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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사람이, 열심히 공부해서 고급 공무원이 되거나 공영방송국 아나운서가 되거나 유명한 정치인이 된 사람이 망언을 한다.

배울 만큼 배웠고 교양도 쌓을 만큼 쌓았을 것 같은 사람들이 가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내뱉는 것이다.

그런 말들로 그들이 갑자기 유명해지거나 존재감을 유지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똥을 싸서 먼저 유명해지겠다?

 

국민은 개돼지 같은 존재라 그저 먹고 살게만 해 주면 된다,라는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의 막말을 듣고, ‘나도 개돼지처럼 살아왔을까?’ 생각해 보았다.

직장 상사나 거래처 담당자 앞에 바짝 엎드리고, 갑질을 당하면서도 이조차 기회가 없어서 못 당하는 사람도 있다며 자위하고, 공개 경쟁을 통해 도전해야 할 사업을 놓고 혹시 어디 오래 전 엮어두었던 끈 하나 없나 뒤져본다.

아첨꾼이 차려놓은 진수성찬 앞에서 헤벌쭉 입을 벌리고, 그들이 계산한 밥값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불의를 못 본 척 하고, SNS에서는 정의를 외치다 막상 행동해야 할 일 앞에서는 바쁜척 숨어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 사실 개돼지는 커녕 개돼지만도 못한 비루한 삶을 살기도 했구나, 반성했다.

 

비록 ‘개돼지’ 발언을 계기로 생각을 시작한 것이지만, 이것은 개인이 성찰을 통해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일이지 누군가의 지적에 의해 깨달을 사안은 아니다.

게다가 그 되먹지 못한 발언이 ‘공직’이라는 게 무엇인지 개념 상실한 인물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내 비록 먹고 사는 과정에서 개돼지만도 못한 짓거리도 했다손치더라도 본분을 망각한 ‘너에게’ 그런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온통 엉터리로만 살지는 않았다’는 분노가 치솟을 수밖에 없다.

 

 

개돼지 발언 소식을 듣고 든 두번째 생각은 ‘의도된 발언이었을까?’다.

개돼지 발언 이전에 사실 ‘그 발언의 주인공’은 전혀 무명의 인물이었다. 교육부 정책기획실의 존재도 모르는 국민이 태반이었을 것이다.

그 발언은 자신의 이름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켰고 국민들은 그 덕(?)에 ‘교육부 정책기획실’이 얼마나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지, 그 부서에는 정말로 정직하고 강직하고 바른 인재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앤디 워홀은 말했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라고.

그러자 한 발랄한 젊은이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똥을 싸서 유명해지겠다!’

정치인 또는 정치적인 사람들의 발언에는 ‘의도된 막말’이 적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세상에 각인시켜주기 위해 기획된 막말을 기자들 앞에 던져 세상에 퍼트리곤 한다.

대중의 인지도를 먹고 사는 직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업이다.

 

‘정치 지망생’의 막말은 기획된 경우가 많다.

정치판에 들어가고싶어 죽겠는데, 국회의원 하고 싶어 환장하겠는데, 공천만 준다면 권력자의 가랑이 사이라도 기어갈텐데, 도대체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는 ‘쬐끔 유명한 사람’들은 막말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반짝 부각시키기도 한다.

전직 방송인이 툭하면 유명 정치인을 향해 종북 좌파니 뭐니 하며 막말을 던지는 것도, 그 막말 때문에 자신이 먹는 욕보다 공천권자에게 전달되는 효과가 더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막말의 결과는 벌금형이나 공식 사과문 게재라는 개망신으로 끝나곤 했지만.

 

‘개돼지 발언’의 주인공이 본인 말대로 취중 실수였는지, 진짜 죽을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하고 있는 그 누군가를 향해 ‘나 여기 있소’ 신호를 보낸 것인지 확인할 길은 당장은 없다.

그러나 몇 년 후 그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있는지를 보면 적어도 주관적으로 유추할 수는 있을 것이다.

