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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즐기는 `비포 선라이즈` 투어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한 장면.

 

올 4월에 재개봉한 1995년 개봉작 '비포 선라이즈'.

1990년대의 청춘과 호흡을 함께한 영화는 시리즈물로 이어져 3편까지 나왔다.

결국 둘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다. 1995년 스물세 살이었던 제시는 어느새 40대 중반을 지나고 있다. 셀린도 마찬가지.

제시는 작가로 성공했고 셀린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여느 부부처럼 대판 싸운다.

 

이들 사랑에도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제시와 셀린뿐 아니라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 비포 선라이즈의 첫 만남, 첫 키스의 추억을 간직한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유럽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지 비결은 정략결혼이었다.

'다른 이들은 전쟁을 하게 하라.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그대는 결혼을 하라'라는 가훈이 대대로 이어올 정도다.

설득력 있지 않은가. 전쟁보다는 사랑의 힘이 세다.

 

그래서 '비포 선라이즈 어게인 인 빈'을 상상해 보았다.

비포 시리즈는 끝났지만 사랑은 끝나지 않길 바라는 바람에서 40대의 제시와 셀린을 다시 빈으로 보냈다.

순전히 상상의 소산물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별장인 `쇤부른 궁전`

 

◆ '비엔나' 커피에 디저트는 '자허 토르테' 로

 

두 번째로 방문한 빈(비엔나)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긴 거리 이동하니 배가 고프다.

빈도 식후경이니 뭐라도 먹자. 빈은 '커피의 수도'이니 우선 커피부터 한잔.

첫 만남 때 가상통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 장소인 카페 스펠을 다시 방문하는 것도 좋다.

여전히 당구대도 있고, 신문도 20부 넘게 꽂혀 있다.

19세기 전후로 신문잡지가 빈에 130곳 넘게 있었다.

문인과 언론인, 화가 등이 모여 당구도 치고 커피를 마시면서 토론을 벌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카페 스펠 외에 빈의 유명 커피집을 하나하나 들러보는 것도 괜찮겠다.

 

3곳만 꼽자면, 우선 빈의 대표 '달다구리' 자허 토르테의 원조를 맛볼 수 있는 카페 자허가 있다.

자허 호텔 1층에 위치한 자허카페는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자허 토르테란 명칭을 붙일 수 있는 곳이다.

중간 부분과 밑 부분에 살구 잼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

 

자허카페와 원조 논쟁으로 법정 소송까지 벌인 데멜도 괜찮다.

원조라는 칭호만 붙이지 못할 뿐이지 맛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자허카페보다 부드럽다.

 

마지막은 카페 센트럴. 이곳은 카페를 하도 자주 찾아와 명함에 주소를 카페센트럴로 표기한 문인 알텐베르크의 일화가 유명하다.

카페 센트럴 입장에서는 어이없어 화를 낼 법도 한데, 오히려 그 문인의 동상을 카페 입구에 만들어주었다.

빈 사람들이 얼마나 커피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트로츠키, 히틀러, 카프카도 자주 찾았다고 하니 이곳에서 역사의 변혁이나 예술의 전복보다 어려운 사랑의 지속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프리터 공원의 명물 대관람차 `라젠라트`

 

◆ '황제의 대관람차' 에서 빈 풍경 즐기기

 

커피도 한잔 했겠다. 소화를 좀 시켜보자. 첫 키스의 날카로운 추억을 간직한 곳을 빼놓을 수 없겠다.

대관람차가 있는 프리터 공원에 가봄 직하다. 대관람차 라젠라트를 타고 서서히 올라가면 빈의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고 만다.

로맨틱한 광경에 누구라도 웬만하면 입술을 허락할 법하다. 셀린과 제시가 관람차에서 키스를 나눈 건 너무나 당연했다.

 

명물 라젠라트는 1897년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세워졌으니 나이가 120세에 이르렀다.

프리터 공원은 원래 왕족과 귀족의 사냥터였으나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로는 도심 속 녹지로 기능하고 있다.

왕족과 귀족들이 사냥만 한 게 아니라 밀회도 즐겼다고 하니 운치가 느껴진다.

 

레퍼토리가 다양해서 나쁠 게 없으니 도나우 강으로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

도나우 전철역 근방에 강의 양편으로 보트를 대여하는 곳이 있다. 저렴한 대여소는 12~18유로 정도 값에 보트를 빌려준다.

