 정상 역까지 와이어 로프가 기차를 끌어올리고 사람은 걸어서 올라가는 방식이다.

 

일제시대 때 탄광에서 채굴한 자원 운반을 위해 설치했고 1963년에 철거했던 것을 추추파크를 조성하며 영국의 철도 전문 제작 업체인 ‘쿼터홀’에서 현대식으로 재현했다.

인클라인트레인의 재미는 초가파른 경사를 스위스 융프라우 스타일의 입석 열차로 올라가는 긴장감과 정상 스카이스테이션에서 내려다보는 추추파크 전경, 깊은 계곡 풍경 감상이다.

 

추추스테이션에서 스카이스테이션까지의 길이는 약 1km이고 운행 평균 속도는 시속 5km 정도다.

왕복 소요시간은 약 20분. 요금은 6000원으로 현장에서 판매한다.

오전 9시부터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7월6일 현재 안전 검검 중으로 운행 재개 시기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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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바이크 vs 미니트레인

 

추추파크의 레일바이크 이름은 ‘레일코스터’이다.

일반적인 레일바이크가 평지를 운행하는 것과 달리 추추파크의 레일바이크는 산악지대답게 약간의 경사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쾌감이 추가된다.

산기슭을 구비 도는 회전 구간에서는 꺄~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다.

가장 빠른 구간에서는 시속 25km까지(평균 속도는 약 20km/h) 달리니 스위치백 트레인과 같은 속력이다.

심지어 객차와 달리 몸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서 속도감은 더욱 아찔해 진다.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고 추돌의 위험이 있을 경우 저절로 속도를 조절해주는 자동 장치도 설치되어 있다.

 

12개의 터널에서 각자의 테마에 맞춰 연출하는 조형물과 빛의 향연들도 추추파크의 레일바이크를 오랜 시간 추억하게 하는 것들이다.

체험 시간은 약 30분~40분이고 이용료는 2인승 2만8000원, 4인승 3만5000원이다.

이용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으며 당일 매표는 추추파크 ‘체크인센터’에서 하면 된다.

미니트레인은 추추스테이션 단지 안의 생태연못을 순환하는 어린이 열차이다.

시속 3km 속도로 약 700m의 구간을 10분 동안 운행한다.

수시로 운행하며 당일 현장 구매만 가능하다. 이용료는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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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바라보며 잠들다, 추추파크 숙박시설

 

추추파크에는 네이처빌, 큐브빌, 트레인빌, 오토캠핑장 등 숙박 전용 시설이 네 곳 있다.

 

‘네이처빌’은 빌리지 가운데에 수영장이 있는 유럽형 단독 빌라들로 총 15객실이 세 가지 타입으로 분류되어 있다.

객실은 침실과 거실, 욕실이 있고 주방 시설은 없다.

4인 기준으로 1박에 40만원이다.

 

‘큐브빌’은 계곡 건너 깊고 높은 숲을 마주보고 있는 전망 좋은 빌라다.

옥상이 잔디로 되어 있어서 천장에서 지열이 일어나지 않아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밤을 보낼 수 있다.

객실마다 작은 테라스가 있어서 백두대간의 숲을 가슴에 담기에 딱이다.

4인 기준 40만원이다.

 

‘트레인빌’은 기차의 객차를 주거 공간으로 개조한 숙소다. 마치 기차 침대칸의 VIP 룸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침실과 거실, 욕실이 있고 2인 기준 18만원이다.

 

오토캠핑장은 모두 31사이트가 구축되어 있고 사이트당 총면적은 10×8m이며 이 중 주차공간이 4×8m, 캠핑 사이트가 6×8m이다.

밤 8시부터 아침 7시까지는 정숙 시간으로 지정되어 있다.

애완동물은 출입 금지이며 이용 요금은 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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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유리마을과 기찻길 옆 벽화마을

 

삼척시 도계읍은 우리나라 최대의 탄광지역이다.

석탄과 무연탄이 주연료로 사용되던 시절, 이곳에는 수많은 광부과 그 가족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읍내에는 아파트들이 즐비했고 삼겹살집, 술집, 식당, 시장의 규모도 대단했었다.

탄광 근처 산중턱에는 광부 가족이 모여 사는 마을도 많았었다.

산동네의 집들은 대부분 슬레이트 지붕에 예닐곱 평(약 22㎡) 짜리 작은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였다.

탄광 산업이 쇠락한 뒤에 수많은 광부 마을도 폐쇄되거나 자연 소멸되었다.

 

도계역에서 가까운 도계유리마을은 유리공예 공방이자 체험 마을이다.

예전의 탄광촌이었던 곳을 유리 공예 전문 마을로 재생했는데, 공예품 감상과 구입, 예약을 통한 유리공예 체험도 가능하다(문의 033-541-6259).

탄광 도시에 유리마을이 있다는 게 사실은 의아했다. 이에 대해 알아봤다.

삼척시가 삼척 일대의 탄광에서 석탄을 채굴하고 남은 잔류석을 분석하니 인체에 유해한 성분은 전혀 없고 오히려 몸에 좋은 금속 성분과 유리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유리질을 갖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궁리하던 삼척시는 ‘도계유리마을’을 조성해 유리공예가를 입주시키고, 그들이 제작한 작품들을 판매하도록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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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마을에는 커다란 건물 두 동이 있다.

한 동에는 공방에서 활동하는 공예가들의 작업 공간과 그들이 만든 작품 전시대가 있고 또 한 동은 단체 여행자나 개인이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유리공예 체험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리마을 앞에는 기찻길이 있고 그 뒤에는 ‘기찻길옆 벽화마을’도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벽화 마을을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반짝반짝 눈부신 벽화마을은 본 적이 없다. 물론 쾌청한 날씨도 거들어 준 게 틀림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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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옆 벽화마을은 이곳을 찾는 여행자보다 마을 사람들이 더 편안해하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이화동이나 부산 감천마을 등은 밀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거주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구불구불한 38번 국도 한쪽에 있는 이 마을에, 순전히 벽화마을을 보겠다며 찾아오는 여행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관광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집집마다 벽화를 그린 것은 아닐터, 깨끗한 환경은 오롯이 마을 사람들 몫이 된 것이다.

홀로 여행, 또는 두 세 사람이 떠나는 여행이라면, 이곳에 들려 조용히, 또 조용히 골목골목의 오래된 이야기들에 귀기울여 보면 어떨까.

 

 

이영근(여행작가)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07.15기사입력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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