 

 

▶막말이 성공의 교두보?

 

‘기성 정치인’들의 막말에는 확실한 목적이 있다.

주로 ‘아니면 말고’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들의 ‘말인지 막걸리인지’스러운 발언이 유권자들의 판단을 훼방하는 덫이 된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전직 대통령을 스파이 급으로 매도하는 발언을 해서 판세를 뒤집는가 하면 당선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지역 감정을 부추겨 이 나라 정치를 개판으로 만든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의도된 막말로 당장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그로 인한 사회와 역사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런 이들이 여전히 이 나라의 지도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막말이 계속 생산되는 결정적 이유가 이것이다.

그때는 속았다 해도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 다음 선거 때 추상 같은 투표를 통해 아예 정치에서 은퇴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지곤 한다.

그러니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여전히 막말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방송계 최고의 입담꾼 김구라는 인터넷 방송 시절의 욕설방송 경력을 주홍글씨처럼 이마에 새긴 채 살아가고 있다.

공중파에서 성공한 뒤에 방송에서 그의 육두문자를 들을 기회는 없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공격적이고 비판적이며, 시청자들은 그의 거침없는 독설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한다.

인터넷 방송 시절 김구라 등이 거침없는 욕설을 해댄 것이 공중파로 진출하기 위한 출구전략이었는지 오직 인터넷 방송의 특성에 최선을 다한 것인지 이분법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단, 결국 그것이 김구라 등을 유명 인사로 만들었고, 공중파 진출 이후 ‘독설의 방법은 욕설에서 논리적 공격으로 변환하되 그 성격은 그대로 간다’는 법칙으로 변신에 성공, 오늘날 최고의 MC가 된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김구라의 경우 비록 막말이었을지언정 그는 영리했다.

그는 특정 연예인, 스타를 질정질겅 씹어대기는 했지만 여성을 싸잡아 비난하거나 특정 ‘집단’에 대해 터무니없는 공격을 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스타가 된 뒤 ‘옛날에 인터넷에서 했던 여성 비하 발언’으로 뒤늦은 사과를 하거나 방송 활동을 중단하는 사례를 생각해보면 김구라의 막말은 나름 섬세한 전략의 부산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목적이 분명한 막말’은 비난할 필요가 없을까? 필요하다면 설계를 잘 해서 출세와 영달의 발판으로 삼아도 괜찮은 걸까? 이런 질문에 공감할 사람이 없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로 ‘그렇다면 나는 똥을 싸서 유명해지겠다’는 발언을 한 발칙남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게 오늘의 세태이다.

이게 제대로 돌아가는 세상 맞나?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류는 언제나 메시아를 기다리는 존재다.

대단한 누군가가 등장해 자기 대신 자신들의 삶을 궁핍과 억압에서 해방해주기를 바란다.

현실에서는 정치인, 재벌, 고위공무원, 종교지도자 등 이른바 사회 지도층의 각별한 리더십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대상들의 입에서 논리적으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이 나오거나 울고 싶은 대중의 뺨을 때리는 것 같은 발언이 나오면 대중은 절망과 분노에 치를 떨게 된다.

 

절망과 분노의 실체는 사실 ‘상처’가 아니다. ‘저렇게 모자란 인간들에게 우리 삶의 일부를 맡겨 놓았구나’하는 실망감이다.

누구나 대화로 상처받을 수 있고 창피함을 겪을 수 있다.

상대가 예의를 갖춘 상태에서 논리적으로 지적을 하고 대안까지 제시해준다면 지적 당하는 사람은 인정하거나 심지어 감사한 마음까지 갖게 된다.

그러나 듣보잡, 생전 처음 보는 인간이 아무말이나 지껄여댄다거나 ‘한번 떠 보고 싶은 속내가 환히 들여다 보이는 의도된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수긍할 사람은 없다.

 

누구나 하루 종일 말을 하고 산다. 말은 상대적이다. 그리고 상대와 공유하고 상대를 설득하는 결정적 수단이다.