함께 페달을 밟으면서 도나우강을 타고 해질녘을 감상하면 어느새 앙심이 사르르 녹아내릴 것이다.

항해를 마친 후 강변에 늘어선 선술집에서 맥주나 커피를 마시고 식사할 수도 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주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과 자전거를 타는 무리를 보는 것도 진풍경이다.

 

빈의 혼이자 상징물인 성슈테판 성당도 빼놓을 수 없다.

모차르트가 결혼식을 올리고 하이든이 소년합창단원으로 활동한 빈의 상징이니 말이다.

성당 꼭대기에 올라가 도심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유로다.

 

근데 성당 주변에 똥 냄새가 진동한다. 빈의 명물 마차가 있기 때문이다.

이젠 이팔청춘이 아니라 제시와 셀린, 발도 무거우니 골목 구석구석을 편하게 앉아서 감상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마부가 친절하게 설명도 해준다. 가격은 1시간에 팁 포함 100유로 정도.

 


빈의 상징이자 모차르트가 결혼식을 올린 `성슈테판 대성당`

 

◆ 예술의 도시니까…'박물관 투어' 는 필수

 

제시와 셀린이 거닐었던 쇤브룬 궁전 역시 명소다. 오스트리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은 장소다.

이곳은 왕가의 여름별장인 동시에 엘리자베스 왕후와 프란츠 요세프 황제가 신혼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언제 방문해도 다시금 신혼 같은 기분을 살려줄 것이다. 쇤브룬 궁전의 외관과 궁전 뒤편으로 펼쳐진 정원도 화려하지만 내관 역시 럭셔리하다.

유럽을 호령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궁전 안 관람은 유료인데, 입장권 구매 후 10분 안에 들어가야 한다.

 

빈은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만큼 박물관도 가봄 직하다.

바로크 시대에 황제의 마구간이었던 마차 외양간들이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문화예술 중심지로 변모했다.

바로 빈 박물관지구 뮤제움 콰르티에(MQ)다. 에곤 실레의 작품이 200점 이상 전시돼 있는 레오폴트 미술관(Leopord Musuem)이 가장 유명하며 피카소와 앤디 워홀 등 20세기 현대예술가 작품이 전시된 근대미술관(Museum Moderner Kunst Stiftung Ludwig Wien), 어린이박물관(ZOOM Kindermuseum) 등이 있다.

 

박물관을 돌다가 지치면 앉기 좋은 장소가 있다.

뮤제움 콰르티에 앞 엔지스 벤치다. 엔지스 벤치란 명칭은 벤치를 처음 놓은 뮤제움 콰르티에의 관장 이름에서 따왔다.

젊은 연인부터 중년부부 가족까지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멍 때리곤 한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곳을 기억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12개의 엔지스가 지난 9일까지 비치돼 있었다. 현재 잠시 휴식기를 거쳐 적임지에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 그 유명한 클림트의 대표작인 키스의 진품을 보려거든 미술관이 아닌 벨베데레 궁전으로 가야 한다.

 


빈 대표 디저트 `자허 토르테`

 

◆ 니컬러스 케이지가 사랑한 뷰는 어떨까

 

잠은 어디서? 비포 선라이즈 최대 미스터리는 이들이 밤을 어디서 지새웠는지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아무리 빈의 골목이 아름답고 밤에 취하더라도 길거리에서 노숙할 나이는 아니다.

럭셔리한 호텔에서 잊지 못할 밤을 보내자. 1층에 있는 카페 자허가 유명한 자허 호텔이 적절하다.

국립오페라 극장도 바로 길 건너일 정도로 가깝다. 세기의 커플 존 레넌과 요코 커플이 나체 인터뷰를 한 곳이기도 하다.

니컬러스 케이지는 멀리 성슈테판 성당이 보이는 발코니 딸린 꼭대기 방에서 무려 6주나 머물렀다고 한다.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

장면 장면을 떠올리며 제시와 셀린의 동선을 그려봤는데, 하루 만에 이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빈에서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았을지 몰라도, 빈을 충분히 사랑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4일도 부족했다.

니컬러스 케이지처럼 6주는 눌러 있고 싶은 도시였다.

 

※ 취재협조 =빈관광청·카타르 항공

 

 

 

권오균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7.18기사입력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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