그래서 대화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 남편과과 이야기하고, 회사에 가면 동료, 상사, 거래처와 입씨름 한다.

퇴근하면 집에 돌아가 남편, 아내, 자녀들과 이야기하고, 때로는 친구들과 술 한 잔 나누며 편안한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때

 

로는 세미나에 나가 발표를 하고 요직에 오르면 대중이나 조직원을 향한 연설도 하게 된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면 간혹 승리 소감 인터뷰를 해야 한다. 정치인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사적으로 보든 미디어를 통해 보든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우리 사회는 ‘토론은 없고 악다구니만 있는’ 막말 문화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온 게 사실이다.

 

우리가 대화에 익숙하지 못한 이유는 ‘배우지 못해서’이다.

학교에서 인문학을 배우지 못했고 철학을 멀리했으며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토론을 통해 대화법을 발전시키는 기회를 만든 적도 거의 없다.

책은 졸업과 동시에 주변에서 아웃되었고 상명하복이 미덕인 군대에서 오직 명령과 충성만 배웠으며, 그런 문화는 대학, 직장으로 이어졌다. 불행한 세대인 것이다.

토론과 대화의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으니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생각나는 대로, 걸러지지 않은 ‘개소리, 돼지소리’로 살아갈 수는 없다.

 

 

▷말 잘 하는 사람으로 살 수 있는 11가지 방법

 

세상에 오해란 없다. 상대방이 그렇게 ‘해석’했고, 그렇게 ‘받아들였’고, ‘그렇게 이해’했을 뿐이다.

그래서 대화 도중 상대가 나의 발언을 이유로 불쾌감을 표시했다면 ‘그건 오해야!’라고 반응할 일이 아니라 ‘잠깐, 내가 말실수를 했나?’ 하고 수정 발언을 하는 게 맞다.

말은 예절이다. 두 사람이 대화하든 열 사람이 대화하든, 한 가지 주제를 갖고 논의하든, 여러가지 이야기를 섞어서 하든 대화의 당자자들은 각각의 생각과 화법, 표현법을 갖고 이야기한다.

그것들은 마치 태양계와도 같아서 일정한 중력을 지니고 있다. 서로 힘 조절을 하지 않으면 대화가 깨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화는 말보다 인격이 우선되어야 하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고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 일상 생활을 영위하면서 대화의 기술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01 드라마 시청

 

드라마는 설정 구조다. 드라마 한 편에는 수많은 TPO(Time 시간, Place 장소, Occasion 상황)가 등장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는 대화가 이뤄진다.

드라마의 수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고품격 드라마에서는 고품격 대화법을 배우고, 막장 드라마에서는 ‘못할 소리’의 전형을 목격하며 반면교사로 삼으면 될 일이다.

 

고도의 화술을 필요로 한다면 정치드라마도 시청할 만하다.

케빈 스페이시, 로빈 라이트가 연기한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는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부부의 야심을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가증스럽게 그려내고 있는데, 그들의 대화, 연설 등을 들으면 ‘수위 조절의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류사회의 언어가 무엇인지, 부부 간의 화법에서 금해야 할 것들, 비웃음을 당했을 때의 기품 있는 반응 방법, 공격 당할 때의 대응법 등 우리가 살면서 겪는 무수한 상황에서의 화법을 목격하게 된다.

시즌4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분량이라 지속적인 학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02 언어 명상

 

대화법에서의 언어 명상이란 ‘나의 언어법, 화법을 기억하는 행위’이다.

명상이 집중하는 시간을 뜻하는 것이니, 언어 명상이란 나의 언어 생활을 집중해서 되돌아보는 시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돌아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화법이 있다. 즐겨 사용하는 단어가 있고 특유의 억양도 분명 존재한다.

언어 명상은 ‘자뻑’을 위한 일이 아니다. ‘좀 더 잘 할 수 있는데’라는 반성과 개선을 위한 작업이다.

대화의 본질이 나눔과 설득에 있으니 이왕이면 상대가 나의 화법을 좋아하도록 준비하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언어 명상은 그냥 자신의 평소 대화 내용을 복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친구와의 대화, 회의 시간을 녹음했다 집에서 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목소리 톤에 신뢰감은 실려있는지, 발음은 정확한지, ‘이, 그, 저, 그게’ 등 대화를 늘어뜨리는 습관은 없는지, 웃음 소리에 과장이 묻어있지는 않은지 등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짚어볼 수 있다.

평소 자기 목소리가 굉장히 멋있는 줄 알고 있다가 재생된 자신 목소리의 실체를 듣고 ‘뭐 이런 간신이 다 있어?’라며 실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목소리 또한 연습을 통해 원하는 톤으로 수정할 수 있다.

 

 

 

▷▶03 독서 습관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비유’과 ‘표현’이 탁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좌중을 감동시키는 유효적절한 비유와 콧날을 시큰하게 만드는 유려한 표현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대개는 책에서 읽은 문구들이다. 논어와 맹자, 노자와 장자, 세종과 정조, 이황과 이이, 성경과 불경 등 고전을 제대로 읽은 사람의 표현법은 확실하게 다르다.

 

독서 과정에서 평소 인용할 만한 내용들을 스마트폰 메모에 두었다 가끔씩 들여다보는 것도 매끄러운 언어생활에 도움이 된다.

철학, 인문학 서적은 대화 예절을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대화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어서 ‘인간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으면 두루두루 좋은 대화가 나올 수 있다.

편협하고 기울어진 생각의 소유자 입에서 보편적인 표현은 나올 수 없다.

 

개, 돼지, 쓰레기를 입안에서 뱉어낸 사람들 역시 편견으로 똘똘 뭉친 채 살기 때문에 그런 막말이 터져나온 것이다.

교과서 읽기와 독서는 같은 유전자가 아니다. 공부 잘했다고 인생이 꼭 빛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독서는 반복되고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비유와 표현이 적재적소에 나와주려면 민첩성이 필요하고, 머리과 가슴 속에 금과옥조 같은 문장이 휙휙 돌고 있어야 그때그때 ‘바로 그 표현’도 써먹을 수 있는 것이다.

 

 

▷▶04 기술 연마

 

순전히 ‘말 잘하는 사람’으로 살기 위한 훈련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화의 신’이라 불리는 래리 킹은 자신의 저서 <대화의 신 래리 킹>에서 ‘말 잘하는 사람들의 8가지 습관을 이야기했다.

 

 

이런 전문 서적들에는 공자 맹자를 백 번을 읽어도 말문이 터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기술’을 가르쳐주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석이 된다’했다.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그 지식들을 순열하고 조합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고싶다면 이런 책을 세 번 이상 읽으면 저절로 가능해질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05 상처 주의

 

유머가 풍부한 사람은 어디에 가도 인기다.

그러나 누군가를 짓밟거나 비웃는 내용으로 웃음을 공유하는 사람은 인기는커녕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저 웃자고 던진 말조차 그 말로 인해 누군가가 우스운 꼴이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농담도 이런데 하물며 공식적인 대화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화에 있어서 민첩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이것이다.

어떤 비유나 표현을 할 때 그 발언으로 상대가 상처받거나 간접적으로 불쾌한 느낌을 받는 건 아닌지, 복선에 복선에 복선까지 고려하고 배려해야 함은 물론, 그 판단을 순식간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실수를 모두 피해가려면 인간의 기본인 인문, 철학적 학습과 소양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 06 주제 파악

 

같이 말하고 싶지 않은 부류 가운데 으뜸은 ‘산만’이다. 술 취한 사람들의 대화조차 주제는 분명한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만난 목적이 있고 그 목적과 관련된 토론과 대화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자꾸 딴소리를 하는 사람은 다시 보기 싫은 유형의 인간이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회의 시간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진짜 심각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끔 자신을 잃었을 때 던지는 말이다.

또한 대화를 시작하기 전 꼭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하는 내용 역시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다.

그래야 대화가 잘 풀리고 금세 끝낼 수 있다.

 

 

 

▷▶07 듣기 배려

 

서너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 꼭 말없는 사람이 있다. 그는 말을 못해서 그러는 걸까? 누구나 자기 말을 하고 싶어한다.

지금 나와 대화하고 있는 상대가 할 말이 많아보일 땐 나는 말하기를 포기하고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대화라고 할 수 있다.

SNS가 생활화 되면서 한 가지 웃기는 현상이 생겼다. 특히 그룹 채팅 때 자주 벌어지는 일인데, 상대방이 한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대화방 멤버가 꼭 있다.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라 두세 사람 이상이 그렇다라는 사실이다. 그냥 자기 이야기만 던지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서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다 보니 상대의 말을 잘라버리고 들어오는 경우가 너무나 흔해졌다.

상대방이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해도 ‘더 할 말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렸다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예의바른 대화법이다.

상대방이 주로 떠들었고 나는 주로 듣고 있는 입장이었다면, 끝에는 결국 떠든 사람이 인사하게 되어있다.

‘아, 답답했었는데,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시원하네요, 제 푸념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말이다.

 

 

▷▶08 할 말, 못 할 말

 

“나는 솔직한 사람이야.”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은 ‘음, 알아, 넌 바보야’라고 속으로 대답한다.

협상 테이블이나 이해관계가 얽힌 논의의 장에서 나누는 대화는 준비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것은 타짜들의 테이블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패는 보여주어서는 절대 안되는 무기이다.

보여주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예측도 못하게 해야 한다.

지금 까야 할 카드와 나중에 던질 카드의 구별이 되어야 한다.

주장할 것과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 양보해야 할 경우 그 순서, 양보 대신 가져와야 할 것에 대한 ‘변동될 수 없는 전략’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대화를 준비해 나온 사람이다.

전략 없는 사람일수록 ‘우리 솔직하게 털어놓고 대화합시다’ 또는 ‘법대로 합시다’라며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버린다.

개들도 그렇게 대화하지는 않는다.

냄새를 맡아 상대의 정보를 확인하고, 콧등을 비벼보며 친밀도를 측정해본 후 꼬리를 올리든 내리든 결정한다.

싸움을 하더라도 탐색 뒤에 한다.

 

 

 

▷▶09 집중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었더라? 대화 도중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술자리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본격 대화’ 중에 이러는 경우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대화에 빠져들어 이야기를 나누면 좀 전까지 자신이 한 말을 잊을 리 없다.

둘째,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최고의 연설가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오마바조차 연설의 내용만큼이나 부피를 중시한다.

말이 너무 길어지면 청중이 힘들어지고, 본인도 피곤하다.

‘선택과 집중’이 대화에서도 매주 중요한 전제가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10 짜증 유발 대화 상대

 

말 섞기 싫은 사람의 유형이 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길 빈다.

 

 

 

▷▶11 발음 연습

 

국어책을 큰 소리로 읽어 본 게 언제적 이야기인가. 학창 시절 선생님 말씀 중 ‘책을 읽을 땐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으라’는 충고가 있었다.

머리에 쏙쏙 들어올 뿐 아니라 ‘발음이 정확해진다’는 게 그 이유였다.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내용보다 오히려 ‘정확한 발음’이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듣는 사람이 답답할 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신뢰까지 감소될 수 있다.

정확한 발음 연습을 위해 일부러 스피치학원을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따로 배울 시간이나 뜻이 없다면 시나 소설, 또는 자녀의 교과서를 큰 소리로 정확하게 읽는 것을 습관으로 가져볼 만하다.

 


 

 

아트만(텍스트 씽크) 사진 픽사베이닷컴, 위키미디어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07.21기사입력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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